수험생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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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 반 정도 다니고 느끼는 건
대학에 오시면 지금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있는 것보다 '학벌'이라는 타이틀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는 거예요.
롤에서 상위 1% 다이아 유저와 상위 5% 플래 유저의 실력 차를 설명해 보라 하면 롤에 관심이 많거나 즐겨하는 사람은 그 확연한 차이를 예를 들어 가면서 수십 개고 설명할 수 있는 반면에
그냥 라이트하게 즐기는 유저나 그 게임을 안 하는 사람 같은 경우에는 그거나 그거나 똑같이 롤좀잘하는 사람으로 생각할 거예요
수능이 끝나고 입시철이 되면 언제나 설인문vs한의대 라던지 연고공vs의치대 라던지 입결이 비슷비슷한 학과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많은 학생들을 보게 되고
그 결정을 하는 데 많은 요소가 생기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입결이더라고요. 자신이 원래 목표하던 곳은 입결이 2~3%정도 되는 곳인데 1% 안쪽의 높은 성적이 나와서 전혀 다른 대학의 전혀 다른 학과를 갈까 고민중이라던지..
여러분의 대학입학 직후의 생활은 입결이 결정하는 게 아니에요. 입결이 2%인 대학에 간다고 상위 2%의 인생을 사는 것도 아니고, 상위 2%의 대학생활을 누리는 것도 아니고, 입결 1%의 대학에 간 대학생보다 못난 생활을 하고 못난 인생을 사는 것도 아니에요.
여러분이 고민하는 그 미세한 %의 차이는 대학입학 이후에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들이에요. 수능 상위 1%와 상위 2%의 실력에 확연히 차이가 있다는 걸 수능에 조예가 깊은 여러분들은 뼈저리게 느낄 테지만, 그것은 수능과 관련이 없는 대학생 이후의 모든 사람들에게는 전혀 무의미한 것이에요. 세상 사람들은 그 차이에 별로 관심이 없고 여러분도 대학에 오면 그렇게 돼요. 일반인들이 플래와 다이아의 실력 차이에 딱히 관심이 없는 것처럼요.
미팅을 나가든 소개팅을 나가든 서울대나 연고대나 그냥 '좋은 대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고, 여러분의 고유한 매력을 어필할 때 아주 약간의 +요소가 되는 것뿐이지 그것이 여러분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지는 않아요. 학생증 카드를 내밀면서 맘에 드는 이성의 번호를 딸려 한다? 그런 사람들이 자존감 없고 학벌 외에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이라는 건 대학 오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번에 알아요. 자기가 학벌이 좋다는 사실에 집착하는 자존감 낮은 사람은 이 세상에 아주 많거든요. 왜 그런 사람이 많냐고요? 20대까지의 인생을 살면서 자신을 전국 단위로 줄세워서 구체적인 백분위점수를 수치로 나타내 주는 건 그 수능점수와 대학의 입결밖에는 없거든요.
1%냐 2%냐, 이것보다는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고, 내가 이 곳에 가면 그 대학이 내게 무엇을 보장해 줄 수 있고, 내가 어떤 생활을 살아갈 수 있을지, 또 졸업 후의 삶이 어떻게 될 것인지, 이런 것들을 고민하며 대학과 학과를 고르시길 바래요. 몇 개의 대학에 붙었는데 내 길은 입결이 제일 낮은 이 대학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순간부터 입결은 생각하지 말고 직업의 안정성 등 다른 문제들을 잘 고려해서 결정을 하면 되는 거예요. 이 대학이 제일 높으니까 여기 가면 어떻게든 뭐 제일 잘 되겠지? 이런 생각으로 대학을 결정하는 건 현명한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입시할 때 운좋게 수능성적보다 약간 높은 대학과 학과를 수시로 붙었고, 그 대학과 학과가 사회에서는 나름대로 높게 쳐 주는 대학이었기 때문에 제 학벌에 대한 만족감과 자신감이 있었어요.
대학에 오고 나서 무슨 일이든 하려고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제 학교와 학과를 말해야 할 때가 반드시 있는데, 새내기 때는 그 순간이 마냥 좋았어요. 내가 0.x%를 찍는 메이저의대 설공 이런 델 온 건 아니지만 어딜 가든 웬만하면 내가 제일 학교가 좋다는 자부심 때문에?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과 경험을 하다 보니까 그 순간이 가장 불편하고 조심스러운 상황이 되어 버리더라고요. 행여 누군가에게 학교 좋다는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으로 비춰지진 않을까, 그래서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그 색안경이 혹시나 넘을 수 없는 벽이 되어 버리진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사람들과만 어울려 다니게 되고, 말이 통하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누가 어디 대학 다니는지 집이 잘사는지 못사는지 전혀 관심도 없는 고등학교 친구들이 사실 가장 편한 친구들인 것처럼.
흔히 대학 오면 사람 깊이 못 사귄다는 말을 하던데, 저는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처음 만난 사람한테도 학교나 학과얘기 같은 외적인 것보다는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편이에요. 취미라던지 친구얘기라던지..
얘기가 왜 이렇게 길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드리고 싶은 말씀은
대학과 학과를 선택함에 있어서 합불이 문제가 될 때가 아니라면 입결과 수치에 전혀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거.. 물론 지금은 과열에 가까울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겠지만 대학에 오고 나면 전혀 신경쓰지 않게 되리라는 걸 알고 계시라는 말이에요.
너무 주저리주저리가 됐는데 어쨌든 모두 마지막 공부 잘 하시길 바라고 인터넷 커뮤니티는 좀 줄이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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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플레 다이아 비유 소름;
커서 난 뭐가 될까 마우스 커서처럼 큰 세상을 나가지 못할까
무슨 말씀이신지는 공감이가나 ...
글쎄요 다이아 플레도 큰 인식의 차이가 있는지라(비유하자면)
ㅆㅇㅈ... 작년에 50제 잘 품 ㄳ
그리고 한가지 더,
대학 좋은데 간다고 애인 안 생겨요 ^^
화이팅
생깁니다^^
저와는 반대 생각이시네요.
저는 그 1프로의 차이가 사회나왔을때 매우 큰 차이로 증폭된다는 의견입니다.
의사와 치과의사, 서울대와 연세대 둘다 1프로의 차이라 보기엔 삶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의사와 치과의사의 삶에서 가장 큰차이는 뭘까요?
의사인 제 아버지도 쉽게 답못하시네요.
하는일이 다르니 차이가있죠 뭐가낫고를 떠나서요
의사인 저희 부모님은 쉽게 대답하시던데요.
안정성의 차이. 정년의 차이 등등.
연치vs지방의 고민할때도 치과의사선생님께 물어봤더니 지방의 가라고 하시구요.
제 아버지는 의사생활 너무 힘들다고 치대가 낫다고 하셔서 ㅎㅎ
정년에 대해서는 말하셨는데 qol 이나 안정성에대해선 흠..이라고 하시네요.
페이시장이 그나마 활성화된건 큰 메리트라고 하십니다.
아직 예과생이라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