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독해력 관련 질문-답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8109251
쪽지로 질문이 와서 답을 드리면서 게시할 수 있는지 묻고
다른 분들도 볼 수 있도록 글을 올립니다.
> 국어 독해 문제때문에 쪽지드립니다.
>
> 우선 저는 국어 4등급입니다. 아는 선배의 조언에 따라 매3비 기출 지문들을 모두 분석한 후 leet 기출 지문들을 보고 있습니다.
>
> leet 지문 중에서 며칠동안 씨름하고 있는 지문이 있습니다. 2014학년도 leet 언어이해는 큰 무리 없이 전체적인 맥락과 문단 간의 내용 연관성 그리고 필자가 전개하는 문단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제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
> 그런데 문제는 2013년도 10~12번에 해당하는 지문과 13~15번에 해당하는 지문입니다. 이 두 지문의 경우에는 문맥이 잘 보이지 않고 문제가 풀리지 않더군요. 필자가 각 문장에서 전하고자 하는 바도 잘 파악이 안됐구요. 13~15번은 독해할 때 문장 간 연관성을 찾지 못하고 그냥 한 문장 한 문장 따로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전체 지문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
> 어디서 문제점이 발생한 것일까요? 파악이 안됩니다. 도와주세요.
>
> 또한 독해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문장에 대한 이해력이 좋지 않아 자꾸 읽었던 문장을 다시 읽습니다. 이 문제는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까요?
>
안녕하세요.
문장 이해력이 좋지 않아서 다시 읽으시는 것은 버릇이기도 하고 독해력을 구성하는 어떤 부분에 약점이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이 약점 때문에 충분히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문장조차도 습관이 되어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다시 읽기도 합니다.
그러니 우선은 잘 읽을 수 있는 연습을 하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문장을 읽을 때
1. 글의 단어를 읽는(단어인지) 과정
2. 읽은 단어를 마음속의 단어집(lexicon)과 대조해서 의미를 연상하는 과정
3. 한 문장에 사용된 여러 단어들을 문장으로 이해하기 위해 단어마다 1~2의 과정을 거치면서 단어들을 조합하는 규칙(문법)을 적용하는 과정
4. 문장이 전달하는 내용을 하나의 생각으로 구성하는 과정
5. 읽은 문장 이전의 내용 및 자신의 지식과 통합하는 과정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위 1~5는 반드시 1을 하고 나서 2를, 2를 하고나서 3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1에서 5로 나아가면서 병렬적으로 행해집니다.
이전에 글을 '읽는' 1의 과정을 잘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글을 썼습니다. 본인은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1의 과정에 문제가 있어 독해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2에서 5를 연습해야 하는데 안좋은 생활습관을 갖고 있어서 1에 문제가 생기니(컨베어 벨트로 부품이 제때 도착하지 않으니) 2~5를 숙달할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조립공정을 연습할 기회가 없어서 작업 실력이 늘지 않는다)
2를 잘 하려면 단어를 잘 알아야 합니다. 충분한 수의 단어를 알아야 하고, 단어의 다의어를 알며 어느 맥락에 어떤 의미가 사용되는지에 익숙해야 합니다. 어떤 단어가 사용되면 그에 따라 어떤 내용이 따라온다는 것도 능숙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2, 3, 4, 5를 잘 하기 위한 수준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장 읽기가 원할하지 않은 학생이 leet 지문으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 우려스럽습니다. 최근 leet지문으로 공부하는 트렌드가 있는데 4등급 학생에게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단어가 문장에서 의미하는 바를 적절히 연상하여야 하는데 보통 4등급 정도의 학생 그리고 문장 읽기가 능숙하지 못한 상태라면 leet 지문은 당연히 어렵습니다. 어려우니까 학습을 할만한 좋은 꺼리가 아닌가 생각할 수 있는데, 저는 여기에 반대합니다.
문장을 읽을 때 시선은 글을 따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쭉 이동하는 모양이 선형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이동(도약 saccade)과 고정(fixation)을 반복합니다. 그런데 글을 따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정-이동-고정-이동을 하다가 거꾸로 왼쪽으로 또는 윗줄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시선이 되돌아오는 현상은 독해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게 10~15%정도 발생합니다. 높은 수준의 독해력을 가진 사람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시선이 멈추는 횟수와 고정하여 단어에 시선이 멈춘 시간duration time이 짧습니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능숙하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글을 읽으면 어떻게 될까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단어의 의미를 장기기억에서 불러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자주 연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속하지 않고 처음 단어를 보았을 때 '이런 의미인가?'하고 생각할 후보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후순위에서 불러냅니다. 신데렐라 유리구두 신어보기 순번처럼이지요. 그리고 문장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애를 써서 시행착오를 거쳐 조합을 합니다. 지금 제가 이야기하는 '시간'은 초가 아니라 십에서 백 밀리세컨, 즉 0.0몇~0.몇 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글을 읽는 세부 과정의 단계를 행하기 어려우니까 속도가 늦어지고, 과정별 속도가 늦어지니 하나 하고서 다음 것 하려고 할 때 직전에 한 것이 마음속에서 사라집니다. 요리처럼 두부 썰어놨으니 아채를 다듬는 동안 두부가 그대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야채를 다음는 시간이 길어지면 두부가 아이스크림인듯 녹아 없어지는 것같은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작업기억에 앞에서 본 단어, 문장, 맥락이 떠오르지 않으니 다시 돌아가서 보려고 시선이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만약 버릇에 불과하다면, 또는 충분히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글에서 되돌아가기 현상이 나온다면 되돌아가지 못하는 훈련만으로 교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수준의 글을 읽는 경우에만 되돌아가지 않게 되겠지요) - 글을 읽을 때 시선이 지나간 단어들은 가리면서 읽는 방법이 있습니다. 마치 스터디*스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읽기를 processing으로만 접근해서 knowledge적인 측면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언급했을 뿐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독해는 여러 과정이 있고 그런 과정이 병렬적으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수준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수준보다 너무 멀리 있는 수준의 글을 이해하려면 계속해서 그것을 버텨내느라 좋지 않은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읽으려 하게 됩니다. 그래서 과도하게 되돌아가며 읽는 버릇이 생겨서 쉬운 글을 일을 때에도 이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보통 단어를 '안다'는 건 단어를 보고 의미를 떠올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제가 말하는 '안다'의 의미는 '의미를 떠올리는 속도, 맥락에 맞는 (다의어의) 의미를 선택하는 속도'가 충분히 신속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난 이미 그 단어를 아는데?라고 생각할지라도 내가 읽어야 할 수준의 글(수능지문)에서 해당 단어를 만나서 다른 독해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을 만큼 그 단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우선 단어를 처리하는 연습만 할 수 있도록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하셨으면 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도전적인 학습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자신에게 맞는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마치 수학을 공부할 때 개념이 확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능력보다 어려운 문제를 계속 푸는 것과 같습니다.
등급으로만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2등급 정도 된 후에 필요하다면 잘 선별해서 leet로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니다. 수학 개념이 정말 제대로 잡혀 있으면 응용문제를 푸는 양을 줄여도 되는 것처럼 독해도 기초가 단단하면 굳이 어려운 글로 공부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로스쿨이 시작될 무렵 그러니까 leet를 개발하는 시기, 시행된 초기에 그쪽 업계에서 일했습니다. leet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되돌아가는 문제를 잡기 위해 오히려 더 쉬운, 교육과정평가원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고2 지문을 편안히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공기 좋은 곳에서 산책하듯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대하는 경험도 많이 필요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Zola] 6평 행동 강령(feat. 작년 6평) 0 0
Zola임당. 6평입니다. 결론 간단 요약. 생윤은 님들의 지식 부족을 보충할 수...
-
주식이 뭐임 0 0
난 밥임。
-
강기분임
-
나는 직업을 머라고해야함 0 1
대학 자퇴는안햇는대 1주일다니고안나감 4대보험들어져서 정직원인데 나 학생임 직장인임
-
대학어디가 0 0
이거 평백오류 있음?
-
이재용씨가 그냥 고려대를 0 2
요즘 삼전, 삼전기 주식 가치도 폭등했으니 어차피 4대 세습에 별 뜻이 없어보이고...
-
평달 세후 270 실수령이라 작은거긴 한데 일찍 임용된 경우 20년차 정도 되면...
-
안녕하세요 2 1
처음 글 남깁네여 이직 관련하여 고민이 많은데 서로 정보 공유 해보아요 ^^...
-
안녕하세요. 오르비 전자책 1위 저자 발로탱이입니다. 몇 년째 베스트셀러인 지구과학...
-
국어2등급 서울대 상경 3 0
난도에 따라서 높2-낮2 나오는데 확통 생윤 사문 백분위 확통 98 생윤 사문 99...
-
혼자 소굴에 들어가서 공부하는게 좋은데
-
힘듬
-
어째 임진록은 김응서 사명당 >>>>> 이순신 이런묘사일까 일본만화보다못한국산소설
-
Ai로 정리해봄. 물론 더 자세한(변표)건 수능끝나봐야 앎 2027...
-
망갤테스트 4 0
-
생윤런 1 0
생1 3등급이라 생윤으로 런했는데 진짜 뭐라는지 모르겠어 작년에 6모때 사문런했는데...
-
주식얘기 그만해야겠다 5 2
왜 매매공시를 여기다가 했을까 차피 아무도 안보는곳에 하던대로 혼자 매매해야지 공부도하고
-
강 K6모대비를 0 1
풀어보자꾸나…
-
EBS수능완성 영어와 학습하면 시너지 300%자료 제목유형 공략법 0 0
안녕하세요! 이상한 쌤 입니다. 오늘은 수험생 졸업 직전에 위치한 학생들을...
-
러셀 중계에서 외부생으로 6모 신청해서 보려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못 볼 거 같은데...
-
화1 실모 15트만에 50 3 2
너무기분이좋습니다
-
대치 시대 탈락 5 1
아니 시대 떨어질 수도 있는거임???? 26 수능 3 2 2 2 1 인데……
-
수학 고난도 문제집 추천 0 0
최강 TOT나 하이퍼같은거 풀어봤는데, 이 두개랑 난이도 비슷한 책이 뭐가 있나요?...
-
금의환옵 7 0
ㅅㅅㅅㅅㅅㅅㅅ 감사합다감사합니다컨관님
-
더 공포인건 나보다 키가 큼(작성자는 178)
-
33232 이거 현장에서 푼 사람들은 맞게 풀고도 으심했겠네....
-
이감 오프 시즌 4 수완 연계 반영 되나요?
-
제발
-
잔다 0 0
-
네이버 고점에 산사람 그게나야 1 0
아 공부집중이안됨
-
그냥lg박고주식접으련다ㅅㅂ 2 0
공부집중이안되ㄴ
-
매체 꼭 하나씩 틀리는데 1 0
회생방안 있냐
-
고 1 6모 국어 풀이순서 2 0
이번 3모 2등급이긴한데 제가 더프 국어를 망했어서요ㅜㅜ 다시 프라이드 회복을 위해...
-
미인정조퇴 0 0
부모님이 전화해서 담임쌤한테 미인정 조퇴로 정시준비한다고 하니까 미인정 조퇴는...
-
인플레 된건가? 처음부터 천원만원이진 않았을거 아님..
-
개졸림 0 0
w됐다 수업 들어야 되는데 ㅠ
-
노베허수공못광광울 2 1
-
사촌 신분증 내고 사전투표…지문 찍어도 본인 확인 안됐다 3 2
거동불편 사촌과 동행, 닮은 외모에 비슷한 주소…본인 확인절차 허점 논란 선관위...
-
김동욱 ebs ㄱㅊ? 0 0
국어 1~2임 아님다른강사 ㅊㅊ점 짧은걸로
-
오늘도 국어하기 싫다 1 2
조금만 했음
-
좋아하는 오르비언이 있는데 6 1
어떻게 마음을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ㅠㅠ
-
나까숙등장 6 1
까숙
-
해파리냉채 먹고싶다 0 0
지금 먹고싶은거 해파리냉채, 미더덕
-
수학 수업 들어가요~ 2 1
내일은 몰겠고 오늘 밤12시 까지만… 화이팅!!
-
졸려ㅠㅠ 0 0
힝힝힝ㅎ이ㅣ이ㅣ
-
적당히 마시는 법을 배워야겟어 2 1
스무살에
-
가야하나 학교? 6 1
가야함?
-
"이미 서로 연관된 것들 중 하나 이상으로 새로운 것 만들기" - 생각도구 업데이트 2 1
"이미 서로 연관된 것들 중 하나 이상으로 새로운 것 만들기" 흠.. 이것도 파이널이 아닌가?
-
학교 갑시다 1 0
가야지
-
동테 되면 나가야지 2 0
동테 되면 나갈거야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