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N수생들이 저지르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8899616
재수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무엇인가.
인강 결제, 새 문제집 구매, 기출 처음부터 다시 풀기. 작년보다 더 일찍 일어나고 더 많이 앉아 있겠다는 결심. 당신은 그걸 ‘비장한 각오’라고 불렀을 것이다.
근데 냉정하게 묻자.
그게 현역 고3의 계획과 무엇이 다른가?
N수생에겐 현역이 죽었다 깨어나도 가질 수 없는 치트키가 있다.
바로 ‘실전 기록’이다.
6월, 9월, 그리고 수능. 극한의 압박 속에서 나 자신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데이터. 어느 순간 판단이 흔들렸는지, 어떤 오답 선지가 끝까지 정답처럼 보였는지, 정확히 어디서 시간을 잃었는지.
현역 고3들은 이 데이터를 얻기 위해 올해 1년이라는 시간을 갈아 넣어야 한다.
반면 당신은 이미 그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쥐고 시작했다.
이보다 더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어디 있는가.
그런데 대부분의 N수생은 재수 첫날, 그 좋은 패를 스스로 쓰레기통에 버린다.
작년 시험지를 덮고 새 문제집을 펼친다.
내가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는 묻지 않는다. 그저 공부를 더 많이 할 뿐이다. 현역은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무기를 제 손으로 내려놓고, 아무것도 없는 현역들과 똑같은 진흙탕 링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 링에서, 현역한테 대부분 진다.
6월 모의고사 때 흔들린 순간을 기억하는가.
9월에도, 실제 수능에서도 아마 비슷한 함정에 빠졌을 것이다.
그게 매번 반복됐다면 절대 우연이 아니다.
당신의 사고방식에 박혀 있는 고질적인 오류일 뿐이다.
근데 작년에 오답 분석할 때 뭐라고 적었나.
“지문을 날려 읽었다.”
“근거를 못 찾았다.”
“선지를 꼼꼼히 안 봤다.”
틀렸다.
그것은 분석이 아니라 현상 고백일 뿐이다.
왜 날려 읽었는지, 왜 그 순간 근거를 못 찾았는지는 여전히 대답하지 못한다. 왜 그 매력적인 오답 선지가 그 순간 나에게 정답처럼 보였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대답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아직 실패의 원인을 모르는 것이다.
설계 오류가 있는 프로그램은 사양이 더 좋은 컴퓨터에서 구동할수록 오류를 더 많이, 더 빠르게 생산할 뿐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지문을 읽는 습관, 선지를 걸러내는 판단 기준, 막혔을 때의 대응 방식이 그대로라면 공부량이 늘어날수록 작년의 잘못된 판단 방식 역시 함께 강화된다.
성실하게 공부했는데도 성적이 제자리인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재수는 공부를 한 번 더 하는 과정이 아니다.
작년의 잘못된 판단을 교정하는 과정이다.
당신은 분명 현역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패를 들고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패를 묵혀두고, 현역들과 똑같은 조건이라 착각하며 미련한 양치기 싸움만 반복하고 있다.
이미 몇 권의 문제집을 풀었고, 6월 모평까지 치렀다.
그런데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맴돌고 있다면, 이제는 공부의 양을 늘릴 때가 아니다.
먼지 쌓인 작년의 데이터를 다시 펼쳐야 한다. 결과는 이미 알고 있다. 이제 봐야 하는 것은 그 결과를 만든 판단이다.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왜 그 선지에 속아 넘어갔는지 먼저 진단하지 않으면 남은 4개월도 작년의 실패를 복제하는 시간일 뿐이다.
이제 수능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4개월이다.
무작정 문제를 더 푸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6월 모평이 끝난 지금, 여전히 자신의 공부 방식에 확신이 없고 불안하다면 지금이 당신의 인생을 바꿀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묻겠다.
올해의 7월을 보내며,
당신은 스스로에게 답할 수 있는가.
작년에 당신이 왜 무너졌는지,
그 실패의 근거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 질문에 명쾌히 답하지 못한다면, 지금 당신이 하는 공부는 새로운 도전이 아니라 작년의 실패를 더 성실하게 반복하는 도구일 뿐이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감에 의존해 다시 같은 길을 걸으며 남은 시간을 소진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당신의 판단을 근본적으로 뜯어보고 승부수를 띄울 것인가.
작년에 실패했는데, 왜 올해도 똑같이 시작하는가
강사를 바꾸기에 앞서 원인을 정확히 알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학원 안 다녀 기숙 안 다녀 독재 안 다녀 책은 내 돈으로 사거나 ㅇㅂ이 쓰고...
-
내동생 6모수학만점이래.. 6 1
교/평/사설 통틀어서 수학 만점 한번 못받아본 나보다낫네
-
내일 7모 성적표 나오겠네요 14 1
ㅈㄱㄴ
-
요즘 돈 달라하기 너무 미안함 3 2
이번달만 한 30쓴거 같은데 물론 앞으로 스카에 쓸 돈은 없긴한데 설맞이 모고랑...
-
거기에 없고 아티스트에 있다는데 정확히 몇번 문항임 걍 회차마다 다른건가 그리고...
-
현역 통통이 n제 추천 2 0
기출은 2번 돌렸고 설맞이 시즌 1 지금 하는 중인데 여름방학 때 어떤 거 푸는 게...
-
수학 n제 난이도 4 0
시즌2 기준으로 이해원>>설맞이>>>지인선 인 거 같음 지인선이 가장 깔끔하고...
-
문학만 들을 예정인 현역데 뭐 듣는게 더 나을까요? 9평 이전까지는 다 하고싶네요
-
님들 국어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민좀 알려주셈요 20 0
정리해서 취합한다음에 조만간 칼럼써봄
-
어제 이미 아빠한테 지구 실모때문에 20만원달라해서 또 달라하기 좀 그럼 다음달에 사야하나…
-
특히 올해 언매로 돌린게 신의 한수인듯 수학은 선택 잘못골라서 하루 5시간 이상...
-
중고거래는 참 미친놈들 많은듯 9 1
네고해주세요, 택배 포장하신거 보고 송금해드릴게요, 포장하신거 잘 봤습니다 근데...
-
더프 화1 응시자 10명 뭐냐 2 2
정답률이 10단위로 떨어지노
-
영국, 프랑스 예전에 세계사 응시한 사람으로서 여기만큼 초경합인 국가는 없는듯...
-
엄마 연대출신인데 고훌임 0 0
내가 영어를 못해서
-
아 배고프다 4 1
감기 나았으니까 맛있는 거 먹어야겠다
-
심심함 3 1
아무거나 질문받음
-
비갤 저격 8 6
도 못당하는 듣보라 슬픈 본인은 개추 ㅋㅋㅋㅋㅋ
-
첫번째는 최저 못맞춰서 보러가지도 못했고 두번째는 최저 맞췄는데 보러가서 떨어졌으니...
-
현존하는 최강의 도형 6 0
전국2회
-
안정을 뭐쓰지 7 0
건국 vs 경북 vs 부산 근데 그주에 중대있어서 부경은 어려울지도
-
0702 key 모의고사 1회 93 0713 key 모의고사 2회 93 0717...
-
정시는 라군이 진짜인데 2 1
어느 학원을 갈것인가
-
국어칼럼 근데 뭐 적지 QCC에도 올려서 쌀먹해야됨ㅇㅇ
-
교대 약 5년전만해도 입결이 이러진 않았는데... 5 1
이제는 3등급 중반정도되면 입학가능할듯??(25,26는 모름) 세월이여....
-
누가 잘함? 미적 선택 기준
-
오늘 이해원 즌2 확통 2 0
배터리 한칸빼고 다맞춤 으하하
-
아니 저 단어 냥코에서 배웠는데 14 0
혐오표현일준 몰랐네 에휴
-
7덮 결과 2 0
언매 87 (독-6 문-3 언-4) 독서 보기 2개 (8 17) 틀: 배점은 크지만...
-
서강대 vs 한양대 5 0
논술 뭐 쓰지
-
올해 수능 제발 3 1
국어 핵불 언매 기준 1컷 83 수학 1컷 84정도 준킬 쎄게 영어 1등급 비율 20퍼
-
연vs고 6 1
그냥 보내만 주세요 주면 절하고 받음
-
아빠가 연대생이라 어릴때부터 나 가스라이팅함 ㅋㅋㅋㅋㅋㅋ 수능 원서 만약 고대 쓰게...
-
책쓰려면 ㅇㅈ해야 된다며요 3 0
안녕친구들 통통이아저씨야
-
토익1트컷 만점ㅇㅈ 29 4
오르비는 하루빨리 에피를 대령하라!! 이거자랑할려고 오르비가입함
-
너무 슬퍼요.. 12 0
마음에 구멍이 뚫린 것 같아요 한 번만 귀여운 이모티콘 달아주실래요?!
-
고>>연인 이유 5 0
논술을 수능 끝나고 침
-
고대는 뭔가 이미지가 ㅂㄹ임 3 5
연 밑 성 밑 고 인정하면 ㄱㅊ뿅뿅 ㅋㅋ
-
외국인 입장에서 yonsei vs korea 후자가 더 근본있어 보이자너
-
님들은 일주일 공부할때 2 0
6일 공부 1일 휴식 7일 공부 뭐가 더 나은거같나요
-
#칼럼 만년 3등급에서 4번째 수능 국어 100점 받은 나: 수능 독서 읽는 법 (1) feat. 작년 수능 칸트 지문 1 1
여러분 안녕하세요 ㅎㅎ 오늘은 지난 문장 읽기 칼럼에 이어 본격적으로 수능 독서...
-
이제 나도 글을쓸수있다 16 0
어흐
-
100점 만점(10%반영) 98.9726027397점 99점 이상은 해야 혹시나
-
나중가면 저 비율이 뒤바뀔 수도?
-
탐구 반영비가 가장 쎈 대학은 어디임 13 1
-
이런 감성이 ㅈㄴ 좋음
-
알?파 모의고사 풀만함요? 2 0
작년꺼고 메가 러셀 모고같은데 어쩌다보니 1-7회차가 생김 2회차는 이미 풀어봤고...
-
항 번호 쿼티를 유지하세요 1 1
-
실모배틀 존나 재밌을 것 같음 9 1
나이대 실력 엇비슷한 사람 몇명 모아서 스터디룸 예약해두고 은마서적에서 더프 사서...
-
벌써 수학 1일 1실모는 좀 그런가 18 5
이번주는 7일 내내 실모 풀었는데… 주4-5회가 나으려나 실모 평균값 92임요 (현역)

캬 감사합니다 이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