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문해력 VS 기초 문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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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갑자기 비가 엄청 오네요

요즘 뉴스나 SNS에서 "요즘 학생들 문해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 자주 보셨을 겁니다. '문해력'은 일상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쓰는 단어죠.
그런데 2015 개정 교육과정 문서를 펴 보면, '문해력'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 다른 용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기초 문식성
문해력이 아니라 문식성. 단어 하나 차이 같지만, 사실은 수능이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지를 결정하는 출발점입니다. 오늘은 이 단어 하나의 차이를 짚어보려 합니다.
두 단어는 한자부터 다릅니다.
| 용어 | 한자 | 핵심의미 |
| 문해력 | 文解力 | 글을 풀어내는 힘 |
| 문식성 | 文識性 | 글을 알고 다루는 성질 |
문해력은 글을 읽고 그 뜻을 푸는 능력에 무게가 실립니다. 비교적 좁은 개념입니다.
시험으로 치면 "이 글의 중심 내용은 무엇인가" 같은 사실적 이해 차원에 가깝습니다.
반면 문식성(literacy)은 훨씬 넓은 개념입니다. 글자를 안다는 데서 출발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글을 읽고 이해한다 (사실적·추론적)
글의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글을 사회·문화적 맥락안에서 해석한다
그 결과를 자신의 표현으로 옮긴다
다양한 매체의 텍스트까지 다룬다
쉽게 말해, 문해력이 읽고 푸는 힘이라면, 문식성은 읽고 평가하고 다시 쓰는 힘입니다.
입력과 출력이 모두 들어가 있죠.

즉, 2015개정 교육과정이 한국의 국어 교육은 읽고 푸는 교육이 아닌 읽고 평가하고 활용하는 교육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12년의 마지막 평가 지점이 바로 수능입니다.
"왜 수능 비문학에 〈보기〉가 어렵게 나오지?"
"왜 문항이 점점 추론적으로 변하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결국 교육과정의 첫 페이지에 있습니다.
시작점에 '문해력'이 아니라 '문식성'을 놓았기 때문입니다.
수능을 준비할 때 길러야 할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을 그저 읽는 능력이 아니라, 글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자신의 맥락으로 재구성하는 능력입니다. 평가의 기준이 그렇게 정해져 있으니까요.

그러니 대비도 거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지문을 다 읽고도 막힌다면, 부족한 건 읽는 능력이 아니라 읽은 것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자신의 맥락으로 재구성하는 연습입니다. 매 지문 앞에서 "이 글을 이해했는가"가 아니라 "이 글을 다룰 수 있는가"를 물으세요. 평가의 기준이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으니까요.
지금이 수능 전 마지막 지문 분석의 기회입니다.
만약 내가 국어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면 저는 이 시기에 지문 분석을 적극 추천합니다.

지문 분석은 크게 3 단계로 추천합니다.
1단계 — 분해: 글을 정보 단위로 끊는다
문장을 순서대로 따라가지 말고, 정의·분류·조건·인과·비교 같은 정보의 '뼈대'를 먼저 표시합니다. 핵심 개념어 하나를 축으로 잡고, 그 개념이 어떻게 정의되는지, 무엇과 구분되는지, 어떤 조건에서 성립하는지를 분리해 둡니다. 이 단계의 목표는 '이해'가 아니라 '해체'입니다. 글이 무엇을 주장하고 그 주장이 어떤 부품들로 조립돼 있는지를 드러내는 것.
2단계 — 재구성: 구조를 내 언어로 다시 조립한다
분해한 정보를 글의 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논리로 다시 세웁니다. "이 개념은 A 조건에선 성립하고 B 조건에선 깨진다", "이 분류 기준을 바꾸면 결과가 이렇게 달라진다" 식으로 관계를 직접 운용해 보는 것이죠.
도식을 그리는 데서 끝내지 말고, 그 도식을 손에 쥐고 굴려봐야 합니다.
3단계 — 적용·평가: 새 맥락에 넣고 판단한다
〈보기〉는 본문에 없던 사례·관점·반례를 던지고 "그래서 이건 맞나?"를 묻습니다. 2단계에서 운용 가능해진 구조를 그 사례에 대입해, 성립하는지,어긋나는지,어디까지 적용되는지를 판단합니다. 이게 평가와 활용이고, 교육과정이 종착점으로 설계한 바로 그 능력입니다.
핵심은 단계의 무게중심이 1단계가 아니라 3단계에 있다는 점입니다.
하루에 한 지문 정도만 이 방법으로 분석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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