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고려대 박민준 [1093728] · MS 2021 · 쪽지

2026-05-17 22:06:33
조회수 150

[칼럼] 뒤지기 싫으면 무지성 양치기하지 마라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8422260

뒤지기 싫으면 무지성 양치기하지 마라

공부를 왜 하는가?

무언가 배우고 학습하는거 자체가 너무 좋아서?

그럼 여기서 이거 안읽고 있겠지 ㅋㅋ 당연히 목표만큼의 퍼포먼스를 내서 대학을 가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행위 자체에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면, 내가 이 행위를 무엇을 위해서 행하고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하면 무지성 대가리박기 하지 말라는거 ㅇㅇ


'학습'이라는건 뭐라고 생각하는가?

교육학에서 정의하는 '학습'의 정의는 이러함.

"학습은 연습이나 경험의 결과로 나타나는, 행동 또는 행동 가능성의 비교적 지속적인 변화이다."

결국 학습='행동의 변화'를 위한 거다.

[연구 근거 — 학습의 정의 [주 1]]  학습을 "경험의 결과로 나타나는 행동 또는 행동 가능성의 비교적 지속적인 변화"로 규정하는 것은 20세기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확립된 이래 교육심리학 분야의 표준적 정의로 통용된다. 이 정의는 단일 저자가 아니라 행동주의 심리학 전반(Pavlov, Skinner, Hilgard 등)의 연구 흐름으로부터 수렴된 것이며, 현재 주요 심리학 입문 교재(Gluck, Mercado & Myers, "Learning and Memory", 2014; Schunk, "Learning Theories: An Educational Perspective", 2012) 등에 표준 정의로 수록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정의가 성숙·유전·일시적 상태 변화와 구분되는 "경험에 의한 지속적 변화"라는 점을 핵심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학습이 정상적으로 이뤄질려면 어떤 것들이 전제되어야 할까? 다음 두가지 사례 중에서 적절한 '학습'이 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걸 골라보자.


1. 학생 A는 국어공부할 때 '변화시켜야 하는 부분'을 따로 세워두고 공부하지 않는다. '변화시킬 부분'을 설정할 의지가 없으니 강기분을 봐도 '우와 민철이 국어 개잘한다'하고 끝이지, 자신과 강민철의 사고과정을 비교하며 자신의 사고과정을 강민철의 그것과 수렴시키려는 시도가 나타나지 않고, 결국 무지성 양치기의 형태로 공부하게 된다.


2. 학생 B는 문제를 풀고 강기분을 볼 때, '변화시켜야 하는 부분'을 포착하는 것에 집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강민철은 '생성'해냈으나 자신은 '생성'해내지 못한 생각에 집중하고, 왜 그러한 차이가 나타났을까를 스스로 생각한다. 그렇게 강의를 들으면서, 혹은 스스로 생각하면서 나름의 결론을 찾아내고(ex)범주파악을 못했음, 문장간 연결이 부족했음), 이러한 강민철과의 차이점을 '의식적'으로 생각하면서 다음 글의 독해에 적용시킨다.


[연구 근거 — 메타인지 — 자신의 사고과정을 모니터링하는 능력]  학생 B가 수행하는 것, 즉 '내가 어디서 틀렸고 왜 그 생각을 생성하지 못했는가'를 스스로 포착하는 행위는 인지심리학에서 메타인지(metacognition)라고 부른다. Flavell(1979, American Psychologist, 34(10), 906–911)은 메타인지를 '자신의 인지 과정을 능동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조절하고 조율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 논문은 직접 확인 가능하며(DOI: 10.1037/0003-066X.34.10.906), 메타인지 연구의 기초가 된 권위 있는 문헌이다. 연구에 따르면 메타인지적 지식이 높은 학생은 자신의 인지 상태를 더 정확히 평가하고, 이를 학습 전략 선택에 활용하여 높은 학업 성취를 보인다. 학생 A처럼 자신의 학습 상태를 모니터링하지 않는 경우, 즉 메타인지적 활동이 부재한 경우에는 반복 경험이 쌓여도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연구를 통해 거듭 확인된다.

어떤가? 누가봐도 B가 더 괜찮은 공부를 한다고 생각되지 않나?

내가 비록 미천한 학부생따리긴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언할 수 있다.

A는 진짜 5수 말고 25수해도 국어성적, 적어도 비문학 점수는 그대로일거다.


'학습'이라는게 '행동의 변화'를 위한 과정이라면, 당연히 '어디를 어떻게 변화시켜야겠다'라는 목표가 존재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신의 사고과정 자체에 대한 고찰이 당연히 필요하겠지? 이러한 ‘고찰’을 간지나게 ‘메타인지’라고 부르는 것임.


우리가 문제를 푸는 행위또한 그 자체로서 '훈련'의 의미를 지닌다기보다, 이러한 '변화시켜야 하는 지점'을 찾는 메타인지의 중간 과정에 가까움. 

그럼 '훈련'은 뭐냐?

이건 당신이 '의식적'으로 변화를 꾀하는 과정임.


글을 읽을 때 범주라는 걸 '의식적'으로 파악하려고 한다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서 '의식적'으로 생각을 생성해내려고 한다거나

삼차함수의 비율관계를 '의식적'으로 사용해서 수식을 작성해보는 과정이 '훈련'임


핵심은 '의식적'으로 외부의 무언가를 니 몸에 고통스럽게 꾸겨넣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거

[연구 근거 — 의식적 훈련(Deliberate Practice) [주 2]]  이 글에서 말하는 '의식적 훈련'은 Ericsson, Krampe & Tesch-Römer(1993, Psychological Review, 100(3), 363–406)가 체계화한 'deliberate practice(의도적 수련)'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이 논문은 직접 확인 가능하며(DOI: 10.1037/0033-295X.100.3.363), 30명의 바이올린 연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전문성의 차이가 단순 연습 시간보다 '명확한 목표를 가진 의식적 훈련의 누적량'과 더 강하게 연관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Ericsson은 단순 반복(naive practice)과 의도적 수련을 명확히 구분한다: 전자는 자동화된 수행을 반복하는 것이고, 후자는 구체적 개선 목표를 설정하고 즉각적 피드백에 기반해 수정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중요한 정합성 유의사항: Ericsson의 원 정의에서 deliberate practice는 교사/코치의 피드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글에서 묘사하는 '자기 주도적 의식적 훈련'은 Ericsson & Pool(2016, Peak)이 구분한 'purposeful practice(목적적 수련)'에 더 가깝다. 두 개념 모두 목표 설정·모니터링·수정 루프라는 핵심 구조는 동일하다.


이러한 의식적 '훈련'이 동반되지 않은 공부는 공부가 아님. 그냥 아무 의미없는 개쓰레기 노동이자 공부했다는 자기위로일 뿐이지. 아무 의미없는 개쓰레기짓 하면서 1년동안 딸딸이 실컷 치다가 수능끝나고 현타올 바엔, 차라리 잠 푹자고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는게 삶의 질 뿐만 아니라 뇌기능 자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임.

[연구 근거 — 수면과 뇌기능: "잠 푹 자는 것"의 인지적 효과]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뇌기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은 수면 과학 분야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다. Van Dongen 외(2003, Sleep, 26(2), 117–126)는 14일간 수면을 6시간 이하로 제한하면 주의력·반응속도·작업기억 등 모든 인지 과제에서 용량 의존적이고 누적적인 수행 저하가 발생함을 보였다(PubMed ID: 12683469). 특히 6시간 수면 제한군의 인지 저하는 1~2일 완전 수면박탈과 동등한 수준이었으며, 피험자들은 자신의 인지 기능이 저하된 사실을 주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 논문은 Oxford Academic에서 직접 확인 가능하다(DOI: 10.1093/sleep/26.2.117). 또한 수면 중 기억 공고화(memory consolidation) — 낮에 학습한 정보가 해마에서 대뇌피질로 이전되어 장기 기억으로 안정화되는 과정 — 는 인지신경과학의 확립된 발견이다(Walker, 2017, Why We Sleep, Scribner). 의식적 공부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위해 좀 과장된 표현을 쓴 감이 있긴 하다.


거두절미하고, 한번 생각해보자.


오늘의 내가 '의식적'으로 변화시켜야 했던 지점은 어디였지?

그걸 '의식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훈련을 했지?

그냥 맨날 하던 방식대로 문제만 풀고 인강만 보면서, 정작 의식적인 '훈련'은 등한시하지 않았나?


여기까지가 필자의 전체적인 학습론임. 내일부터는 구체적으로 국어과목 내적인 이야기와 연결지어서, '무엇을 의식적으로 반복해야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들을 하려고 함.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이왕 공부하는거 무지성 양치기 말고 의식적인 '훈련'을 하길 바란다. 진짜 뒤지기 싫으면.


━━━━━━━━━━━━━━━━━━━━━━━━━━━━━━━━━━━━━━━━

주석 — 논문 실존 및 정합성 검토 결과

[주 1] 학습 정의의 귀속 문제: 이 글에서 인용한 정의('연습이나 경험의 결과로 나타나는 행동의 비교적 지속적 변화')는 특정 단일 저자의 것이 아니라 행동주의 심리학 전반에서 수렴된 표준 정의이다. 초기 표현은 Hilgard(1956), Kimble(1961) 등에 귀속되며 이후 교육심리학 교재에 표준 정의로 정착되었다. 따라서 '교육학에서 정의하는'이라는 표현은 사실에 부합하며 적절하다. 다만 단일 출처처럼 인용하면 오해를 낳을 수 있어, 이 정의가 학문 분야 전반의 합의임을 밝혀두는 것이 정확하다.

[주 2] Ericsson(1993)의 deliberate practice와 이 글의 '의식적 훈련' 간 정합성: Ericsson 원본은 '교사가 설계하고 즉각 피드백이 제공되는' 환경을 deliberate practice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한다. 이 글이 묘사하는 자기 주도적 훈련(강기분을 보며 스스로 차이를 포착하고 수정하는 과정)은 엄밀히는 Ericsson & Pool(2016)이 구분한 'purposeful practice'에 더 가깝다. 두 개념의 핵심 구조(목표 설정 → 수행 → 피드백 → 수정)는 동일하며, 글의 본지인 '목표 없는 반복은 향상을 낳지 않는다'는 주장은 두 문헌 모두에 의해 지지된다.

[주 3] Walker(2017) Why We Sleep: 이 문헌은 학술 논문이 아닌 대중 과학서이다. 수면과 기억 공고화에 관한 구체적 실험 근거는 Van Dongen 외(2003) 등 피어리뷰 논문으로 대체·보완하였다. Walker의 일부 주장(예: '8시간 미만 수면은 무조건 해롭다')은 과학계에서 과장으로 비판받기도 했으므로, 수면 효과를 인지 수행 저하 예방의 맥락에서 주장할 때는 피어리뷰 연구를 우선 근거로 삼는 것이 적절하다.

참고 문헌 (직접 확인 가능)

[1] Flavell, J. H. (1979). Metacognition and Cognitive Monitoring: A New Area of Cognitive–Developmental Inquiry. American Psychologist, 34(10), 906–911. DOI: 10.1037/0003-066X.34.10.906  |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32599909

[2] Ericsson, K. A., Krampe, R. T., & Tesch-Römer, C. (1993). The Role of Deliberate Practice in the Acquisition of Expert Performance. Psychological Review, 100(3), 363–406. DOI: 10.1037/0033-295X.100.3.363  |  https://eric.ed.gov/?id=EJ471947  |  ERIC ID: EJ471947

[3] Van Dongen, H. P. A., Maislin, G., Mullington, J. M., & Dinges, D. F. (2003). The Cumulative Cost of Additional Wakefulness: Dose-Response Effects on Neurobehavioral Functions and Sleep Physiology From Chronic Sleep Restriction and Total Sleep Deprivation. Sleep, 26(2), 117–126. DOI: 10.1093/sleep/26.2.117  |  PubMed ID: 12683469  |   https://academic.oup.com/sleep/article-abstract/26/2/117/2709164

[4] Schunk, D. H. (2012). Learning Theories: An Educational Perspective (6th ed.). Pearson. [학습의 표준 정의 수록 교재 — 학습의 정의 근거로 제시]

[5] Walker, M. (2017). Why We Sleep: Unlocking the Power of Sleep and Dreams. Scribner. [대중 과학서, 수면과 기억 공고화 개관 — 주석 3 참고]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