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국어 공부가 싫은 너에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8150150

예비군 끝나고 오면서 찍었는데 요즘 날씨가 참 좋더라고요. 흩날리는 벚꽃을 보니, 지금쯤 책상 앞에서 싱숭생숭해하고 있을 여러분 생각이 났습니다.
여러분, 4월은 기회의 달입니다.
고3은 내신 때문에 바쁘고, 12월부터 달려온 재수생들은 딱 지치기 좋은 시기거든요.
본인이 3등급 이하라면, 역전하기에 지금보다 좋은 시기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는 그만큼 방황을 많이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공부 방법 측면에서나, 생활 측면에서나요.
게다가 3모 성적이 안 나왔다? 더욱더 흔들리기 좋죠.
여러분이 지금 이런 상황이라면, 이 글 하나로 좀 깔끔하게 해결해 드려보겠습니다.
4월에 치고 나가려면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을 명심해 주세요.
첫째, 먼저 국어 성적이 오르는 '뇌과학적 원리'를 인정하고 조급함을 버려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저나 여러분이 듣는 인강 강사분이 말하는 '올바른 방향'대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도 점수가 당장 안 올라서 불안하다면 이 진리를 뼛속 깊이 새기셔야 합니다.
"어차피 변화는 절대로 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
국어는 내가 오늘 하루 지문 10개를 벅벅 풀고 분석했다고 해서, 내일 아침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드러나는 과목이 아닙니다.
국어 공부는 '운동'과 완벽하게 똑같습니다. 오늘 헬스장에서 팔굽혀펴기를 백 번, 이백 번 했다고 해서 다음 날 아침 거울 속에 근육질 몸매가 완성되어 있던가요? 아니죠. 한 달, 세 달, 다섯 달이 매일같이 쌓여야 비로소 어깨와 가슴에 윤곽이 잡히고, 어느 순간 옷을 벗었을 때 "어? 나 좀 멋있는데?" 하는 순간이 옵니다.
우리의 뇌는 새로운 인지 패턴, 즉 '올바른 독해 태도'를 학습할 때 뇌세포 간의 시냅스 연결을 새롭게 구축하는 '신경가소성'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십수 년간 살아오며 잘못 들여온 글 읽기 습관, 그 단단하게 굳어진 기존의 신경망을 허물어뜨리고, 빠르고 정확하게 텍스트를 처리하는 '새로운 신경망'을 뇌에 까는 중인 겁니다. 이 공사에는 당연히 물리적인 '절대 시간'이 필요합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리 성적을 올리고 싶다면? '몰입'밖엔 답이 없습니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주창한 '몰입' 상태는, 내 주변의 외부 잡음이나 심지어 나 스스로에 대한 자의식마저 싹 사라지고 오직 눈앞의 과제에만 집중하는 뇌의 최적화 상태를 말합니다.
여러분이 남들보다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고 싶다면 이 상태에 도달하는 걸 매번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운동을 할 때도 '아, 힘들어 죽겠네. 왜 이렇게 근육이 안 크지?'라며 자꾸 딴생각을 하는 제3의 눈을 꺼버리고, 오직 내 근육이 수축하고 이완되는 그 감각 자체에 몰입할 때 펌핑이 가장 효과적으로 일어나는 것처럼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드는 의문이, 도대체 어떻게 '몰입'을 하냐는 겁니다. 그냥 '몰입해야지!'라고 하면서 뇌에 힘을 주면 될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답은 아주 간단한데요. '재미'를 느껴야 합니다. 남학생들이 그 많은 게임 캐릭터들과 스킬을 다 외우고 여학생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복잡한 세계관, 앨범 이름을 다 외우는 이유가 뭘까요? 재밌기 때문입니다.
흥미를 느끼면 우리 뇌의 보상 회로에서는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고, 이 도파민은 우리의 집중력과 습득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립니다.
셋째, 재미를 느끼는 방법.
결국 국어를 못 하는 학생들의 가장 치명적인 특징은 글 자체에 1%의 흥미도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 지문'을 읽을 때, 머릿속으로 "아, 데카르트가 이렇게 말했네. 회의론자는 여기다 딴지 거네. 아 씨 정보량 개많네. 이거 언제 다 읽냐..." 하며 단편적인 글자 덩어리로만 활자를 인식하면서, 머릿속에서 글을 밀어냅니다.
이런 방어적인 태도에서는 절대 도파민이 분비될 리 없고, 몰입은커녕 글에서 튕겨 나가기 십상입니다. 반면 국어에 몰입하고 있는 학생들은 의도적으로라도 '내가 지금 읽는 이 소재가, 이 글이 재밌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데카르트의 논리에, 생명과학 LFIA 키트의 원리에, BIS 비율의 경제적 의미에 진짜 호기심을 품습니다. 속으로 과장해서라도 이렇게 암시를 걸어보세요.
"와, 철학자들은 이런 신박한 생각을 했다고?"
"이게 실생활에서 은행들이 이렇게 돌아가는 거였어? 이런 제도는 어떻게 떠올리는 거지 레전드네."
이렇게 의도적으로라도 소재 자체에 애정을 가지고 흥미를 불어넣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뇌의 태도가 바뀝니다. 방어막이 풀리면서 글에 깊게 빠져들게 되죠. 그리고 지문을 텍스트가 아니라 의미로 깊게 읽었으니, 당연히 지문을 분석하는 시야가 넓어지고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의 수가 늘어납니다.
이 과정을 도식화하면 이렇습니다.
[지적 호기심과 재미] → [텍스트에 대한 몰입과 깊은 이해] → [문제 풀이의 정답률 상승] → [다 맞았다는 정복감과 쾌감] → [더 큰 도파민 분비와 국어에 대한 재미] →... (선순환)
그러니 여러분이 국어 성적을 올리고 싶다면 당장 내일부터라도 본인이 푸는 지문 소재에 대해 흥미를 가져 보세요. 만약 그게 좀 어렵다면, 기출 중에서 그나마 가장 흥미로웠던 지문 하나를 골라, '문제 풀이용'이 아니라 '교양 칼럼' 읽듯이 푹 빠져서 읽어보세요. 그렇게 텍스트를 읽어보면서 '아 텍스트를 읽으면서 흥미를 느낀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감을 잡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다시 그 감정을 느끼면서 기출을 읽으려고 해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결국 국어는 '혼자' 생각을 많이 해야합니다. 그리고 '혼자' 생각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재미'를 느끼고 '몰입'해야 합니다. 이게 되지 않는다면, 절대로... 절대로... 국어 성적은 오르지 않습니다. 글의 구조, 문제 출제 방식, 선지 패턴 등을 공부하기 이전에, 그냥 텍스트 자체에 흥미를 가져보세요. 그러면 다른 것들은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 만약 이 글 대로 다 해봤는데도 '도저히 난 모르겠다' 하시면 지금 시기에는 '국정원 일반 독서, 문학편'을 보시길 정말 추천드립니다. 아래는 제가 국정원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한 어제 강의 후기인데요.




제가 강의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책에도 잘 녹아 있습니다. 텍스트에 흥미를 가지려면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 '이해'를 무엇보다 잘 시켜주는 컨텐츠가 국정원이라 생각합니다. 국정원 시리즈가 지금 4월 기준으로 대략 36만 부 이상 팔렸습니다. 시장에서 이 정도로 오랜 기간 꾸준히 판매되며 호평을 받은 컨텐츠는 잘 없으니, 믿고 보셔도 좋을 거예요. :) 그.. 쓰다 보니까 너무 광고글 빌드업처럼 됐는데 ㅋㅋㅋㅋ 일단 사지 마세요!! 혼자 공부해보시고 그래도 안 되면 한번 봐보세요!!

그럼 여러분의 공부에 행운을 빌며, 저는 다음에 또 좋은 글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국정원 일반 - 독서, 문학편 구매 링크]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07년생#08년생#독학생 오르비의 주인이 될 기회 38 40
-
진짜 지구과학은 0 1
하늘이 무너져도 1 만들어야하는데말이야
-
내신 국어 학원은 1 0
자료 받으러 가는거지?
-
D-588 2 1
현재 평가원 국어 높1~높2진동 수학 교육청 2컷~3등급 진동 여름방학 끝날 때 배...
-
고윤정 제외 모든 09고능아설
-
더 끌리는 것은? 1 0
이 중 더 끌리는 것은??
-
한의사 계신가요 1 0
한의원엔 침이 떨어질때를 대비해서 비상용 고슴도치를 한마리 기른다는데 사실인가요
-
밥머글까요 6 0
잘까요 공부할까요 ㅎㅎ .
-
xx좆반고는반성하라 2 0
성적표주셈ㅉ
-
9라임
-
15개정 수능은 2 1
사탐런을 허용했으면 안됐음 솔직히 내생각에 그게 모든것의 원흉임
-
3모 미적 0 0
3모 미적 공통 3틀 미적 4틀해서 74점인데 백분뉘 몇 나옴? 확통 몇점이랑 비슷해??
-
아 심심해 9 0
님들머함
-
대학 다니는중인데 1 0
과 물어볼때마다 계약학과라고 하면 뭔가 부러운 마음이 들고 지나가다 약학관 의학관...
-
영어 2인데 마킹 잘못함
-
오...오늘은 말이지... 27 30
이...이런 날이야...
-
08) 오늘의 공부인증 12 1
논술 숙제하다가 빡쳐서 논술 관뒀어요(감동실화)자료 받던 수학 학원도 관둬서 저 이제 찐 독학임
-
정확히는 "사탐런"이. ㅅㅂ 확통 투사탐 공대가 진정 도움이 되긴 함? 융합형...
-
경뱃단 총출격.
-
생2 모고 난이도 평가좀 0 0
더프랑 이서준모 평가원 기준으로 얼마나 어려운건가용
-
하..밤샐까 0 0
밤샘공부할까 발생생물학 이거 하..
-
아니 챗지피티 제미나이 그록 0 0
문만 해달라고 하니깐 금방 해주네 돈 굳었고.
-
잔다 특. 9 1
-
작년부터 언매가 이상해진 듯 7 0
36번 37번 38번 문제들 체급자체가 달라짐 ㄷㄷ
-
무물보 하기에는 3 1
아직도 멀었구먼 느긋하게 하지 뭐
-
곧 탈릅해요 9 1
4월 안에 함
-
일진 0 0
초등학교땐 좀 강한 이미지? 그런게 있었는데 고등 오고 보니깐 그 웹툰 형광 연두...
-
2019년으로 되돌려주셈 2 1
10만원 줄게
-
언매 할시간 너무안나오네... 3 1
빨리 수학인강을 끝내버려야함 그래야 시간확보가 될텐데 인강이 진짜 시간먹는하마야....
-
멜 스킬모션 먼가먼가임 6 1
정자쏘기 난자쏘기 콘돔쓰기
-
언매 고민... 8 0
안녕하세요. 3월 중순에 언매를 시작한 N수생입니다. 현재 김승리T 언매 강의를...
-
수특이랑 새기분 인강민철 하고 있어요
-
STUDY WITH MIKU - PART 5 듣는데 4 2
PART 4보다는 활기발랄(?)한 것이 좀 줄어든 듯 약간 PART 1 + PART...
-
지금 제일힘든건 2 2
영어말하기수업인데 영어 ㄹㅈㄷ고수분들만 계셔서 따라갈수가 없음
-
다행히 탈출햇습니다.. 2 1
애초에 엘베 들어가는데 조명이 나간건지 껌껌하더라 좀 께름칙 햇는데 4층에서...
-
10이 한국사 모탐! 0 0
그건 ㄹㅇ임...!
-
옯붕이들을 위한 시급만원짜리 수능까지국어특강!!!!!! 7 4
오이카와입니다. 시급 만원짜리 팀수업 "[특강] 오이카와가 드디어 미쳤어요!!"를...
-
영어 4에서 2까지 0 0
얼마나 걸린다고 보시나요?제가 현재 영어가 4등급이라 6모때 당장 2맞고 싶어서공부시작햇습니다
-
0의 우극한 15 0
0의 우극한도 충분히 유한한 하나의 값이라고 보는 거죠?? y=ax라는 식에서 a가...
-
아니제가오늘 4 0
새벽2시에 자서 12시에 일어났거든요 그리고 저녁 7시에 자서 12시에 일어났어요
-
사문 커리 질문 0 0
불후의명강듣고 머해야하나오 윤성훈 도표특강 듣고 마더텅or윤성훈기출+실모풀면되나여
-
국어 시간 줄이기 1 0
언매 독서론 20분 안쪽으로나 그 이상으로 줄일수 있도록 언매 독서론만 따로...
-
킥킥 1 0
서울대……, 서울대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
님들 자취방에 도둑 든거같아여 5 0
내가 자취 시작할때 스팸이 너무 비싸서 런천미트로 사놨는데 오늘 먹으려니까 그...
-
제가 원래 암기가 약한 것도 있고 건망증도 많이 심한 편이라 금방금방 뭘...
-
진짜 어지럽네 ㄱ- 3 0
Image caption
-
우울글 써서 미안 10 0
오늘 하루가 너무 벅찼어
-
ㅈㅂ
-
4월 더프, 서프 이런 사설 모의고사들은 EBS를 연계해서 제작하는 건가요? 아니면...
범작가님 심찬우 샤라웃 많이 해주세요
기밀문서 GOAT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