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잘하는데문학은못하는이상한놈을위해쓰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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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과거의 저에게 보내는 편지와도 같습니다.
그 이상한 놈이 저였거든요 ㅋㅋ
문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 중에는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문학은 감으로 푸는 거 아닌가요?”
“이해와 감상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데 시험장에서는 잘 안 돼요.”
“비문학은 그래도 뭐가 딱 보이는데, 문학은 그냥 느낌 아닌가요?”
그런데 요즘 평가원 문학을 보면, 저는 오히려 반대로 느낍니다.
이제 문학은 점점 느낌으로 푸는 영역이 아니에요.
선지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표현은 더 정교해졌고, 학생에게 요구하는 것은 많아졌습니다.
저는 이 변화를 문학의 비문학화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별거 아닙니다.

비문학 지문을 읽을 때 우리는 어떤 기준을 세우고 읽습니다.
A에 해당하는 말들을 묶고, B에 해당하는 말들을 묶고, 둘이 대비되는지 이어지는지 파악하죠.
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작품을 읽다가
“지금 화자가 지향하는 쪽이 어디지?”
“이 표현은 긍정 범주인가, 부정 범주인가?”
이런 식으로 기준을 세워 읽기 시작하면, 문학도 훨씬 덜 막막해집니다.
많은 학생들이 문학에서 망하는 이유는 작품을 몰라서가 아니에요.
대개는 선지를 판단할 기준 없이 읽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작품에서 어떤 공간이 나온다고 해봅시다.
학생은 그냥 “아, 고향이구나”, “아, 자연이구나” 하고 지나가요.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 공간이 지금 화자가 실제로 서 있는 배경인지
아니면 그리워하는 대상인지
혹은 현재와 대비되는 과거의 기억인지가 갈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선지 판단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서 실력이 갈립니다.
문학을 잘 푸는 학생은 작품을 더 아름답게 감상하는 학생이 아닙니다.
작품 속 정보의 범주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분류하는 학생입니다.
문학을 삭막하게 만들자는 뜻은 아니에요.
당연히 문학은 감상해야 합니다.
시어의 울림도 느끼고, 분위기도 읽고, 정서도 따라가야죠.
그런데 시험장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수능은 결국 정답이 하나여야 하는 시험입니다.
그렇다면 출제자는 결국 학생이 공통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묻게 됩니다.
그래서 최근 문학은 함축적 의미만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작품 맥락 속 사실관계나 지시 가능한 의미를 통해 선지를 정오 판단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즉,
감상은 최소한으로 하되,
판단은 엄밀하게 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학생들이 헷갈려합니다.
문학을 열심히 읽었는데도 문제를 틀리는 학생은 대개 작품을 못 읽은 게 아니라 선지를 너무 대충 읽어서 그렇습니다.
선지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몰래 집어넣습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방향성을 잘못 잡으면 틀리고,
배경과 대상을 섞어 읽으면 틀리고,
작품 맥락에서 드러나는 단어의 지시적 의미를 놓치면 틀리고,
무엇을 기준으로 긍정과 부정을 나눴는지 흐려지면 틀리고,
범주를 잘못 묶으면 틀리고,
선지의 수식절이 실제로 무엇을 꾸미는지 놓치면 또 틀립니다.
틀리지 않기 위해서는 기출에서 반복되온 요소들을 분석하고 대비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문학에서도 이제는 “작품 읽기”만큼이나 “선지 판단”이 중요합니다.
결국 문학은 무슨 뜻인지 맞히는 싸움이 아니라,
무엇을 근거로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판단하는 싸움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문학을 가르칠 때도 막연히 “이 시는 이런 느낌이다”에서 멈추지 않으려 해요.
대신
무엇을 기준으로 나눌지,
어떤 표현을 어느 범주에 넣을지,
<보기>가 나오면 그 기준을 어떻게 끌고 들어올지,
선지의 어느 부분이 맞고 어느 부분이 틀리는지를
계속 따져 보게 합니다.
문학도 비문학처럼 풀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문학도 비문학처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문학은 감으로 푸는 과목이 아니라,
훈련으로 안정화되는 과목이 됩니다.
이번에 첨부하는 해설도 그런 식으로 읽는 예시입니다.
작품을 그냥 예쁘게 설명하는 해설이 아니라
어떤 기준을 세우고
무엇을 배경으로 보고 무엇을 대상으로 보며
왜 어떤 선지는 되고 어떤 선지는 안 되는지를 보여주는 해설입니다.
문학이 늘 막연했고
읽고도 문제로 넘어가면 흐려졌던 학생이라면
이런 방식이 꽤 도움이 될 거예요.
같이 봐볼까요??



단순무식하게 감상으로 슬픔이 느껴져요!! 하고 끝낸다면 저 선지를 볼 때 미묘했겠죠?
해결은 간단합니다. '정도'라는 범주를 도입해서 두 개의 항으로 대립시켜서 읽어버리면 되는 일입니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범주를 도입해서 선지를 판단하면 되죠.

결국 수능 국어는 국어적 요소, 언어적 요소, 평가적 요소로 나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문학 책과 강의는 국어적 요소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작품의 정서, 표현, 태도, 분위기를 읽어 내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지요. 물론 그것도 중요합니다. 문학을 문학답게 읽기 위해 필요한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문학은 단순히 감상하는 시험이 아니거든요. 이제 이 시험은 언어를 통해 드러난 정보를 구분하고, 그것을 평가의 기준에 맞게 판단해 내는 시험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즉, 국어적 요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끝까지 밀어내기 위해서는 언어적 요소와 평가적 요소의 강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작품 속 단어와 표현이 실제로 무엇을 가리키는지, 무엇과 무엇을 구분해야 하는지, 선지가 어떤 방식으로 판단을 요구하는지를 읽어 내지 못하면 결국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학을 국어적으로만 가르치고 싶지 않습니다.
국어적 요소를 바탕으로 하되, 언어적 요소와 평가적 요소를 함께 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결되지 않던 감상을 판단 가능한 대상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제가 말하는 문학의 비문학화입니다.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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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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옯북스
26년도 의대, 서울대생을 배출한 그것 (1강)
'문학'을 잘 하고 싶다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님들 이거 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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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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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 중에 독서 포커스가 출시됩니다!!

역시 문학의 비문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