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국어, 이렇게만 안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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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편하신 분들은 영상으로, 글이 편하신 분들은 글로 보시면 됩니다. 내용은 똑같습니다.*
대부분의 오르비언들한테는 다소 뻔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본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니, 열린 마음으로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겨울방학엔 이걸 해야 해!'라는 것보다는,
'겨울방학 때 이렇게만 안 해도 상위 5%임 ㄹㅇㅋㅋ'의 느낌으로 전달드리겠습니다.
1. 무의미한 기출 풀이
여러분이 겨울방학이 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
아마 오르비 등 인터넷에서 인강 강사를 비롯한 수능 공부법을 찾아보는 행위일 것입니다.
그러면서 '기출분석이 중요하다.'라는 명제를 알게 되고,
매3비, 마닳, 마더텅, 피램(진짜 조만간 나옵니다.) 등 여러 기출문제집을 구매하시겠죠.
그러고 나서, 하루에 세 지문씩, 혹은 몇 문제씩 분량을 정해 놓고 시간을 재면서 열심히 푸실 겁니다.
근데 이런 식으로 무의미하게 기출을 풀 바에야 차라리 책을 읽는 게 낫습니다.
국어는 다른 과목과는 다르게 기출문제에 준하는 퀄리티의 문제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여러분들이 이렇게 무의미하게 기출문제를 풀고 해설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당 지문에 대해 어느 정도 '기억'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기억'을 하게 되면, 여름 즈음 되어서
"선생님... 저 기출문제 답도 다 기억나서 너무 풀기가 싫은데 어떡하죠?"
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실 겁니다.
따라서, 기출문제를 처음 풀 때부터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세워드리겠습니다.
1) 시간 재고 풀지 않기
한 지문에 8분 이런 식으로 시간을 재고 푸는 연습을 기출문제를 통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을 재고 푼다고 해서 8분 안에 해당 지문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그 시간 내에 풀 실력이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에 8분을 허공에 날리는 꼴밖에 되지 않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 드리면,
100m를 13초에 뛰는 철수가 있는데, 스탑워치를 들고서 11초 내에 100m를 뛰어 보라고 하면 뛸 수 있나요?
똑같은 겁니다. 여러분이 아직 8분 내에 해당 지문을 풀 실력이 되질 않는데 스탑워치를 들었다고 해서 마법처럼 8분 내에 주파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2) 한 지문 한 지문 진득하게
그러니까, 시간을 재지 않고 한 지문 한 지문 진득하게 공부하시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 지문에 1시간, 2시간이 걸려도 괜찮으니까,
인강이나 독학서 등에서 배운 '생각의 틀'을 혼자서 진득하게 적용해보면서 고민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배우고, 그 생각을 한 지문 한 지문 적용해보는 과정.
그게 국어 공부의 전부입니다.
5등급에서 1등급으로 성적을 올려 의대에 들어갔던 제 옛날 제자는, 지문을 읽고 드는 생각을 써 보라는 과제를 이렇게 해왔습니다.

이 학생처럼 정말로 무언가를 쓰면서 공부하라는 뜻이 아니라,
이 학생이 이렇게 자세하게 쓰는 행위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해봤을지에 주목하라는 겁니다.
이런 과정은 엄청난 고통을 수반합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미칠 것 같고,
이해가 될 것 같다가 한 문장을 놓쳐서 와르르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
이런 고통스러운 경험들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강의나 독학서에서 배웠던 '생각의 틀'을 사용하며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겁니다.
이렇게 되면, 어느 순간
"시간 제한만 없으면 다 맞을 수 있겠는걸?"
이라는 생각을 하는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옵니다. 강의를 들어도, 독학서 해설지를 봐도 내가 했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시기가 찾아온다는 것이죠.
잠시 아까 이야기했던 철수를 다시 불러보겠습니다.
철수가 100m를 11초에 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달리는 자세를 배워야 하고, 빠르게 달리기 위해 필요한 운동 및 식습관이 무엇인지 배우는 과정이 필요할 겁니다.
그리고 그 자세로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코치가 이야기할 겁니다.
"야 너 이제 자세는 진짜 좋다!"
이게 앞에서 말한 '시간 제한만 없으면 다 맞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드는 시기와 같은 단계입니다.
즉, 이제부터 본격적인 공부의 시작이라는 것이죠.
수많은 학생들이 이 구간에서 정체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당연한 겁니다.
제대로 공부를 했다면 이 구간까지는 쉽게 도달할 수 있고, 여기서 똑같은 공부를 반복하며 지겹도록 단련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 과정을 지겹게만 여기고 힘들다고 여기면서 자꾸 요행을 바라게 되면(EBS 연계 대박, 실모를 벅벅 풀며 '실전 연습'을 한다는 자기위로)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든 것이죠.
어쨌든, 앞으로 1년 동안 이렇게 공부를 하면서 실력을 쌓게 될 텐데,
이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단계(=달리는 자세를 정확하게 익히는 단계)가 겨울방학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강의나 해설지에서 말하는 생각과 내 생각이 비슷한 것 같다는 느낌만 와도 성공이라는 겁니다.
정리하면, 하루에 3~4지문을 시간 재고 무의미하게 풀기만 하는 것은
달리는 자세도 모른 채 무작정 뛰기만 해서 종아리가 망가지는 것과 같은 방식의 공부라는 것입니다.
조금 느린 것 같더라도, 한 지문 한 지문 최대한 많은 생각을 해 보면서 고통을 감내하고 이를 희열로 바꿔내는 과정.
이 과정에 익숙해지는 것이 겨울방학 공부의 핵심입니다.
2. 수능특강 N회독할 기세
1월 말이 되면 수능특강이 과목별로 나옵니다.
수능 연계 교재라고 하기도 하고, 고3들은 내신 시험범위라고 하니까 수특을 사서 열심히 푸는 모습을 보입니다.
일단 좀 강하게 이야기 하자면, 겨울방학 때는 수특을 아예 구매하지도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서 말한 기출문제 공부만 제대로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것인데, 수특을 그것도 무의미하게 푸는 것은 정말정말 시간 낭비입니다.
수능특강은 문제를 직접 푸는 것이 아닙니다. 수능특강 문제를 평가원이 검수하니까 좋은 문제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많으신데, 그거 다 뻥입니다.
정확히는 팩트 체크를 못하는 것이지만, 수능특강 문제는 오류도 많고 수능 문제와 '결' 자체가 많이 다릅니다. 문제의 퀄리티를 떠나서 수능과 아예 다른 걸 묻는 문제들이라고 보시는 게 맞아요.
따라서 수능특강 문제를 직접 푸는 행위는 의미가 없습니다.
단, 언매는 예외입니다. 언매는 유의미하게 EBS 문제들에서 연계가 되는 모습을 보이기에, 개념 정리 및 기출문제 학습이 충분히 이루어진 뒤에는 수능특강 문제를 직접 풀어보고, 낯선 개념은 정리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수능특강(공통과목)은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까요?
철저하게 '지문' 위주로 공부하셔야 합니다.
수능특강 및 사용설명서 같은 걸 사시는 건 상관이 없는데,
단순히 문제 풀고 오답하는 게 아니라 '지문을 통해 국어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셔야 한다는 겁니다.
독서와 문학으로 나누어서 자세하게 설명을 드릴게요.
1) 독서
수능특강 공부의 목적은 '배경지식 쌓기'입니다.
하루에 한 지문 정도씩, 말 그대로 '독서'를 하시는 겁니다.
문제를 풀어봐도 좋지만, 답을 맞히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게 아니라 정말로 교양서적을 읽는다는 느낌으로 해당 지문을 대하시는 겁니다.
지문 내용만으로 불충분하면 AI를 활용해서 추가적인 학습을 하고, 이런 식으로 '배경지식' 자체를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특, 수완에 있는 독서 지문 합쳐 봤자 100개가 한참 안 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꾸준히 공부하시면
수능 때까지 모든 지문을 2~3번, 어려운 지문은 5번 이상 볼 시간이 충분히 나옵니다.
이렇게 했을 때 수능장에서 익숙한 느낌을 받으며 연계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거예요. (사실 이렇게 해도 연계 효과를 보기 어렵게 출제되는 게 현실이지만요.)
2) 문학
문학은, '무의미하지 않은 기출 공부'를 통해 얻은 문학 기출 분석의 틀을 수능특강 작품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셔야 합니다. 별로라고 말씀드린 수능특강 '문제'와는 달리, '작품' 자체는 수능에 나오는 것과 같은 것이니 기출분석의 결과를 적용하기에 좋은 도구가 되는 것이죠.
피램의 내용을 예로 들면, 소설에서는 인물의 내면세계에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출분석의 틀'이 있습니다.
이걸 수능특강 작품에도 적용해보는 것입니다. 아래와 같이 말이죠.

(올해 새롭게 출간될 '피램 생각의 위기:기회'도 이런 식으로 교재가 구성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좀 재밌고 어려운 작품들은 전문을 찾아보기도 하면서 확장된 공부를 하시면 되겠죠?
핵심은, 수능특강 역시 이렇게 '능동적, 주체적'으로 공부를 하셔야지,
강사들이 이쁘게 만들어준 자료, 재밌는 강의를 '구경'하는 식으로 무의미하게 공부하시면 안 된다는 겁니다.
3. 3월 학력평가 대비
3월 학력평가 대비만큼 무의미한 공부가 없습니다.
물론 저도 고3을 해봤기 때문에,
"겨울방학 공부에 대한 보상 + 새로운 담임선생님/반 친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 + 본격적인 내신 공부 시작 전 중간 목표의 개념"
으로서의 3월 학력평가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3월 학력평가는 절대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그저 과정일 뿐이죠.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듯이 말이에요.
나아가, 수능은 '수학능력시험'(=학생들의 '능력'을 묻는 시험)인데 반해
3평은 '학력평가'(=학생들의 '학력', 즉 학교 공부를 얼마나 잘 따라오고 있는지를 묻는 시험)입니다.
애초에 시험의 목적이 다르기에, 같은 형식을 공유할 뿐 문제에서 묻는 포인트도 다를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그러니 이 글을 보시는 학생들도, 학부모님들도 3월 학력평가 결과에 의미 부여하지 마시고,
'수능'이라는 더 확실한 목표를 향해 전진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이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건,
일단 열심히 하는 겁니다.
겨울방학은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열심히 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고3들은 거의 마지막으로 수능 공부에 올인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해요.
여름방학은 파이널 기간이라 온전히 '생각의 힘'을 기르는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거든요.
이 글을 읽으신 학생분들은
지금 당장 컴퓨터를 끄고
공부하세요!
어떻게? 능동적으로, 주체적으로!
그리고 그걸 돕는 피램과 함께


다음 시간에는, 여러분이 공부를 해야 하는 진짜 현실적이고 무서운 이야기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정말 정신이 번쩍 들 내용으로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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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이랑 완전 똑같네요.. 국어 처음부터 시간잡고 풀라는 사람들 있던데 전 진짜 아니라 봄 그건 지문을 버리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시간재고 푸는건 국어 지문만 펴고 읽으면 엄청 졸려오는데 시간 제한 있으면 덜 졸리거나 안 졸리니깐…
안 졸려고 무의미한 공부를 할 바엔 차라리 재밌는 수학 공부를 하는 게 맞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잘읽었습니당

와 무지개테 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