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남겨두고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4147241
최근 들어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몇 월을 지나고 있는지 잊을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학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 학원은 내가 몇 층에서 수업을 하더라' 고민을 할 정도니 올해는 정말 수업도 많고, 하루하루가 바쁘네요. 일요일의 일과를 마무리하고 자기 전에 뉴스를 보는데, 내일이면 수능까지 정확하게 100일이 남는다고 하더군요. 주변에서 유독 이런 숫자에 쓸데없는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아서, 강사를 시작한 이래로 D-100일에 특별한 메시지를 내거나 한 적은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티브이를 끄고 침대에 누웠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잠도 잘 오지 않고, 문득 몇 가지 드리고 싶은 말들도 생각이 나서, 벗었던 안경을 다시 쓰고 컴퓨터 앞에 앉아 D-100까지 하루를 남겨둔 이 새벽에 몇 자 써봅니다.
정도를 걷고, 때를 기다린다.
결과는 리듬 안에서 자랍니다. '수능 국어는 아침에 보기 때문에 아침에 국어 공부 합시다'와 같은 과목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소위 결과를 만드는 삶의 전제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수업 때 지나칠 정도로 강조를 하곤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저녁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 밥 먹는 시간, 심지어 입는 옷과 먹는 음식의 종류까지도 일정하게 루틴을 만들고 그대로 행동하세요. 일정하고 일관된 흐름 안에서 리듬이 만들어질 때 소위 '루틴이 만드는 가속도'가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두 다리를 힘껏 도와줄 것입니다.
에너지를 분산시키지 말고 삶의 구조를 만드세요. 옛 어른들 말씀처럼 여러분들은 '돌도 씹어 먹을 나이'기 때문에 '정적'이기 보다는 '역동적'인 말과 행동을 취하기 쉽습니다. 관계를 펼치지 마시고 에너지를 내부로 수렴 시키세요. 내부에 모인 에너지로 나만의 삶을 조각하고 구조를 세우시기 바랍니다. 프로는 타인보다 자기 리듬에 집중합니다. 누군가는 커뮤니티에 쉴 틈 없이 글을 쓰고, 그로부터 입시로 인해 떨어진 자존을 찾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삶의 구조가 튼튼하게 서 있는 사람들은 그런 글들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 현생을 살고 있는 현재의 자신에게 집중합니다. 하루종일 커뮤니티에 지박령처럼 상주하면서 가볍고 비루한 생각을 분 단위로, 시간 단위로 쉽게 배설하고 있는 분들은 현생으로 돌아와 폐허가 되어버린 자신의 삶의 구조를 다시 세우시길 바랍니다.
완벽한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수험 생활이 오래 지속되면 나도 모르게 '결벽증'이 생깁니다. 이는 완벽함의 모순에 스스로를 가두고 전진보다는 주저함을 선택하게 만듭니다. 움직여야 기회가 보이고, 서는 자리가 바뀌어야 풍경이 다르게 보입니다. 같은 자리에 서서 '언젠가 되겠지'라는 생각만 하지 마시고, 일단 발을 떼고 걸으세요. 프로들은 겉은 평범해 보이지만 안에서는 매일같이 움직이고 자신을 쌓고 있습니다. 일단 걸음을 떼고 걸어가는 그 사소한 태도들이 시간이 지나면 '복리의 법칙'에 따라 무시무시한 수준의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남 탓 하지 마세요. 우리는 결과가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으면 스스로 비겁한 원인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건보다 태도를 보세요. 내가 잘 되지 못했던 조건들에 대한 탐색보다 자기 태도의 중심에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쉽게 내 감정을 드러내면서 세상을 욕하고, 환경을 탓하는 이들은 교실 밖으로 나가서도 자신을 키우기보다, 잘 되고 노력하는 사람을 끊임없이 저주하고 비난하며, 자신이 잘 되지 못하는 이유를 오직 환경과 조건에서만 찾게 됩니다. 결국 자기 삶의 중심에 자신이 없는 모순에 빠지는 것이죠. 우리가 하루가 끝나는 시간에 매일 같이 만나야 할 사람은 바로 자신임을 잊지 맙시다.
실패를 할 때마다 저는 2가지를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더 필요한가, 내 능력이 여기까지인가. 대답은 제 몫이었습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더 해보면 되는 것이고, 능력이 여기까지라고 생각되면 다른 것을 하면 됩니다. 이때 고려해야 할 것은 스스로의 리듬입니다. 제가 어른이 되면서 느낀 건, 이 세상은 '하면 된다'보다 '해도 안될 때가 있다'를 인정해야 할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저도 생각해보면 10번 중에 8-9번 정도는 실패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2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그 수십 번의 질문과 답변의 시행착오가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아직 실패를 하지 않았습니다. '될까'가 아닌, '된다'는 믿음으로 전진하되, 결과가 나오면 그때 가서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짧게 쓰고 자려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길게 쓰긴 했네요.
수능까지 100일을 앞두고 국어 학습법을 말씀드리면 참 좋겠지만, 결국 국어는 '태도'의 과목임을 알기에 구체적인 학습법은 강좌나 다른 것들을 통해 전달해드리고, 오늘은 삶에서의 태도적인 것들만 말씀 드려봅니다.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몸 잘 챙기세요.
0 XDK (+21,560)
-
17,340
-
10
-
10
-
1,000
-
1,000
-
100
-
100
-
1,000
-
1,000
-
미적분 내신 조언 부탁 급해요 0 0
~합성함수 미분법까지 기출은 교육청 평가원 다 풀었고 할만한데데 내신 시험지 풀...
-
궁금하네요
-
과잠 이쁘당 0 0
근데 입을 일이 업슴..
-
옵옵옵옵 2 0
강남 여짜
-
내 인생이 망하든 말든 좆도 신경 안쓸 사람을 어떻게 신뢰하지
-
걍 학교 수업이 2 1
전국에서 수능과 괴리가 커서 하나도 쓸데없음 국어는 강제로 "화작 수업"에다가 수능...
-
의식의 흐름으로 댓글달기 기법 21 0
현대문학 ㄷㄷ
-
무물보 8 2
시험 3일전 교과서 0.2회독
-
그리운 오르비언 4 1
슈능샤프 심심한 쌍윤왜어려움 고양이최고 그리워할 필요가 없는 오르비언 미카리
-
피고네... 3 1
통학러 친구 내 자취방에서 재워주기로함
-
1주일에 8시간인데 ㅅㅂ
-
와 돌연변이는 포기해야되나 2 0
1문제 풀자고 이만큼이나 투자해야한다고..?
-
1일 1야식 8 1
구라임 요즘 1일 2야식함
-
끝말잇기하는데 뇌가 썩음 17 1
외래어 고유어 금지 한자어로 끝말잇기였는데 ㅇㅇ성 -> 성....성....성매매...
-
우리학교는 2 0
이어폰못끼게하는교시 영어 하나 빼고는 다 이어폰끼고 자습 되는듯 폰도 안걷고 패드도...
-
맞팔좀 같이 합시다 상부상조 4 1
제발요
-
진짜 ㅈ반고 특징 0 1
수업 듣는 사람이 3~4명 나머지는 게임/웹툰/인스타 등등 했음 그러다 보니 쌤들은...
-
자습확보팁 1 0
일단 ㅈ까고 자습하셈 하지말라하면 잠시 책 넣었다가 또 하셈 ㅈㄹ하면 일단...
-
내신시험이힘든병약노인의무물보 20 0
-
과목선택 할때 1 1
자습 해도 별 상관 없는 조합으로 최대한 신청함 근데도 꼭 필수과목 중에서 지랄...
-
ㅈ반고 단점 0 0
재수하는 애들이 없어서 혼자하면 좀 외로움
-
김승리 시사회 0 1
아무생각없이 응모햇는데 당첨됨 이거 날짜 못 바꿈?
-
피곤해서 공부가 안 됨 1 0
전담피면서 얼박사 마시면서 하고 있는데 도핑이란 도핑 다하니깐 몸 썩는거같음
-
무물보 19 1
-
맞팔하실분 2 1
네
-
나는 쌤말잘들었음 0 1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직장인들의 어차피내일되면잊혀질어제근무의 편암함을 위해 내...
-
친구가 만든 미적 자작문제 0 1
이번 3모 미적 96 받은 친구가 만든 문제임 풀어보고 평가 부탁함
-
다정북스 출정 좋은가요? 0 0
이번에 3천원에 팔길래 걍 한번 사봤는데 좋은건가요?
-
와시발 제미나이 미쳤네 1 0
말 안된다 진짜
-
신도림역 삐까번쩍하네.. 4 0
역 체급이 크다..
-
좆반고력 ㅁㅌㅊ 6 1
자습 막는 교시 없음 폰 안걷음
-
군생활 즐겁다 0 2
하하하 너무나 즐거워요!! 엄마 걱정하지 마ㄹ아요
-
시로코 똥머리 2 3
귀엽습니다정말로.
-
허수 설의적 표현 질문받습니다 13 1
-
ㅈ반고 선생 ㅁㅌㅊ 13 1
국어: 앞자리고 자습이랑 폰 못하게 함 그래서 걍 자버림(자는건 별로 신경 안씀)...
-
수학 문항공모 0 0
문항공모 응답 빠른 곳 어디있나요?? 이해원 빼고..ㅠ
-
무물보 13 1
네 중간 3일남음 샤갈!
-
시발점 개정 vs 개정 전 4 0
지금 수학 모고 치면 3점도 다 못맞추는 수준인데 시발점 개정 전을 들을까요 개정...
-
28정시 서울대 내신반영 0 0
40퍼센트라고 들었는데 내신 몇부터 불리할까요? (cc뜨는 기준) 4-5등급대인데...
-
그냥 학습지도 빈칸만 빌려서 채우고 계속 수학 n제 풀고 과탐 풀고 그럴 거임 ㅅㅂ...
-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8 1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이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
6모까지 국어영어만 팔거임 0 0
하느님
-
내신영어는 뭘 배우는거임? 2 0
영어 선생이 수특 지문 이해보다 암기를 우선시 하라는데 ㅅㅂ 이럴거면 교육을 왜...
-
솔직히 현역들 3 1
시간없다시간없다해도 결국 수시딸깍해서 누구보다빠르게남들과는다르게 12월부터 뱃지달고...
-
나만 존나 간절한거냐? 1 1
진지하게 필요하면 개추 ㅋㅋ
-
작마인스타를따고십은밤이구나 0 0
사실시대가 근처에없어서 안다님
-
일주일이 좋같은 이유 0 0
월요일 ㅡ 월요일이라 좋같음 밥먹는시간 빼면 사실상 연강이라 좋같음 화요일 ㅡ 수업...
-
뉴비08 인사드립니다 14 1
맨날 눈팅만하거나 댓글만간간히썻엇는데 잘부탁드리겟습니다
-
영어듣기 팁 부탁드립니다 0 0
영어듣기 아무리 해도 2,3문제 틀리는데 뭘 해야할까요 풀면 좋을만한거 있을까요?
-
강기원 ⭐️(t) 3 0
ㅅㅂ 엔제에 왜 적용이 안되냐ㅠㅠ ㅈㄴ 울고싶네
캬
대 대 대
신고로 인해 블라인드 처리된 글입니다.
로그인을 하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잘 듣고 있습니다 밤이 늦었는데 편하게 주무시길 바랍니다
이 글 메인 가겠지 님들 하이요 ㅋ
안 주무시나요
심멘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선생님..
선생님 감사합니다
흑 ㅠ
심멘
심멘
심멘
심멘
전 볶음밥을 좋아합니다
심멘의 루틴대로 생활하기
선생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정말.. 너무.. 무지막지하게 많지만 힘들었다고 말씀드리는 것도 제 인생을 구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길고 긴 감사인사도 다 수능 끝나고 올리겠습니다. 선생님, 앞으로 남은 기간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잘생겻어여
D-100 찬우쌤과 함께라면 떨리지 않습니다.
그냥 늘 하던대로 정의된 개념 잡기, 내면세계 잡고 심상그리기
이 두개만 우직하게 해나가겠습니다.
심-멘
관계를 펼치지 말라는게 친구관계를 다 끊으라는 말씀이신가요?
겠냐
심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