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으로 공부해야 하는 뇌과학적인 이유 - 암묵지의 효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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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게시글은 유튜브 채널 '심리학 고양이' 님의 '엉망진창으로 공부해야 하는 뇌과학적인 이유' 라는 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해당 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이 글 전체 읽기보다 더 추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zd7QtqyhrM&t=79s&ab_channel=%EC%8B%AC%EB%A6%AC%ED%95%99%EA%B3%A0%EC%96%91%EC%9D%B4
여러분 저도 한때 수험생이었지만 생각보다 수험생은 나태해지기 쉬운 존재입니다. 특히 공부한다는 '착각'에 빠져 살 수 있는 환경에 놓입니다. 뭔가 뇌파 측정기가 있어서 각자가 얼마나 집중하는지, 얼마나 공부의 내공이 쌓이는지 눈으로 보이는 것도 아니고 그냥 멍청히 앉아만 있어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지 안하는지 티가 별로 안 나잖아요?
한때 4~5등급의 수학 성적을 자랑하던 제 주특기는 '보기 공부' 였습니다. 직접 해보지 않고, 앞에서 선생님이나 교수님이 열심히 풀어주면 눈으로 보고 그때 바로 이해하고 그걸 내 것이라고 착각을 하는 것이었죠. 막상 그러고 나서 시험을 보러 가면 그때 보았던 풀이가 그대로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해를 할 때는 내가 공부를 했다고 착각했는데 정작 동일한 문제를 직접 펜을 받아서 풀려고 하니까 전혀 풀리지가 않는 것이었습니다.
위의 영상에서도 비슷한 딜레마가 등장합니다. 이 마을의 지리를 잘 알기 위해서 1. 택시타기 2. 지도를 딸딸딸 외우기 3. 그냥 직접 돌아다니면서 부딪히기 를 골라보라면 보통 우리 마음은 3번이 정답일 것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도 알지만, 우리가 실제 고르는 방법은 2번입니다. 그냥 눈으로 보고 이해하고 마음 속에서 곱씹으면 다 이해하고 공부를 했으니 실제 시험에 나가서도 할 수 있으리라 재현해서 풀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하는 것이죠.
제가 수학 4~5등급을 극복한 것은 간단했습니다. 무척 고통스러웠지만. 직접 풀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앞에서 선생님이 풀어주면 그것을 단순히 멍청히 쳐다보고 이해를 했다고 안심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 자리에서 풀어보고 재현을 해보고 시험을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위 영상은 '엉망진창'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너무 진부해서 말을 해야 하나도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모의고사를 치고 연습문제를 풀어보고 수능 시험을 치기 전에 테스트를 해보는 것은 모두 실제 있을 수도 있는 실수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내 머리 속에서 상상과 이상에서는 충분히 저것을 풀 수 있었는데, 실제로 막상 현장에서 닥쳐보면 제대로 안풀린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항상 이야기 해왔지만 최대한 우리는 시행착오를 미리 사전에 자주 많이 겪어보아야 합니다. 그 시행착오를 자주 겪어봐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우리는 한 번 틀리고 실수했다고 바로 고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실수는 보통 습관에서 나오는데 습관은 잘 고쳐지지 않고 애초에 그게 실수인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제가 재수학원을 다니면서 특이한 삼수생 여학생을 본 적이 있었는데, 제 근처에 앉았는데 저 때문에 집중이 잘 안된다고 투덜거리던 것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못 잊는 여학생이 있습니다. 그 여학생이 자랑스럽게 옆 자리 여학생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자기는 수능이 다가오면 개념 공부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여학생도 열심히 제가 수학 수능 4~5등급 따리던 때처럼, 열심히 보고만 읽더라고요 읽기만 계속 읽고 시험을 안 치더라구요.
제가 첫 수능을 의외로 잘 봤었는데, 의외로 당시에는 마음이 비워져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해보고 최대한 점수를 좋게 끌어 올려보자! 어차피 재수할 테니까!'라는 편안한 마음으로 수능 직전에 모의고사를 엄청나게 풀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성적이 정말 제 첫 수능 치곤 높게 나왔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오히려 많은 학생들은 후반부가 되면 벌써 8월 초가 되어서 더워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10월쯤 되면 완전히 개판이 되고 내년에 한번 더 쳐야하나 이딴 고민이나 하고 있습니다. 후반부가 되면 생각보다 다들 집중을 못 하고 아까 말한 삼수생처럼 그냥 보기 공부, 읽기 공부, 머리 속에서 혼자 상상하고 그냥 이해를 했으니 내 머리에 들어가있고 실제로 문제를 보면 잘 풀 수 있을 거라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참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안 된다고 위 영상에서도 말하는 것입니다.
최근 제가 흥미롭게 보는 것이 바로 '체화인지주의' 이론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건을 생각할 때 무거운 물체를 들면 정말 그 사건을 무겁게 생각한다던지 등 우리의 육체와 환경이 마음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요, 제 생각에 이 말들은 아까 말한 수능에도 충분히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체화주의에서 이어지는 개념들이 바로 명시지와 암묵지입니다
https://m.blog.naver.com/ojs32/221852886309
우리가 몸에 체화된 지식, 몸에 벤 지식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고 메뉴얼이나 글로써 말로써 표현하기 힘들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해보는 것, 직접 몸으로 겪어보고 경험을 쌓는 것은 단순히 읽거나 이해를 하고 머리에서 상상을 하고 넘어가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는 말입니다.
유명한 철학 실험, 논증 중에서 '메리 논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메리라는 아주 똑똑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직접 색을 보지는 못하지만 모든 색에 대해서 명시지, 그러니까 지식을 바탕으로 이해를 했고 알 수 있는 사실을 모두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메리가 어느 날 빨간색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된다면, 그리고 그때 '아!'라는 감탄사를 내뱉는다면 그것이 바로 메리가 명시지로만 이해할 수 없었던, 직접 경험을 통해서 얻게 되는 느낌, 지식, 경험 이라는 것입니다.

https://brunch.co.kr/@bio7420/1
제가 개인적으로 취미로 즐기는 에어소프트건을 경험하면서도 동시에 '카리르카'라고 가끔 소개를 해드렸던, 저와 오랫동안 밀리터리에 대한 이야기와 역사에 대한 토론을 나누는 밀덕과 이야기를 하면 느끼게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분명 그 분은 저보다 더 오랫동안 이론적으로 총기에 대해서 습득을 하고, 어떤 식으로 구현되어 있는지 어떻게 발사가 되는지 또 에어소프트건이라는 장난감은 구체적으로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를 직접 만져보거나 저와 달리 직접 구매해서 사본 경험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분은 정말 빠삭하게 잘 알고 계시거든요. 그런데 반면 저는 그 분과 달리 직접 에어소프트건도 많이 구매해서 뜯어보기도 하고, 경험도 해보고 체화된 지식으로서 직접 손으로 만져도 보고 단순히 유튜브 영상을 넘어서 그 구조를 직접 경험을 해보았으며 수리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니까 암묵지로서 에어소프트건이나 밀리터리를 접했다는 것이죠.
흥미롭게도 카리르카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보다 전혀 꿀리지 않습니다 매우 신기하게도 총기의 구조라던지 격발 원리라던지 그런 것을 잘 모를 법한도 한데 마치 직접 본 사람인것 마냥 저만큼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 저는 직접 경험을 해보고 분해 조립도 해보고 에어소프트건을 쏴보기도 하고 실탄사격장에서 격발도 해보았는데 암묵지라는 것이 전혀 없느냐! 그냥 단순히 나무위키 문서부터 시작해서 해외의 자료나 서적 등을 읽고 명시지로만 접근한 사람도 이렇게 잘 안다면 암묵지로서 체화된 지식으로서 직접 만져본 사람은 쓸모없는 짓을 했느냐!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 그 분보다도 훨씬 더 짧은 시간동안 밀리터리를 접했는데, 그 분이 쉽게 말해서 유튜브 영상 100번을 돌려보면서 이해하는 동안 전 한번 분해조립을 해봄으로써 에어소프트건의 구조나 작동 원리, 설계 사상, 주요 결함 등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죠. 백문이 불여인결처럼 이제 직접 보는 것보다도 만져보고 체험해보고 체화된 지식으로서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정말 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에어소프트건을 보면 비비탄을 정교하게 공기압으로 발사시켜야 하기에 상당히 내부 구조가 복잡한 경향이 있습니다
https://mall-gbls.co.kr/product/m1911a1-black-edition-cerakote%C2%AE/794/
만약에 여러분에게 한 100년 정도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해봅시다. 100년동안 편안하게 인강도 듣고, 다른 사람의 풀이도 다 읽어보고 이론서 서적을 다 섭렵할 수 있다고 한다면 여러분이 특별히 모의고사를 직접 풀어보고, 고생을 해보고 직접 손으로 펜을 들어서 제한된 시간 안에 연습하는 경험이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카리르카님처럼, 직접 에어소프트건을 분해조립을 해본 적도 없지만 그 구조에 대해서 빠삭하게 알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너무나도 많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에어소프트건이라는 교구재를 직접 만져보고 뜯어보고 분해조립해보고 고장이 났을 때 어디가 고장이 났는지를 파악하면서 직접 몸으로 체험해본 저는 그 사람보다 절대적인 깊이에서 밀릴 지언정 에어소프트건이라는 밀리터리 분야에 대해서 훨씬 더 빠르고 손쉽게, 효율적으로 이해하고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왜 굳이 이런 비유와 예시를 드냐면, 인공지능의 출현 이후 암묵지에 대한 의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인공지능은 분명 육체도 없고 체화할 수 있는 지식 없이 순수히 인간이 만들어낸 명시지, 막대한 양의 메뉴얼과 글, 그림 등을 학습하여 작동합니다. 인공지능을 보면 암묵지를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인간을 초월하는 속도로 명시지를 엄청나게 많이 입력받았지, 인간처럼 체화된 지식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적은 양의 자원과 시간을 들여 빠르고 정확하게 어떤 사물에 대해서 이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공지능은 단지 제가 앞서 말한 삼수생처럼, 편안하게 보기 공부를 하고 있지만 그 속도와 양이 압도적이기에 마치 직접 풀어보고 경험을 해보고 육체로 체험을 해본 수험생처럼 답변을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에 전 암묵지의 의의는 바로 속도와 효율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시청각 자극과 실제 모델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시대에서는, 100번 보고 듣는 것보다 한 번 하는 것이 더 낫다라고 좀 더 바뀌어야 할 듯 합니다. 100번 보고 듣는 시간만큼 여러분이 집중할 수 있습니까? 그냥 집중해서 한번 경험을 해보고 직접 체험을 해보는 것이 낫겠죠.
어찌보면 오늘 글은 두서없이 잘 못쓰기도 했고, 너무나 진부하게 '직접 풀어라 눈으로만 보지 말고' 라는 메세지를 주지만 근본적으로 이는 명시지와 암묵지의 사이에서, 명시지로 이해하고 머리 속에서 상상하는 것은 그 효율성이 너무나도 낮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좀 길게 정리를 하였습니다.
직접 실수를 하고, 실천을 하면서 어디에서 막히는지 확인을 해보는 체화된 인식, 암묵지 테스트만큼 빠르게 여러분의 경험과 실력을 점검하고 상승시킬 수 있는 수단이 별로 많지 않다는 것이죠. 그래서 전 삼수생의 공부 방식을 틀렸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시험이 가까워질 수록, 모의고사를 엄청 풀고 머리 속에 들어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실전 훈련과 경험을 많이 해야합니다. 무식하게 앉아서 그냥 편안하게 읽고 머리에 집어넣는 방식으로만 공부를 하면 필패합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저도 이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체력을 많이 아껴놓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맨 마지막에 가서 체력과 정신력, 머리에서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가 별로 남지 않았다면 저라도 그냥 편안하게 읽고 선생님들 강의 보고만 있고 직접 손으로 써보고 연습해볼 생각을 못 했을 것 같습니다.
무덥고 힘든 시기 잘 견디시길 바라며 억지로 거스르려고 하지 말고, 마치 물살에 따라서 몸을 맡기면서 그 속에서 방향을 조절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는 것처럼 너무 지나치게 흘러가는 물에 거슬러서 억지로 악을 쓰진 마시길 바랍니다. 저도 재수할 때 그렇게 했다가 박살이 나고 삼수까지 하게 되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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