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마 [994443]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5-06-23 23: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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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구과학 EBS 연계 교재 엉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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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구과학 연계 교재 엉망입니다.

우주론 파트에서 연속해서 계속 오류를 내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출제진이 한번 물갈이가 됐는데, 그 중에 계속 빵구를 내는 분이 계신 것 같습니다.



1) 수능 특강 205p 13번 해설 오류

먼저, 수능 특강 205p ㄷ 선지의 해설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해설 오류라서 놓치신 분이 꽤 계실 것 같은데,

'현재 같은 거리에 있는 은하의 적색편이는 가속 팽창 우주가 감속 팽창 우주보다 크냐?'

라는 질문입니다. 


1-2) 정상적인 문제 풀이 

정상적인 문제 풀이의 논리는 1a 초신성 관측 자료에서 나오는 아래 자료 상황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상대적인 빛의 세기가 같은 1a 형 초신성(=동일 거리의 천체)의 적색 편이는 가속 팽창의 경우가 감속 팽창의 경우보다 작습니다. 따라서 올바른 해설은 '(가)가 (나)보다 작다.' 입니다.


외부 은하의 적색편이는 '우주론적 적색 편이'에 의해, 빛이 방출된 시점부터 도착하는 시점까지 우주의 팽창 속도가 누적되어 나타나는 것인데, 가속 팽창 우주는 등속 팽창 우주나 감속 팽창 우주보다 과거 우주 팽창 속도가 느리니, 이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1-3) 수능 특강의 논리

아주 이상한 논리를 써놨습니다. cz=Hr이라는 공식에 의해, 거리가 동일할 때, 허블 상수와 적색편이는 비례관계이며, (가)든 (나)든 현재의 허블 상수는 똑같을테니, 동일 거리 천체의 적색편이는 (가)와 (나)에서 같다는 논리입니다.


한마디로 엉터리입니다. 


cz=Hr에서 'r'은 우주가 등속으로 팽창할 때의 거리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cz=Hr을 써야하는 문제들은 으레 '허블법칙이 성립한다.' 라는 조건이 주어지게 되지요.

그런데 등속 팽창이 아닌, 가속이나 감속의 경우에 이 공식을 가져다가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한 오류입니다. 


심각한건, EBS 수특을 해설하는 강사들도 아무렇지 않게 엉터리 논리로 해설을 하시더군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바로 이의 신청을 하였습니다. 


1-4) EBS와의 논쟁

너무 명백한 오류라서, 저는 EBS가 바로 인정하고 정정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좀 놀랐어요.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면서 2달 이상을 질질 끌더라구요. 그동안 세번이나 정정 신청을 했어야했습니다. 


아래는 저와 EBSi의 의견 교류 과정입니다. 


1-4-1) 첫번째 정정 신청

[본인]
ㄷ 해설의 내용을 바꿔야합니다. 적색 편이는 (가)가 (나)보다 작습니다.

당장 수능 특강 192p의 자료로도 반박이 됩니다. 


해당 자료에 의하면 가속 팽창 모델과 감속 팽창 모델에서 동일 거리(=1a 초신성의 상대적 빛의 세기가 같은) 은하의 적색편이는 가속 팽창의 경우가 감속 팽창의 경우보다 작습니다. 

해설의 의도는 이해합니다만, 완전히 잘못된 설명입니다. 


허블 상수는 단위거리당 우주의 팽창 속도를 의미하며 가속 팽창이든 감속 팽창이든 현재의 우주 팽창 속도는 정해져 있는 것이 맞습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동일 거리 천체가 관측자로부터 우주 팽창에 의해 멀어지는 속도는 동일할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에서 묻는 것은 '적색 편이' 이며, 적색 편이는 우주론적 적색 편이에 의한 결과이므로,  과거 우주 팽창에 의한 효과가 누적되어 관찰되기 때문에, 과거 팽창 속도가 더 느린 가속 팽창 모델이 동일 거리 천체에서 관측되는 적색 편이가 더 작습니다. 


완전히 잘못된 해설입니다. 


 애초에 우주가 가속팽창을 하거나 감속 팽창을 하면, 멀리 있는 은하의 적색 편이가 허블 법칙으로 예상되는 것과 달라지기 때문에, cz=Hr을 적용시킬 수 없는데, 해설에서는 이것이 성립한다는 전제로 설명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오류가 생긴 것입니다. 


한줄요약: 야, 너 당장 수능 특강에 나온 자료로도 반박되는 되게 기본적인 실수를 했어. cz=Hr을 해당 문제 상황에 적용시키는건 오류야.


[EBS]

안녕하세요. 회원님의 의견에 대한 답변드립니다.

문항 설계 과정에서 고려된 사항에 대해 보충 설명을 드립니다.

우리가 초신성을 이용하여 우주의 팽창 속도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과거 초신성의 빛이 현재 도달하였기 때문에 과거 우주 공간의 팽창 속도 변화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즉, 회원님의 말씀처럼 현재 우주 공간의 팽창 속도는 현 시점의 시간에 따른 우주 크기 변화로 해석되어야 하며, 우주의 크기 변화를 단위 공간(또는 거리)의 변화로 해석한다면 해설에서와 같이 우주의 팽창률(허블 상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국, 현 시점에서의 우주 크기 변화율이 동일하다면 현 시점의 우주에서 단위 공간(또는 거리)은 같은 속도로 팽창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현 시점의 우주에서 거리에 따른 후퇴 속도 변화 역시 동일해야 합니다.

과거의 빛을 이용한 해석이 아닌 현 시점의 우주 팽창에 대한 이해를 본 문항의 보기에서 묻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한줄요약: 응~ 내 의도는 그거 아니야~


'현 우주의 단위 공간은 같은 속도로 팽창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현 시점의 우주에서 거리에 따른 후퇴속도 변화 역시 동일해야합니다.' 까지는 맞는 말인데, 이로부터 '적색편이가 동일하다' 라는 결과가 나오는게 오류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외부은하의 '적색편이'는 과거의 팽창 속도가 누적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니까요. 

이 포인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답변을 하고 있습니다. 


1-4-2) 두번째 정정 신청

답답한 마음에 다시 한번 이의 신청을 하였습니다.


[본인]

일전에 해당 문제에 대한 정정 신청을 드렸으며, 정정 계획이 없으신 것 같아 다시 한번 신청드립니다.


일전에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았습니다.

---------------------------------------------------------------------------------------------

회원님의 말씀처럼 현재 우주 공간의 팽창 속도는 현 시점의 시간에 따른 우주 크기 변화로 해석되어야 하며, 우주의 크기 변화를 단위 공간(또는 거리)의 변화로 해석한다면 해설에서와 같이 우주의 팽창률(허블 상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국, 현 시점에서의 우주 크기 변화율이 동일하다면 현 시점의 우주에서 단위 공간(또는 거리)은 같은 속도로 팽창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현 시점의 우주에서 거리에 따른 후퇴 속도 변화 역시 동일해야 합니다.

과거의 빛을 이용한 해석이 아닌 현 시점의 우주 팽창에 대한 이해를 본 문항의 보기에서 묻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

우주가 어떤 팽창을 하든 현 시점에서 우주의 팽창 속도는 정해져 있고,

우주가 균일하게 팽창함을 고려하면 당연히 거리에 따른 후퇴 속도는 동일해야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선지가 '현 시점에서 은하가 우리로부터 멀어지는 속도'를 물은 것이 아니라 '적색편이'를 물었다는 점에서 해설 오류입니다.


우주론적 적색편이 논리로 인해, 외부 은하의 적색편이는 과거의 팽창 속도가 반영되어 관측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르면 (가)의 적색편이는 (나)보다 작아야합니다.


외부 은하의 적색편이는 사실 도플러 효과가 아닌, 우주론적 적색편이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우주 팽창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면, '현 시점에서 어떤 천체가 우주 팽창에 의해 멀어지는 속도' 와 적색편이는 서로 비례하지 않습니다.

빛이 방출된 시점의 우주의 크기에 대한 빛이 도달한 시점의 우주의 크기로 결정되지요.

그리고 '빛이 방출된 시점의 우주의 크기'가 고려된 이상 당연히 과거 팽창 속도가 반영되는겁니다.


일전에 답변에서 '회원님의 의견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는지'를 검토하신다고 하셨는데, 

아닙니다. 수능특강의 해설이 틀린 것이고, (가)의 적색편이가 더 작다는 것이 팩트입니다. 

해설이 반드시 수정되어야합니다. 


두줄요약: 네 말이 전반적으로는 맞는데, 결론이 틀렸다고. 해당 문제가 묻는건 공간이 팽창하는 속도를 묻는게 아니라 '적색편이'를 묻는거잖아. 적색편이는 과거 팽창 속도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니까? 해석의 여지가 있는게 아니고, 네가 틀린거야.


그랬더니 아래와 같이 계속 우기네요.

만능 치트키 나왔습니다. '교육과정에 충실했을 뿐!'


[EBS]

현재 우주의 크기와 시간에 따른 우주의 크기 변화율(허블 상수)은 우주 모형 (가)와 (나)에서 같습니다.

또한, 현재 교육과정에서 은하의 적색 편이를 측정하여 구한 후퇴 속도는 허블 상수와 은하까지의 거리의 곱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같은 거리에 있는 은하의 적색 편이는 현재 우주의 팽창을 기준으로 판단할 때 (가)와 (나)에서 같습니다.

수능특강 교재는 교육과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학습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문의주신 내용은 앞서 서술한 내용과 같이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하는 본 교재에 적용하기 어려움이 있으니 이에 양해부탁드립니다.

EBS 교재에 대한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한줄요약: 네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교육과정 외인거 같은데? 네 의견 기각



어이가 없습니다. 해당 논리는 우주론적 적색편이에 대한 교육과정의 설명과 기출 문제들로도 충분히 설명되는 내용인데 말이죠.

본인이 모르겠으니 우기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근거 자료까지 첨부해야할 것 같습니다.


1-4-3) 세번째 정정 신청

[본인]

일전에 의의를 제기했으나,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으며, 이에 대해 반박하고자 다시 올립니다. 

---------------------------------

현재 교육과정에서 은하의 적색 편이를 측정하여 구한 후퇴 속도는 허블 상수와 은하까지의 거리의 곱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같은 거리에 있는 은하의 적색 편이는 현재 우주의 팽창을 기준으로 판단할 때 (가)와 (나)에서 같습니다.

수능특강 교재는 교육과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학습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문의주신 내용은 앞서 서술한 내용과 같이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하는 본 교재에 적용하기 어려움이 있으니 이에 양해부탁드립니다.

---------------------------------------

일단 '수능 특강 교재는 교육과정을 준수하고 있다' 라고 하셨는데, 현 교육과정으로도 

동일거리의 천체는 가속 팽창의 경우가 등속이나 감속의 경우보다 적색편이가 작음은 

당장 수능 특강에 나와있는 자료로도 설명됩니다.


이 자료에 의하면 동일 거리 초신성의 적색 편이가 가속 팽창의 경우가 더 작죠.

최초 답변에서 이것은 초신성의 빛은 과거의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은하의 적색편이 또한 그렇다는걸 몇번이나 말씀드리고 있는데도, 왜 인정을 안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육과정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반영할 수 없다'는건 정말 말도 안되는 변명입니다.


또한, '적색편이로 측정한 후퇴속도' 관련해 말씀하신 내용은  'cz=Hr'이라는 공식을 의미하는데,

자꾸 이 공식을 먼거리의 은하들에도 적용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계십니다.

'안상현' 박사님의 '우주의 측량'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더욱이, 최근 기출에서는 우주론적 적색편이의 논리를 이해하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이 논리를 이해하고 있지요.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등속 팽창과 가속 팽창을 비교하면 둘은 과거 팽창 속도가 다른데,

동일 거리 천체에서 출발한 빛의 적색편이가 어찌 동일할 수 있는지 학생들이 굉장한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이 문제와 관련해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당장 수정되어야하는 해설입니다. 


한줄 요약 : 야.. 이 논리 당장 수능 특강에 나온 자료로도 설명되고, 네 주장의 핵심 논리는 '안상현 박사'님의 저서에 나온 문장으로 대놓고 반박돼. 그리고 이거 지금 너만 이해 못하는거야. 수험생들도 다 알고 있는 내용임.


[EBS]

안녕하세요.

회원님께서 의견을 주신 내용과 관련한 교재 정정 사항이 정오표에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좋은 의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은 인정받았습니다. 역시 학술 저서가 효과가 직빵이네요. 

한편으로는 권위로 찍어누르지 않으면 논리적으로 당연한 것도 먹히지 않는 세상이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결국은 선지와 해설이 모두 교체되었으니, 수험생들은 정오표를 참고 바랍니다.

(치졸하게, '내용 오류'가 아니라, '내용 보완'으로 올려놓은 것이 킬포)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수능 완성에서도 우주론에서 기어코 오류를 또 냈네요. 

글이 길어져서, 이 건에 대해서는 다음 게시글에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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