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과마늘(⩌⩊⩌) [1352787]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5-04-08 18:10:38
조회수 1,351

[칼럼] 시를 해석하는 주체는 독자가 아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761329

안녕하세요,

수능 국어를 가르치는 쑥과마늘입니다.


오늘은 2021학년도 9월 모의평가 '사령' 지문을 통해

시를 해석하는 주체는 독자가 아니라는 내용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내신식 작품 분석에 익숙해진 나머지,

EBS 연계 작품을 공부하거나 수능 시를 접할 때도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우리가 국어국문학과 교수님이 아닌 이상,

시에서 내신 수준으로 뽑아내어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 해석하는 게 좋을까요?


여기에서 잠깐 '해석'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석이라는 것은 독자의 배경지식,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절대적인 특정 해석이 존재한다기보다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는 것이 바로 '해석'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해석은 단순해야 합니다.

'글자 그대로 읽고 판단한다.'를 대원칙으로 삼아봅시다.


그리고 지문이 어느 정도 분위기인지만 파악할 수 있다면,

그 이후의 해석은 선지와 <보기>가 대신 제공해줍니다.


'사령'이라는 시에 대해 저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제가 저 시를 읽고 든 생각은 하나입니다.


'전체적으로 마음에 안 들고, 죽어 있다고 하니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네.'


이 지문에 딸린 <보기> 문제를 봅시다.


'자유가 억압되고 경직된다.'라는 해석을 <보기>가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자는 위축된 의사소통의 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여'라는 해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1번을 봅시다.


참여만으로는 활성화할 수 없다는 해석은,

자신의 참여 그 이상이 필요하다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보기>에서는 적극적인 참여를 못하고 있다는 해석을 제공했습니다.


이 두 해석이 충돌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어도 정답을 골라낼 수 있습니다.









수능 운문은 우리에게 해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단순하게 읽고, 제공되는 해석을 판단합시다.


그래야 빨리 풀 수 있고,

바르게 풀 수 있습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