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치과병원 후배 폭행사건 ‘쉬쉬’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002200

서울대 치과병원 전공의(레지던트)가 ‘군기가 빠졌다’는 이유로 동아리 후배 4명을 폭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폭행을 당한 학생 중 일부는 고막까지 파열되는 피해를 입었지만 ‘2차 보복’이 두려워 사건에 쉬쉬하고 있다. 학교 쪽에서는 ‘동아리 술자리에서 벌어진 일까지 제재하긴 무리가 있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의·치대 안의 수직적 ‘군대 문화’를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병원 전공의 3년차인 심아무개(29)씨는 지난달 22일 새벽 2시께 병원 회식이 끝난 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동아리 모임에 합석했다. 이 자리에서 심씨의 동아리 후배인 ㄱ씨가 한 기수 아래 후배인 ㄴ씨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ㄴ씨가 굼뜬 행동을 보이자, 심씨는 “우리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군기가 빠진 것 같다”며 ㄱ씨와 ㄴ씨를 포함한 남학생 3명을 일렬로 세워놓고 뺨을 때렸다. 심씨는 이를 말리던 여학생 ㄷ씨의 머리채를 끌어당겨 바닥에 내팽개치기까지 했다. 뺨을 맞은 ㄱ씨는 고막이 파열돼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심씨가 전공의로 일하는 병원은 심씨로부터 경위서를 제출받아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하지만 학교 쪽에선 “당사자들 간에 사과로 마무리된 사건”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석준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교무부원장)는 지난 23일 <한겨레>에 “치의학대학원 안에서 일어난 사건도 아니고, 동아리 술자리에서 발생한 폭행에 대해서까지 우리가 제재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심씨가 사건 이후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잘못을 시인하며 사과했고, 피해 학생들이 사과를 수용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태도다.
학교 쪽의 이런 대처를 놓고 피해자 쪽에선 “담당 교수가 만나자고 한 뒤에야 심씨가 마지못해 사과를 했는데 그게 진정성 있는 사과냐”고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추가적인 문제 제기에 나서진 못하고 있다. 피해자 중 한 사람은 “치대 커뮤니티가 좁아 한번 선배들이나 교수들에게 찍히면 평생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2차 보복이 두려워 말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 1년차 전공의도 “환자를 많이 보고 잠도 못 자고 하다 보니 실수를 하게 되면 담당 교수가 화가 나서 주먹으로 때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도 “이것을 밖으로 말하는 순간 이 병원에서 떠나야 할지도 몰라 쉬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치대 내의 군기잡기 폭행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번 사건에 앞서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4년차는 1년차 후배가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배를 여러 차례 걷어찬 일이 논란이 된 바 있으며, 2012년엔 후배 전공의한테 폭행하고 욕설한 전공의가 법정으로 가기도 했다.
이나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의·치대부터 병원으로 이어지는 ‘군기’가 오히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엄중한 일이라 ‘군기’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오히려 이런 문화가 의료사고를 더 부추길 수 있다. 수련 과정 속에 인권감수성을 키우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 [인기화보] [인기만화] [핫이슈]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최고대학병원이...좋아요 2 답글 달기 신고
-
아무리 서울대라도 이런 노예근성 문화는 별수 없군요....좋아요 6 답글 달기 신고
-
전국 수재들도 괴물이되는구나. 아니 괴물이 되는건지 괴물을 숨기고살았던건지...좋아요 13 답글 달기 신고
-
만화 의룡에서만 보던게 현실로..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왜캐 때려 때리길ㅠㅠ 말로해 말로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서울대치과병원 후배 폭행사건 ‘응가응가’좋아요 1 답글 달기 신고
-
올해 화1 23수능보다 어려운거 발사되고 만백 100 찍을거임 느낌옴 난
-
1. 6월까지 사문을 유기 2. 6월 표본 에바 > 한지로 런 6월 표본 ㄱㅊ >...
-
썩어버린 상위표본+유입없음 지2는 이슈없이조용히 넘어갔던 21->22 그리고 22...
-
그건 당연히 넘기고보는거 아니었음?어이없네 15,28은 찍고 21,29번은 운빨!!...
-
화1 빈집털이 각 나올지도?
-
일단 갈수있을지부터가 의문이긴한데 그에 상응하는 공부량은 뽑아낼 자신이있어서 고대가...
-
문학독서는 a강사거 듣고 언매는 b강사거 듣고 기출문제집은 c강사거...
-
나같은 아싸는ㅜㅜ
-
우리도 해달라고 한 적 없어 씨발
-
이유도 댓글에 적어주세요.
-
씨발 여기서 4년은 지옥인데 나라면 아예 자퇴하고 쌩재수할듯
-
in 경북대 이거시 경북대 버프인가
-
강기분 다했고 새기분 끝나가는데 학교쌤한테 질문하니까 마닳풀고 EBS정리하라고...
-
ㅇㅇ 과2단점)의대를못감
-
점심여캐투척 5
음역시귀엽군
-
하 머리가 아프다
-
점메추 6
.
-
지도만 몇개 외우면 되던데 왜 안하는거지;
-
바디워시 추천좀 0
레몬이라 써진거 샀는데 무슨 오이 냄새가 진동해서 버림
-
사탐런 허용은 누구 대가리에서 나온생각일까?? 의대도 사탐이되니까 이건 공부를...
-
보통 과외하실때 모르는거 나오면 어떻게해야되요
-
[속보] 인권위, 정부에 "정년 60→65세 상향 추진해야" 권고 0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국무총리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60세에서 65세로 법정...
-
나 나름 투과목 쳤고 1 받았는데 문과과목 한지 런해서 그냥 했더니만 재밌고...
-
공부가 최고인듯하네요 여기서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
내일부터 0
당분간 약속 안 잡아야지 계속 밖에 나가니까 몸이 너무 피곤해 역시 난 아싸가 체질이 맞아
-
사문하지 말고 0
정법하자 ㅇㅇ
-
공통은 잘하는데 (평가원기준 2틀 이내) 미적만 죽쑤는 (3틀이상) 유형: 공통실력...
-
그럼 왜 사문치러가는거냐
-
(논리황 필독)LP지문 베이즈 주의 지문 좌표로 표현 0
2018학년도 9월 모의평가 LP지문 에서 전건 긍정 규칙 관련해서 참이고 거짓인...
-
원래 나중에 올리려고 했는데 걍 귀찮아서ㅎㅎ 지금 올립니다 정사면체가 아닌 모든...
-
문제가 전부 퍼즐형인 과목 특성상 시간소진으로 말려죽이는게 가능함 기존 사탐...
-
배고픈 저에게 점메추를 15
도서관에서 혼자 꼬르륵...
-
한지 사문 개냠기출 끝냈는데 표본 개 고여서 답 안나오면 쌍사침공하러 가도 되나
-
떨어진학교 레어도 들고있음 엌ㅋㅋ
-
궁금합니다
-
오늘 점심 4
포케
-
오부이들 점심 뭐먹음 15
비염에 감기콤보맞아서 데프콘식 마늘통닭 시켯음
-
농구 - https://youtu.be/EfFbwVs1x3M 축구 -...
-
26수능 관전 포인트 15
1.유독 늘어난 확통런 기하런 미적 내에서 공통과목 평균이 낮은 집단이 런 한거라...
-
나 재능있는듯 11
일코하는 동기들 정체 밝혀내기 벌써 3명째임 ㅋㅋㅋ
-
더 떨어지면 진짜 큰일난다니깐?
-
1타도 저런 편법 가르치면 한방에 보내버리는게 평가원이라는 집단임
-
수시로 최저맞춰서 대학가려면 사탐2개가 맞는걸까요
-
오르비는 일루미나티이다... 사실 아닌 곳이 더 드물긴 해 3
전시안에.. 염소?? 바포메트잖아 ㅋㅋ 사실 서강대도 일루미나티임. 예수회가...
-
이거 어케 해결해야 하려나... 백분위 98-99는 항상 나오는데 100 안정화 장벽같음
-
일단 과목당 6~7개 생각중인데 지금부터 수능까지 계속 풀 거에요 이정도면 적당한가요?
-
와 아타라요 내한하네 11
이 노래 개좋아하는데 가야나
-
잠와… 0
-
정신과 3
제가 자사고 출신인데 진짜 저만 입시 망해서 학벌 열등감?비슷한게 생겨서 진짜 밤에...
-
님들 환승연애 정현규 정도 외모면 대학에서 잘생긴편임? 7
제가 대학 안가봐서 모르느데 정현규님 이분 외모면 대학교에서 잘생긴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