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능날 최상의 결과를 기대한다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8781011
수험생들을 위해 매주 3편의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카톡으로 전달받는 3편의 편지, 편하게 읽어보세요.
어떤 편지인가요? ► https://bit.ly/mental_letter
805번 버스를 놓쳤습니다
집에서 나오면 1분 거리에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거리는 무척 가깝지만 횡단보도를 한 번 건너야 버스를 탈 수 있죠.
저는 신발장에서 네이버 지도 앱을 켜서 805번 버스의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요. 시간이 충분했으면 좋겠다..하는 그 마음으로요.
한 정거장 전
탈 수 있겠다 싶어 신발을 신고 빠르게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버스보다 먼저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간발의 차이로 횡단보도의 초록불을 놓쳤습니다. 그리고 조금 후 횡단보도 건너편에는 805번 버스가 도착했고, 저는 버스가 유유히 떠나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었죠.
버스를 놓쳤습니다.
놓칠까.. 하는 그 마음 때문에요.
여러분의 버스는 어디쯤 있을까요?
대구에 사는 사람이라면 805번 버스를 잘 알 거예요. 대구 도심 중요한 지점 곳곳을 누비는 버스라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버스죠. 그래서 배차 간격도 짧은 편입니다. 저는 눈앞에서 버스를 놓쳤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저는 집에서 여유롭게 출발했습니다.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타도 원하는 목적지에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죠.
그런데 만약 제가 한 정거장 전에 있던 805번 버스를 꼭 탔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저는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신발장에서 어떤 행동을 취했어야 할까요?
버스 시간을 알아보는 대신, 신발을 신고 그냥 달려 나갔어야 합니다. 그러면 버스가 도착하기 전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었을 테고, 곧 도착한 805번 버스도 탈 수 있었겠죠.
물론 신발을 신고 바로 달려나갔다고 하더라도 버스를 놓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정류장에 가장 빠르게 도착하는 방법이 시간을 보는 것이 아닌 신발을 신는 것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를 내가 알고 모르고는, 그 버스를 내가 탈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짓지 못합니다. 그러나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과 확인하는 행위는 내가 탈 수 없는 확률을 높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죠. 버스를 타고 싶었다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었습니다.
여러분의 목표 대학이 바로 버스와 같습니다. 그런데 805번과는 달리, 배차 간격이 1년인 버스입니다.
여러분의 버스는 어디쯤 있을까요?
신발끈
몰라도 됩니다. 그리고 알 수도 없죠.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나요? 그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여러분의 버스와 여러분 사이의 거리는 좁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여러분이 그 버스를 탈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죠. 빨간불로 바뀐 신호등과 건너편에 떠나가는 버스를 바라볼 확률만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현재 어떤 상황에서 있든, 최상의 결과를 내는 법은 정해져 있습니다. 시계를 보는 것이 아닌 신발을 신는 것입니다.
오늘도 여러분이 시계를 보는 동안 어쩌면, 횡단보도의 초록불이 여러분을 기다리며 깜빡이고 있진 않을까요? 신발을 신고 달려 나간다면, 빨간불로 바뀌기 전에 건너편으로 넘어갈 수 있진 않을까요?
글쎄요,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지금 시기에 신발을 신지 않은 채 시간을 확인하려 한다는 것은 분명하죠. 지금 여러분의 모습처럼요.
그러니 더 이상 지체하지 맙시다.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섭시다. 제가 매주 신발끈을 꽉 묶어드리겠습니다.
제 계정을 팔로우 해두시면 칼럼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여러분의 좋아요와 댓글은 칼럼 연재에 큰 힘이 됩니다
신발끈이 풀리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다음 주에도,
그다음 주에도,
그리고 수능까지.
언제든 꽉 묶어드릴게요 :)
0 XDK (+1,500)
-
1,000
-
500
2등
시험 성적이 잘 안나왔는데 하필 시험이 또 쉬웠대! 이러면 오르비던지 뭐 아무 커뮤에서나 6시간동안 '솔직히 이번에 96이상 아니면 수학 접어야 한다 생각' 이딴 쓰레기 글이나 읽어대며 감정소모나 하고 있게 되더라고요 ㅠ (6모 끝난 직후에 제가 딱 저랬었죠... 수학 76...)
저런 불안한 멘탈을 바로잡는 방법에 대한 칼럼도 기대하겠습니다..! 팀 아맞다 멘탈레터 파이팅
그렇죠. 그래서 멘탈도 '훈련'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수능 직전에 무너지기 쉬운 것 같아요. 어려운 수학 문제에 여러 번 도전해서 실력을 쌓는 것처럼, 멘탈도 흔들릴 때마다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eica님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칼럼과 편지들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집필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하루도 수고 너무 많으셨어요. 오늘 댓글에는 응원을 두 배 세 배 꾸욱 꾸욱 담아봤어요 :)
이 글을 읽고 댓글을 쓰는 순간 역시 시간을 확인하는 행위다.
이 댓글을 보고 있다면 신발끈을 묶으러 가길 바란다.
(저도 폰끄고 공부할게요 ㅠㅠ)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하시고 내일도 화이팅입니다!!
그냥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6월 3일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짜인가요?
오르비 가입한 날짜입니다 !
처음 닉네임 정할 때 뭐하지 하다가
날짜를 봤네요.
좋은글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해요 항상 :)
헉스바리 내일 리트라 마음의 준비 하다가 늦어버렸다
그냥 살면서 한 번쯤은 보고 싶었던 시험이라 체험하고 오려고요 ㅋㅋㅋㅋ 25만원이나 낸 거 아깝지 않게 잘 보고 오겠습니다
와.. 토플보다 비싸네요.. 그렇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잘 다녀오세요!!!
점수는 무겁게!!
이젠 응시료도 엄청 올라요ㅠㅠㅠㅠ
이번주도 혼자고 앞으로도 혼자일거 같지만...나아가야죠
Just do it
이번 글도 감사합니다!! 저는 805보단 724 ㅎㅎ
오랜만에 출석체크합니다!
최악인 건 수능 날 말렸는데 시험 보는 중에 이거 몇 개 틀리면 어느 대학 갈 수 있고 계산하는거죠
미쳤다…위로 많이 받고 갑니다
시간에 쫓기는 것이 아닌 신발끈을 꽉 묶기! 수능 때까지 새기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