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입니다] 제발 다리 자르지 마세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9904622
수능이라는 레이스를 달리다 보면
갑자기 한 쪽 다리를 절게 될 수 있어요.
평소처럼 달릴 수 없는 상황을 만날 수 있어요.
이때 많은 학생들이 '아 망했다' 생각하고 톱을 듭니다.
그리고 스스로 다리를 잘라 버립니다.
자포자기해버리는 거죠.
톱 내려 놓으세요.
다리 자르지 마세요.
다리 절면서 끝까지 결승선에 가보세요.
결승선에 가보면, 멀쩡하게 다리 안 절고 완주한 학생들보다는
다리를 절면서 끝까지 완주한 학생들이 더 많습니다.
즉, 나의 경쟁자도 마찬가지로 다리를 절면서 달리는 겁니다.
그런데 내가 경기 도중에 다리를 잘라버린다면?
내 경쟁자는 나를 '실력'으로 이기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알아서 멈췄으니까요.
심지어 나보다 실력이 낮은 학생들도
나를 '실력'으로 이기지 않아도 이길 수 있게 됩니다.
내가 알아서 멈췄으니까요.
그 학생은 뜻밖의 성적을 받게 되겠죠.
자, 이제 거꾸로 생각해보세요.
내일은 여러분이 '실력'으로 이기지 않아도
이길 수 있는 학생들이 많이 나타날 겁니다.
여러분이 평소에 몇 등급이었던 간에
여러분보다 등급이 높았던 학생들 중 분명,
스스로 다리를 자르는 학생들이 있을 거니까요.
그러니 다리 자르지 마세요.
[예시 상황]
독서론 무조건 5분 컷 해야 하는데 8분째 풀고 있음.
알고 보니 어렵게 개빡세게 출제된 것.
근데 시험 중에는 그걸 모르니 다음과 같이 생각함.
대부분의 학생들
: '하.. 왜이러지? 조졌네..'
스스로 다리 자르고(멘탈 나가서) 이후 파트, 과목도 조짐
이 글을 본 학생들
: '와 개어렵네.. 근데 다른 애들은 다리 자르고 있겠지?'
추가 타격을 최소화해서 상대평가에서 승리
지금까지의 실전 모의고사는 실전 '모의고사'입니다.
하지만 수능은 진짜 ‘실전’이고, 그래서 아무도 모릅니다.
제일 안타까운 경우는
1. 모두에게 어려운 시험이었음.
2. 근데 시험 도중 스스로 다리를 잘라버림
3. 찍은 걸 많이 맞아 버림.
이렇게 ’평타‘로 마감한 경우입니다.
어쩌면 다가올 행운을 위해서라도 한 번 끝까지 달려보세요.
행운이 없더라도 어쨌든 나는 최선을 다한 것일 테니까요.
여러분이 지금껏 어떤 평균치를 보여줬다고 해도
수능이라는 한 번의 ‘실전’에서는
그 평균치가 다 무시될 수 있습니다.
나에게도, 나의 경쟁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다리를 전다고 스스로 자르지 마세요.
자르고 싶으면 싶을수록 자르면 안 됩니다.
그럴수록 버텨낸 사람들이 적을 거니까요.
(= 19, 22 국어처럼 컷이 쭉쭉 내려갑니다.)
완주만으로도 순위권에 들 수 있어요.
아프다고 잘라버리지 말고
결승선에 도착 후에 아픈 다리를 보세요.
미치도록 자르고 싶었던 다리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될 겁니다.
올해 수능을 응시하는 학생들을 위한 마지막 칼럼입니다. 항상 좋아요로, 댓글로 응원해 주신 학생/선생님들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김희훈 드림
0 XDK (+110)
-
100
-
10
-
ㅇㅇ
-
저격메타라 0
간만이군요
-
저격 메타임? 1
나도 그럼 으흐흐
-
오르비 귀염둥이님....
-
대구, 춘천 있다는데 대구가 비율상으론 영어를 안봐도 은근 영어를 많이본다는데 이게...
-
저격메타라니요 2
추억이구만
-
바보! 5
-
밤에 번쩍번쩍 퍼레이드 하는거
-
미적 한 번도 안해봤고 내신때문에 미적 해야하긴하는데 미적도 하고 기하도 하면 좀...
-
학교가려햇는데 6
수시면접이라 통제당함 ㅜㅜ 매운음식추천점
-
저 격합니다 3
-
저격합니다 1
서성한.. 스나이핑할래요..
-
해적왕이 되고싶어요...
-
시간 빠르네 올겨울에는 또 무슨 챌린지가 유행하려나
-
더 불타올라라
-
남자답게 글삭하지마라 선적분조지고온다
-
친구 6명이 모이려니까 약속잡기가 ㄹㅇ 개 빡세네 15
고딩때가 좋았다
-
저격메타 뭐노 1
오르비의 활성화 환영합니다 더욱 가열차게 저격메타를 굴려봅시다
-
면접은 모레부터 준비한다!
-
메인글 댓글 2
동덕여대 이슈에는 어김없이 ㅋㅋ
-
졔수질문 1
올해수능본현역인데 제가 공부를 좀 늦게 시작해서 국어도 여름방학때 시작하고...
-
올해 6평 성적은 이렇게 받았습니다. 수학은 6평때 100점이라 생각했는데 14번...
-
야야 잠시만 기다려봐 18
밥먹고왔더니 이게뭐야.... 미필6수, SII 3년다닌 한양대공대 반수생이...
-
25 지1 4페이지는 역대급이다.... 거를 타선이 없네
-
작년엔 아무나봐도 입떡벌어지는 성적들이었는데 올해는 뭔가 오히려 성적 낮은애들이...
-
저메추 0
-
오늘 먹고 자기만 함 11
-
EMP ㄷㄷㄷ
-
촌놈이어서 강남 가는김에 점심에 맛있는거 좀 먹고 산보 좀 하는데 가볼 곳이나...
-
일거라 믿어요............ 문학부터 잡아보자.......
-
역사 등급컷 불평한 내가 부끄러워질정도네 과탐 진짜 ㅈㄴ 고였네 N제+실모만 기본...
-
좀 옛날 졸업생이어도 내신 비슷하게 반영하나요? 학생부가 많이 달라진걸로 알아서.....
-
올해 모의수능 낮은 2등급 정도 나오는 베이스입니다. 김범준쌤 괜찮아 보여서 풀커리...
-
료가고싶다 `~~~
-
미국 가고싶어요 ㅠㅠ
-
수능 전에 산 제노 챌린지 샤프가 불량이라 모래주머니 참
-
풀이 방식은 따로 없고 그대로 읽고 그대로 푸는 느낌입니다 학원에 숙제로 모의고사...
-
그니까내일7시에일어나야하지만 지금피곤하니까카페인을빨게요.몬스터딱대
-
이분의 성씨는 金씨입니다만?
-
아는 50중 원 버리는사람 진짜 겁나 많은데,특히 화학은 50일수록 더 버리는...
-
.... 진짜 난 왜 잘하는게 없을까
-
공대이고 국수탐 표점 합 몇점이면 되나요?
-
점심에 치킨 먹으려다 안 먹고 지금 먹으려는데 이거 ㄱㅊ나요?
-
서울대처럼 학종 느낌으로 반영하는 듯?
-
어케하면 그 짧은글에 와꾸 키 몸무게 목뒤 때 친구 수를 한번에 녹아내냐 니가...
-
저... 격합니다
-
병든수험생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요양원 내년에 대학 처음가는 분들은 기대좀...
-
근데 화2가 5
표본 ㅈㄴ높긴한데 투과목중에 현강없이 공부할수있는 유일한 과목이긴함
-
심-멘 1
명지대 최초합 ㅅㅅ
모두들 화이팅
1년 동안 좋은 칼럼 감사했습니다
수능은 과거를 묻지 않는다
오로지 내일 딱 한번만 기적을 보여주면 된다
마지막 전투 후회없이 치르고 오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라그나로크가 도래했다
진짜 이 글은
지금 수능을 보는 사람과
앞으로 수능을 볼 사람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공부는 고고한 학처럼 하는게 아니라 지저분하게 하는거임.
열심히 보겟씁니다!!
ㅎㅇㅌ!
잘 보고 오겠습니다
시험뿐 아니라 인생사에서도 적용되는 말이네요 ㅎㅎ
저도 돌이켜보면 24때 문학 풀다가 다리 안 자른걸 가장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통찰력 지리시네예.
수능전 마지막글
덕분에 절뚝이면서 나아갔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끝나고본내가밉다
선생님 진짜 감사합니다 오늘 수학풀다 패닉왔는데 이 글이 머리에 스치면서 이악물고 시험봤습니다. 덕분에 개망할뻔한 수학 84점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