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617201] · MS 2015 · 쪽지

2015-11-19 21:44:16
조회수 261

오르비문학-재수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864444

밤의 재수종합반
케케묵은 먼지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묻고
터무니없이 일년 더 기다리는 재수생들

재수생의 일개 분대가
나란-히 독서실에 앉아있다
나는 수능이 꿰뚫은 수험생을 말한 셈이다

한 회의 모의고사가
샘물처럼 죄-다 쉬웠었다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부끄러움...

나는 난이도 조절의 변비증을 앓는 평가원과
무덤속의 N수생을 말한 셈이다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재수생의 뻣뻣한 목덜미

막대기같은 생각
빛나지 않고 막대기같은 재수생이
가슴에 빛나는 대학마크를 달고
취업이 막막한 대학생이
불쌍하다고 생각한 순간

느닷없이 재수생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너도 재수지, 너도재수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