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언매 [1159823]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11-30 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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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의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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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추위가 시작되었는데 추위의 어휘사를 알아보자.


현대 국어 '추위'는 15세기에 보이는 '치ㅸㅢ'로 소급된다. 이 형태는 형용사 '치ㅸ-'[寒]에 명파접 '-의'가 붙은 형태이다. '춥다'의 옛말인 '칩다'는 자음 어미가 오면 '칩-'으로 모음 어미가 오면 '치ㅸ'으로 교체되던 용언이었다. 현대 국어에서 ㅂ 불규칙 활용을 하는 용언은 이러한 음운론적 교체 현상에서 순경음 비읍의 음가가 반모음 [w]로 바뀌어서 나타난 것이다. '치ㅸㅢ'에서 ㅸ의 영향을 받아 'ㅢ'는 원순성이 추가된 'ㅟ[uj]'로 변해 '치ㅸㅟ'의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 당시 'ㅟ'는 단모음이 아니라 이중모음이었다. 


그러다 앞서 말한 순경음 비읍의 음가 변화(ㅸ-->/w/)로 인해 '치ㅸㅟ'는 '치위'로 변하였다. 2음절의 원순모음 ㅟ의 영향을 받아 18세기에는 '츄위'가 보이기 시작하였는데 '칩다-->춥다'의 변화보다 한 세기 빠르게 나타났다. 근대로 넘어오며 치음이었던 'ㅈ, ㅉ, ㅊ'는 경구개음으로 바뀌어 '츄'와 '추'를 음운론적으로 변별할 수 없게 되어 '추위'로도 쓰이게 됐고 현재에 이르렀다. 19세기까지 '치위' 역시 기록에 보이는데 용언 '칩다'가 'ㅂ'의 영향으로 '춥다'로 정착함에 따라 일관성을 위해 '치위'는 사장되고 '추위'가 정착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치ㅸㅢ' 형성에 참여한 명파접 '-의'는 작수 언매에 나온 그 명파접으로, 오늘날에는 형용사 어간에 접미사 '-이'가 붙어 명사와 부사를 만들지만, 중세국어에서는 부사로 만들 때는 '-이', 명사는 대체로 '-ㅇㆎ/의'가 사용되었다. 어간의 환경에 따라 모음조화를 맞추기 위해 다른 형태가 쓰인 거다. 형용사가 명사화한 예시는 '치ㅸㅢ(추위)' 말고도 '노ㅍㆎ(>높이)', '기릐(>길이)', '기픠(>깊이)', '킈(>키)' 등이 있다.




국어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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