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기차 [477377] · MS 2013 · 쪽지

2022-11-17 03:42:20
조회수 21,937

[부탁입니다] 제발 다리 자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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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지막까지 학원에 남아 있던 학생이 있었는데


그 학생에게 해준 말을 해드리려 합니다.



즉흥적으로 쓰기도 했고,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색상이 요란한 점은 양해부탁드립니다.



새벽이라.. 묻히면 오전에 한 번 더 올리는 걸로 하고


일단 시작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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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라는 레이스를 달리다 보면


갑자기 한 쪽 다리를 절게 될 수 있어요.


평소처럼 달릴 수 없는 상황을 만날 수 있어요.



이때 많은 학생들이 '아 망했다' 생각하고 톱을 듭니다.


그리고 스스로 다리를 잘라 버립니다.


자포자기해버리는 거죠.





톱 내려 놓으세요.


다리 자르지 마세요.


다리 절면서 끝까지 결승선에 가보세요.





결승선에 가보면, 멀쩡하게 다리 안 절고 완주한 학생들보다는


다리를 절면서 끝까지 완주한 학생들이 더 많습니다.


즉, 나의 경쟁자도 마찬가지로 다리를 절면서 달리는 겁니다.





그런데 내가 경기 도중에 다리를 잘라버린다면?



내 경쟁자는 나를 '실력'으로 이기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알아서 멈췄으니까요.




심지어 나보다 실력이 낮은 학생들도 


나를 '실력'으로 이기지 않아도 이길 수 있게 됩니다.


내가 알아서 멈췄으니까요.


그 학생은 뜻밖의 성적을 받게 되겠죠.





자, 이제 거꾸로 생각해보세요.





내일은 여러분이 '실력'으로 이기지 않아도 


이길 수 있는 학생들이 많이 나타날 겁니다. 




여러분이 평소에 몇 등급이었던 간에 


여러분보다 등급이 높았던 학생들 중 분명,


스스로 다리를 자르는 학생들이 있을 거니까요.






그러니 제발


제발


제발


다리 자르지 마세요.






[예시 상황]


독서론 무조건 5분 컷 해야 하는데 8분째 풀고 있음.

알고 보니 상당히 빡세게 출제된 것.

근데 시험 중에는 그걸 모르니 다음과 같이 생각함.



대부분의 학생들

: '하.. 왜이러지? 조졌네..'


스스로 다리 자르고(멘탈 나가서) 이후 파트, 과목도 조짐



이 글을 본 학생들

: '와 개어렵네.. 근데 다른 애들은 다리 자르고 있겠지?'


추가 타격을 최소화해서 상대평가에서 승리







지금까지의 실전 모의고사는 실전 '모의고사'입니다. 


하지만 수능은 진짜 ‘실전’이고, 그래서 아무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지금껏 어떤 평균치를 보여줬다고 해도 


수능이라는 한 번의 ‘실전’에서는 


그 평균치가 다 무시될 수 있습니다.


나에게도, 나의 경쟁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일 안타까운 경우는



1. 모두에게 어려운 시험이었음.


2. 근데 시험 도중 스스로 다리를 잘라버림 


3. 찍은 걸 많이 맞아 버림.



이렇게 ’평타‘로 마감한 경우입니다.


어쩌면 다가올 행운을 위해서라도 한 번 끝까지 달려보세요.


행운이 없더라도 어쨌든 나는 최선을 다한 것일 테니까요.







그러니 다리를 전다고 스스로 자르지 마세요. 


자르고 싶으면 싶을 수록 자르면 안 됩니다.


그럴 수록 버텨낸 사람들이 적을 거니까요.

(= 19, 22 국어처럼 컷이 쭉쭉 내려갑니다.)


완주만으로도 순위권에 들 수 있어요.





아프다고 잘라 버리지 말고


결승선에 도착 후에 아픈 다리를 다시 보세요.


미치도록 자르고 싶었던 다리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될 겁니다.





마지막까지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


김희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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