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랴부랴'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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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며칠 남았는데 이제야 부랴부랴 시작하는 사람은 없겠죠?
'부랴부랴'는 '매우 급하게 서두르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로 '부랴'라는 것만 봐도 대충 '불이야'에서 왔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불이야불이야'에서 온 표현이며 20세기 문헌에는 '불야불야'로 나타납니다. '불야'가 중첩된 표현 즉 첩어인데 의성어나 의태어는 흔히 첩어를 통해 실현됩니다. 운율을 맞추기도 좋고 의미도 훨씬 전달이 잘됩니다. 이해조의 홍도화(1908)에선 "무엇이 그리 급하야서 불야불야 장가를 드리더니"라는 문장이 보이고, 화셰계(1911)에선 "불야불야 단랑을 식여 쵸례쳥으로 다려"라는 문장이, 상록수(1936)에선 "그 날 밤으로 불야불야 길을 떠난 영신은"이 보이며 이외에도 여려 예시가 있습니다. 이 '불야불야'가 하나의 부사로 쓰였는데 불이 난 급박한 상황에서 외치는 소리가 하나의 부사로 어휘화된 것이죠. 이 '불야불야'가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에 등재되었는데 우리말큰사전에서는 연철이 된 '부랴부랴'가 표제어로 등재되었습니다. 더 이상 불(火)에서 유래됐다는 어원 의식이 멀어져 '부랴부랴'라는 어원을 밝히지 않은 표기가 표준어가 된 것입니다.
'불야불야'가 쓰이기 전에는 정말 '불이야 불이야'로 쓰였습니다. 원래는 정말 불이 났을 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쓰였지만 20세기에 들어서며 아예 하나의 부사로 굳여져 갔습니다. 계축일기(17c)에 쓰인 "불이야 불이야"와 대한매일신보(20c 초)에 쓰인 '불이야 불이야'는 불이 났음을 알리는 표현이었지만 동시대인 20세기에 '불이야불이야'가 "그는 불이야불이야 구두를 닥기 시작하얏다.”(지새는 안개-현진건·1923)에서처럼 매우 급하게 서두르는 모양을 지시하는 부사로 굳어졌습다. ‘불이야! 불이야!’라는 외침이 갖는 ‘급박성’이 매개가 되어 황급히 서두르는 모양을 가리키게 된 것입니다. '이야'는 '야'로 줄기도 하므로 '불야불야'가 나오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불이야불이야 > 불야불야 > 부랴부랴’와 같은 변화를 겪어서 오늘날의 ‘부랴부랴’가 된 것입니다. 참고로 '부랴사랴'도 같은 어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부리나케'도 '불(火)'과 관련이 있는 어휘인데 19세기에 보이는 '부리니키'를 통해 '불이'와 '나키'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부리'는 '불이'가 연철된 것일 거며 '나키'는 '나다'의 활용형일 거다. '키'는 '게'가 음운 변화를 겪어 나온 일종의 이형태일 것입니다.
수능 응시자분들께선 남은 시간 오르비 좀 적당히 하시고 공부 좀 하시길 바랍니다. 얼마 안 남았는데 목표 이루시길 바랍니다.
국어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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