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제일 침 [834704]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2-07-27 10: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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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의 최대 적 '아침 잠' : 아침을 이기기 힘든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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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과외를 하게 되면 담당 과목의 수업 뿐만 아니라 수강생들의 생활 패턴까지 잡아주는 스타일입니다.


다년간의 학원 및 과외 강사 경험을 돌아볼 때 '열심히 하길 바란다'는 핑계로 '아이에게 윽박을 지르'거나 '혼을 내는 것'은 잠깐의 효과는 있을지언정 장기적인 효과는 전혀 없더라구요.


그래서 '강사가 힘들어야, 학생이 잘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제가 먼저 일찍 일어나서 아이들을 아침부터 깨워주는 편입니다.


저는 현재 'n수생 두명, 고3 두명, 고1 두명'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고3과 n수생들은 오전 6시 그리고 고1학생들은 오전 7시에 제가 깨워줍니다.

그리고 전자에게는 8시에 후자에게는 10시에 두번째로 전화하여, 혹시나 졸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전화로 깨워줍니다. 당연히 졸고 있는 학생들에게 화내지 않습니다. 화 내봤자 아이들 기만 죽으니깐요.


그렇다고 제가 착한사람일까요? ㄴㄴ. 

속에서는 정말 열불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수험생들의 최대 적은 '아침 잠'인 것을 감안하면 그저 불쌍합니다.


전 솔직한 심정으로 아침에 잠이 온다고 졸거나, 공부에 집중을 못하는 수험생들은 그저 '의지박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이 온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공부를 할 수 있죠.

잠이 온다면 잠시 주변을 걷고 들어와 잠을 깬 다음 공부할 수 있죠.

잠이 온다면 잠시 푸쉬업이나 스쿼트를 해서 잠을 깬 다음 공부할 수 있죠.


잠을 깰 수 있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저는 아침에 잠이 오는 모든 수업생들이 '의지박약'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게 아닙니다.

아침잠은 충분히 올 수 있습니다.

독학재수학원에서든

기숙재수학원에서든

찐 독학재수생이든

모두가 아침에 피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곤을 이겨내기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이건 '의지박약'입니다.


이럴꺼면 재수를 왜 했습니까?

이럴거면 삼수는 왜합니까?


답답한 마음입니다.


저도 작년에 부모님 몰래 수험생활하면서 '아침잠'은 최대 적이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아침마다 쏟아지는 피곤을 이기기 위해 별 짓을 다했습니다.


껌을 씹으며 

산책을 하며 

푸쉬업을 하며

뺨을 때리며

허벅지를 샤프로 찌르며

세수를 하며

*동을 보며 => 이거는 정말 너어어어어무 피곤할 때 썼던 방법인데,,, 그렇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개 쌍욕을 하며 

벽에 머리를 박으며

일어서서 공부하며

스쿼트 자세로 비문학을 읽으며

한발로 서서 비문학을 읽으며


등등의 별 지랄을 다했습니다.


누가 볼 때는 '점마 또라이 아이가' 싶겠죠.

근데 어쩌겠습니까, 아침에 잠을 자면 하루가 무너지는 것을 저는 너무 잘 알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정확히 아침 10시가 되면 이어폰 알람 어플을 키고 정확히 15분 정도 잠을 청했습니다.

절대 제가 세팅해놓은 공부시간에는 졸지 않으려 발악을 했습니다.

오로지 제가 세팅한 쉬는 시간에만 저는 잠을 청했습니다.

잠깐의 15분 취침 후에는 하루가 그리 개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침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성취감에 더더욱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죠.


지금도 매일같이 아침잠과의 싸움에서 승*패자가 나뉩니다.

승리자는 수능에서도 승리할 확률이 높고

연패자는 수능에서도 패배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아침에 피곤한 것은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피곤함에 무력하게 패배하는 것은 직무유기입니다, 적어도 당신이 수험생이라면.


제발 별 짓을 다해서라도 이겨내보세요.

당신이 처음 n수를 결심했던 그때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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