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kkia [332350] · MS 2010 · 쪽지

2022-05-11 12:36:13
조회수 16,277

10수했는데 어떻게 버팀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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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kkkiaaaaaaaaaaaaa




지방 도시인 내 고향 특성상 재수생 및 삼수생들은 꽤나 희귀한 인간들이었다.


반대로, 우리 고등학교는 학교 특성상 재수생들이 꽤나 많았었는데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입학 전, 희귀동물처럼 여겨지던 인간종을


입학 후 학교 및 학원에서 드문드문 마주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희귀종을 볼 때마다 생각했다


'아오 저 부모님 등골이나 빨아먹는 것들'


그리고 나는 커서 19 20 21 22 ... (이하 생략)




혹자는 묻는다


10수했는데 어떻게 살아있냐고 (MSG 소량 추가)


한 6수땐가? 그떄부터 오르비에 글을 썼지싶은데


그당시에는 이런 말들이 듣기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다를 넘어 어느정도 기분이 좋기도 하다.


적응이 됐다기보단 그간 세월이 흐르면서 몇가지 바뀐 점이 있는데




입대 전


6수를 하고 군대로 가는 내 인생이 ㅈ망한 것 같았고


6년간 공부하고도 서울대도 못갔다는 것에 부끄러웠고


그동안 숱하게 평가원 문제를, 인강 강사를, ㅈ같은 독학학원를, 공부를 방해한 수많은 인간들을 탓해왔다.




그런데 뭐 어느순간 꺠달음을 얻었다거나 그런 거창한건 아니고


이미 입시라는 관문에서, 대한민국 사회에 첫발이 늦어버린 날 인정하면서


글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최소한 굶어죽을 일은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어쩌면 세상에 10수를 한 인간이 몇이나 있겠는가? 하며 내 경험 자체가 생각보다 가치있을 수 있음을 알게되었고


결국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내 인생에 더이상 남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도 없겠더라




쓰다보니 무슨 존나 대단한 것 이룬 철학자마냥 말하지만


서울대생과 의치한 예비 전문직이 판을치는 이 입시 커뮤니티에서 내가 ㅈ밥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다만, 내가 하고싶은 말은 본인이 어떤 배경이 있고 무엇을 이뤘고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든지간에

자잘한 말들과 나약한 정신머리때문에 무너지고싶지 않다면 다음 몇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이제껏 살며 경험한 것에 대한 가치를


본인 인생에 대한 책임을


결코 타인에게 넘기지마라.




아무리 지독하고 개똥같은 인생을 산 사람이든, 

이제껏 수없이 성공하고 성과를 쌓아온 사람이든 

내 관점에서는 똑같다.


스스로 괜찮은 놈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면


본인의 과거 경험들은 충분히 가치있으며, 배울 점이 있음을 확신한다면


이 모양 이 꼴로 된 내 인생이 전부 내 책임이고 앞으로도 내가 책임질 것이라고 확신이 든다면


그 어떤 일이든 도전할 원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해낼 수 있다.




반대로 그 어떤 배경과 성과로 철저히 무장했더라도 위 세가지가 없다면 한순간이다.


배경만으로 만들어진 자신감은 또다른 배경으로 짓밟히기 마련이니까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반박시 니 말이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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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stiva · 864732 · 22/05/11 12:37 · MS 2018

    글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최소한 굶어죽을 일은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 멋지신!
  • 더배워와! · 1137351 · 22/05/11 12:38 · MS 2022

    서울대생과 의치한 예비 전문직이 판을치는 이 입시 커뮤니티에서 내가 ㅈ밥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서울대랑 의치한 못가면 ㅈ밥이라는 느낌인데 기만아닐까요
    연대 성적까지는 받았다는거 아닙니까

  • 국어강사평가연구소 · 971365 · 22/05/11 13:06 · MS 2020

    인정.. 결국 연대라도 가신건가
    형님!!! 결국 대학은 어디로 가셨나요?!

  • 더배워와! · 1137351 · 22/05/11 13:09 · MS 2022

    지난번에 명문대의 중요성이 사회 나오면 덜하다는 글에 공감하는 글 쓴거봐서 아마 명문대는 안나오신거 같은데
    연대 성적이 나왔는데 안간건지, 연대 성적이 안나왔는지, 아니 10수동안 성적면에 발전이 있었는지 등등이 궁금하네요
    뭐 알아야 참고를 하지

  • 국어강사평가연구소 · 971365 · 22/05/11 13:12 · MS 2020

    저도 전적으로 공감해요... 의대생들땜에 장수생들이 더 많아지는 이 판국에 장수를 하면 어떤 성적 변화가 있었는지 명확히 알려주시면 많이 참고가 될 것 같긴 해요 안그래도 과외생중에 장수생이 " 선생님 수능을 오래 준비할수록 성적은 비례하나요?" 라고 물어봤었거든요

  • Makkkia · 332350 · 22/05/11 13:17 · MS 2010

    대학 다니지않습니다. 앞으로도 다닐 계획 없으며

    수능을 오래 준비할수록 성적 비례는 결코 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삼수때까지가 공부 효율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전에 썼던 <19살과 27살 수능공부의 차이>라는 글 보시면 이해가 빠를겁니다

  • 더배워와! · 1137351 · 22/05/11 13:46 · MS 2022

    그래서 성적이 어느 라인에 걸치게 나오신건가요
    예전부터 6수인가 7수해서 안동대 간 후에 학생들에게 훈수하는 사람 생각나서 그렇습니다

  • Makkkia · 332350 · 22/05/11 15:01 · MS 2010

    위 글은 12수하고 안동대 간 분이 쓰더라도 아무런 결함이 없는 글입니다.

    저는 배경으로 글의 퀄리티나 상대방 수준을 판단하지 않는만큼 더배워와 님이 서울대 의대를 나왔든 중졸이든 상관없이 동일한 답변 드릴 수 있겠습니다만,

    이미 대학에는 뜻이 없다고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제 사적인 부분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쪽지 주시기 바랍니다.

  • 더배워와! · 1137351 · 22/05/11 16:18 · MS 2022

    작성자분이 말하신

    수능을 오래 준비할수록 성적 비례는 결코 하지 않습니다.

    이말만 봐도 6수 끝에 메디컬을 간 사람이 말했는가, 혹은 6수끝에도 대학을 못간 사람이 말했는지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요?

    10수 끝에 서울대를 와봤더니, 보통은 나처럼 노력 끝에 서울대를 가는 것이 아니고 이른 시점에 공부 포인트를 파악해서 자신의 방법을 찾아 좋은 성적을 이륙했더라, 따라서 성적은 어느 정도만 기간에 비례하고, 일정 수준 이르면 결국 돌파구를 못찾으면 성적이 정체되어 성취가 힘든 것 같다.

    이렇게 말씀하시면 근거가 충분하니 믿을만합니다. 논리성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내가 10수정도 해보니 그래도 대학은 못가겠더라. 성적은 몇수하든 상관이 없다.

    이런 논지의 의견을 내비치시면 납득 못할 사람이 많지 않을까요?



    또한 저희에게 성적을 알려주시면 그 성적을 칼럼과 엮어서 작성자가 어떠한 공부 과정을 걸어왔고, 결과가 어떠한 상황이구나, 이 글은 거기서 느낀 것을 글로 쓴 거구나, 하고 엮어서 이해할 수 있고, 당연히 그 편이 단순히 작성자분의 주관적 의견만 제시하는 것보다 저희에게 풍부한 간접 경험이 됩니다.

    공부하는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럽더라, 근데 사회에 나와보니 학벌이 10년의 희생에 걸맞는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겠다. - 10수 서울대생

    공부하는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럽더라, 근데 사회에 나와보니 학벌이 10년의 희생에 걸맞는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겠다. - 10수 고졸

    두명이 경험해온 것들이 다를텐데, 읽는 사람에게 자신의 성적을 숨긴 채 "제가 10수동안 이루어낸것이 무엇인가는 칼럼 가치와는 전혀 상관 없습니다" 라고 말하는게 과연 의미 있는지 전 모르겠습니다.

  • 더배워와! · 1137351 · 22/05/11 16:19 · MS 2022

    다른거면 뭐라고도 안하는데 이건 입시와 관련해서 장기적으로 입시를 한 사람이 입시의 중요성보다 마음가짐이 어떠한지에 대해 말하는 내용 아닌가요?
    만약 그렇다면, 입시를 10수동안 전혀 진보없이 정체된 상태에서 그만두었는지, 어떠한 성취를 이루었으나 그게 무의미함을 깨달아서 대학교 진학을 포기했는지는 저희가 알았을때 주효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1. 입시에서 어떠한 성적을 이루었는지는 입시와 관련된 칼럼에서 당연히 언급해주면 독자에게 도움이 되고, 이것을 묻는것은 이상한것이 아닙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하기 싫으시면 말 안해도 괜찮은건데, 이유를 "나는 사람을 배경따위로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혹은 "칼럼 내용과 무관해서"가 아니라 그냥 모종의 이유로 말하기 싫다고 하시면 됩니다. 성적 궁금해하는게 이상한게 아닐텐데 이상하다고 말하고 싶어하시는거 같아서

  • Samsu-ng Gwanakxy 23 · 874657 · 22/05/11 12:41 · MS 2019

    글 마지막 부분이 많은 생각을 들게 하네요..ㅠㅠ

  • 시간이흐르면 · 1145826 · 22/05/11 13:07 · MS 2022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restlessjjh · 613724 · 22/05/11 14:54 · MS 2015 (수정됨)

    재미있네요
    근데 이번에는 누구를 대상으로 조언글을 쓰신건가요??

  • Makkkia · 332350 · 22/05/11 15:02 · MS 2010

    재밌어할 사람들을 위한 지적유희 글입니다

  • 마지막수능2 · 1055903 · 22/05/11 15:57 · MS 2021

    형님 성적표 10개 인증하면 더 재밌을거 같습니다 성적과 무관하게

  • DJYA · 1094562 · 22/05/11 15:34 · MS 2021

    솔직히 안쓰러워요

  • 하루뚱스터에 · 905338 · 22/05/11 18:20 · MS 2019

    Why?

  • 낭강창아 · 800308 · 22/05/11 15:46 · MS 2018

    아마 어떤 글을 쓰시던간에 님이 입시에서 10수하고 성공한게 아니니 비판은 항상 따라오리라 봅니다. 그와 별개로 쓰시는 글은 항상 공감합니다. 님이 개똥철학자가 될지 아니면 진짜 과거의 실패를 딛고 성공한 멋있는 사람이 될지는 그것 또한 훗날의 결과가 말해주겠죠. 전 그래도 님이 성공해서 여기다 인증한번 박아줬으면 좋겠네요

  • 귤귤귤。 · 1116305 · 22/05/11 15:54 · MS 2021

    그래서 성적은 어느정도 나오셨나요?

  • 감자탕 2만5천원 · 1080576 · 22/05/11 16:10 · MS 2021

    결국엔 입시사이트라서... n수 해서 어느정도 대학을 갈수 있는 성적을 받았냐?? 그래야 이글이 신용이 있지! 라고 할 수 밖에 없는것 같네요...
    위와는 별개로 흥미롭겐 읽었습니다.

  • 가온누리 · 818708 · 22/05/11 16:21 · MS 2018

    혹시 백태규?

  • 카이스트윤 · 769549 · 22/05/11 16:26 · MS 2017

    많은 생각을 들게 합니다...

  • 010 · 946177 · 22/05/11 16:26 · MS 2020 (수정됨)

    6수때 건동홍라인이 극대점이셨답니다~

  • 오른의아들오른손 · 1085923 · 22/05/11 18:07 · MS 2021

    어디서 보셨나요??

  • zoonosis · 609392 · 22/05/11 16:43 · MS 2015

    힘들땐 '나같은 사람도 있어야지~' 하고 생각했답니다 저는

  • lovable.. · 1100003 · 22/05/11 16:59 · MS 2021

    자기합리화 on

  • 비가내리면오듯 · 1059098 · 22/05/11 18:07 · MS 2021

    전에 대학 의미없다는 글 쓴분아닌가 ㅋㅋ 왜 의미없는지 잘 알고 갑니다 ㅋㅋ~

  • Somehow · 1139104 · 22/05/11 18:44 · MS 2022

    명문대 의미 없다는 이유가 그래서...?

  • 호미들 · 1145945 · 22/05/11 18:44 · MS 2022

    신포도 on

  • 띠부띠부씰 · 814777 · 22/05/11 19:03 · MS 2018 (수정됨)

    힘내세요ㅋㅋㅋㅋ
  • 입시판뜰거임 · 929469 · 22/05/11 19:26 · MS 2019

    글로 돈을 버시고 계신건가요? 어떻게 버시는건지 궁금합니다

  • 오르비할시간에풀업이나한번더땡겨라 · 810721 · 22/05/11 19:46 · MS 2018

    댓글ㅋㅋㅋㅋㄱㅋ 시발 성적이 뭐그리 중요하다고~ 그냥 한 사람 경험인데ㅎㅎ 글 잘보고 있습니다

  • 오리군 · 888172 · 22/05/11 21:26 · MS 2019

    볼로냐 대학아님?

  • Price_ · 603644 · 22/05/11 21:56 · MS 2015

    팩폭마려우면 개추ㅋㅋㅋ

  • 앙페르의 법칙 · 1103667 · 22/05/11 22:08 · MS 2021

    10수? 이거 대통령 돌려까기네요

  • 화법과 작문 · 951006 · 22/05/13 05:12 · MS 2020

    옯석열 ㄷㄷ

  • 화법과 작문 · 951006 · 22/05/13 05:11 · MS 2020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pharmy · 904171 · 22/05/13 08:18 · MS 2019

    십수 재수 이런 이야기 보다는.

    본인 현재 사는 얘기를 써주는게 어떨런지요.

    본인기준에 수능에 실패 해도
    굳이 대학에 안가더라도
    지금 이러이러한 것들을 하며 나름 잘 살고 있다

    이러한 세계도 있다

  • 모의지원123 · 1113704 · 22/05/13 10:47 · MS 2021

    이런 인생을 살면 안되겠다 라는 교훈을 주네

  • 대깨맨 · 1145203 · 22/05/13 12:44 · MS 2022

    1년만 더했으면 케인인님을 잡을 수 있으셨을텐데.. 아쉽네요

  • 야추털 · 1056169 · 22/05/16 03:16 · MS 2021

    걸어다니는 평가원의 정수 ㄷㄷ

  • Cosinegraph · 739708 · 22/12/07 22:20 · MS 2017

    우연히 봤는데 되게 솔직하게 써주셨네요.
    조롱하는 댓글들도 보이지만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