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력 올리면서 글 읽는 방법(긴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5432643
(본 글은 3월 전자책 출시예정인 'whutever 비문학' 의 일부입니다.)
글을 잘 읽고 잘 이해하는 능력. 수능 독서의 ‘피지컬’적인 요소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떤 분야든 간에 피지컬이 뛰어나다면 기술적 요소를 무시하고 좋은 결과를 내듯, 수능 독서영역에서도 독해력이 뛰어나면 다른 무기들은 굳이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읽고 문제 풀면 다 맞거든요. 학교 다닐 때 꼭 한 반에 한명씩은 있는, 매번 시간 엄청 남기고 엎드려서 자는데, 시험지에는 별다른 표시도 되어 있지 않은, 그런데 또 많이 틀려봐야 한두개 틀리는 일명 ‘괴수’ 들이 독해력이 뛰어난 친구들입니다.
독해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본 원리는 ‘글의 연결고리를 생각하며 읽는 것’입니다. ‘유기적으로 읽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글의 연결고리는,
1. 문장에 접속사, 지시사, 대명사의 형태로 등장하는 경우
2. 명시적인 표시는 없지만 재진술, 부연설명 등을 통해 등장하는 경우
로 나뉩니다.
즉, ‘눈에 보이게 나오는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 가 모두 존재합니다. 그래서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는 겁니다. 단순히 연결고리를 찾으려고만 해선 안됩니다. 한 문장을 읽고, 문장 자체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이 문장이 앞에 나온 문장, 문단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짚어가면서 공부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한참 걸리는 고통스러운 과정이겠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어떤 좋은 강의도, 책도 단순히 듣고 읽는다고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혼자 해보려니 막막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나마 예시를 보겠습니다.
2021학년도 수능 16-21번 지문의 첫 번째 문단입니다. 이 파트에선 글의 연결고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니, 각 문장을 어떻게 독해할지는 뒤에서 다루고 지금은 연결고리에 집중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명시적인 지시사, 대명사가 보이네요.
노란색으로 하이라이트된 지시사들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요? 당연히 ‘저 지시사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가야 합니다.’ ‘이들은’, ‘이들의’, ‘이들에게는’ 이 3개의 대명사들은 모두 북학파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차이’ 는 ‘북학파들의 북학론이 개인적 학문 성향과 관심에 따라 주목한 영역이 달라서 발생한 북학론의 차이’ 가 되겠네요.
‘에이, 아무리 그래도 올해 수능 치르는 학생인데. 이것도 못할 줄 아느냐! 또 별것도 아닌 걸로 책 썼구나’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막상 시험장에 가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걸 못 합니다. 안 하기도 하구요. 그냥 두루뭉술하게 ‘아 박제가랑 이덕무 연행록에서 차이가 확인이 되네’ 라고만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급하거든요. 빨리 읽고 빨리 문제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차분하게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문제 풀려고 보니 독해는 하나도 제대로 안 되어 있고, 못 풀어서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시사/대명사처럼 명시적인 글의 연결고리가 나오면 의식적으로 ‘아 이거 뜻이 뭐지?/ 내용이 뭐지?’ 라고 생각하면서 다 찾고 이해하고 넘어갑시다.
명시적인 글의 연결고리가 등장했을 때 해야 하는 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어서 명시적이지 않은 경우에 대해서도 봅시다.
하이라이트 된 부분의 내용을 독해 할 때. ‘북학파들의 북학론은 차이가 났다. 중화 관념은 동아시아에서 문명의 척도인데, 이것이 다르게 반영이 되었기 때문이다. 박제가와 이덕무도 북학파니까, 이 둘은 연행길 같이 갔는데도 얘네 둘 북학론도 차이가 났다. 로 요약이 되네. 그럼 이 내용을 이어지는 글을 읽을 때 계속 연결지어서 생각해봐야겠다’ 라고 의식하고 글을 읽는다면,
위의 2문단을 읽고 ‘박제가’의 북학론에 대해 확인한 후,
‘이덕무’의 북학론에 대해 읽고, ‘어, 아까 박제가와 이덕무 간에도 차이가 존재한다고 했었는데? 보니까는 특정 관점에 따라 선택된 것이냐/ 객관적 태도로 기록하였나로 차이점이 비교되겠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
아래의 17번 문제의 ‘박제가와 이덕무에 대한 이해’ 가 결국 ‘박제가와 이덕무의 북학론의 공통점/차이점을 지문에서 신경써서 독해했니?’ 라는 질문이란 것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듯 글의 연결고리를 의식적으로 생각하면서, 계속 연결시켜 보려는 시도가 중요합니다. 그 시도가 누적이 되면 점점 자연스러워 지고, 독해력도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될 겁니다. 비록 본 지문은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지만, 더 어려운 지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울수록 더 꼼꼼하고 밀도 있게 연결지어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중대확통 상경계 0
7/13 맞ㅇ요?
-
벡터같은 기하 내용도 배우나요? 진짜 몰라서 물어봄
-
부럽다... 현역으로 들어온 애들보면
-
이대 논술 0
쉬워서 실수했을까봐 걱정이다 ㅠㅠ 여러분들음 어떠셨나여 40분 남기고 다 적었는데…..
-
이대 답 3
1 ) 0, 파이/6 2a+b 2) 2025 3) 0,1 -2/루트e 딱 이 정도...
-
과탐 글 보면 8
화학: 하지마세요 물리: 하지마세요 생명: 하지마세요 + 과탐 추천해달라는 글엔 사탐얘기 밖에 없군
-
한양 오전 0
답 이래 나왔는데 .. 몇개 맞나요
-
연대 과잠 입고 있는 사람 있던데
-
와…이건 다 맞아야지 가능하지 않을까요..
-
문이과 통합 했고 그 후에 과목별 중요도 비율이나 필수과목 등 설정하는건 대학 자율...
-
부럽다 젠장....
-
어떠셨어요 이번에 좀 쉬운듯 한데 저는 맨마지막 문제 답 여러개 중에 하나 못쓰고...
-
사람들도 많고 다들 행복해보였다...
-
되는 가능세계존재하나요? ㅜ... 미적에서 4점 세개, 공통에서 4점 네개 나감
-
서울권 대학이라고 시설이 다 좋지는 않다는 것... 맨날 서울대만 놀러가봐서 그런지...
-
그런 건 없구요 그냥 게임을 영어로 하면 됩니다
-
과탐 선택 고민 2
이번에 지구 47 물리 47나왔는데 물리는 계속하는게 맞나 싶네요 한문제 찍맞도...
-
개빡치네 올해 본 모든 논술 사설 다합쳐도 이게 젤 어려움
-
186 -> 수학 문제 답으로 나왔었는데 겁나 아름다움
-
Team 2002년생들... 진짜 마지막으로 수능 준비완료 ㅇㅈ?? 군필, 6수, 메디컬
-
국어 강민철 영어 이명학 듣다가 나중에 조정호 현강 합류 수학 공통 안가람 미적...
-
누가 인기많나요? 남자한테
-
와 2주 남았다 19
-
김범준에 몰빵될만큼 김범준 선생님이 그렇게 압도적으로 좋은가요? 다른 강사들과...
-
휴대폰 끄라고 20분 내내 얘기했는데 전화벨 알람 울려서 2명 퇴장당함 ㅋㅋㅋㅋ
-
날짜 감각이 이상해졌어..
-
영도내림
-
이유가 뭔가요?
-
애니추천좀 10
메카물 판타지 이런거좋아함
-
느아아
-
6-3k=k를 5분동안 계속 3이라고 함 미치겠당
-
ㅎ ㅏ
-
대학마다 반영비도 다르고 영어 반영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뭔 기준으로 줄 세운 거임?...
-
세종대 수리논술 0
만약 붙는다묜 이 성적이면 수시납치아니죠? ?!? (붙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ㅎㅎㅎ...
-
닌자고나 볼까 4
음
-
막 의사되면 너무 고생 많이한다 주변사람들만 행복해진다~이러시는데 그야 교수님은...
-
나 무성애자인가 4
주변 여자들한테 관심이 없음... 근데 여돌은 존나 좋아함 ㅋㅋㅋ
-
교수님들 제발…!!!
-
냥대 논술 3
기공과 보러가는데 어차피 포기하는 시험이라 한문제라도 완벽하게 써내면 그걸로 만족...
-
중국집 먹어야지 3
근데 볶음밥 비싸네...
-
고밍이구만
-
솔텍 유자분 코어특강 같은 강의들은 겹치는 포지션인가요? 그렇다면 하나만 들으면 되는거죠?
-
히토미 28
미번역이 술술 읽힐 때까지 일본어 공부를..
-
세종대 오전 봤는데 다들 어떠셨나요?
-
의사는 의대를 들어가서 10~11년을 개같이 구르고 (1) 페닥할지 (2)...
-
내신 bb 일때랑 cc 일때 각각 가정했을 때
-
책만 읽고 있음
-
ㄱㄱ 1-3 답만 틀리고 3-3못풂 2-3에 2e^3/4맞나
-
ㅈㄱㄴ
제가 글 읽는 속도가 빨라서 작년 6 9월엔 그냥 눈 가는대로 쭉 읽고 각각 독서 1개 0개 틀렸었는데 수능은 그냥 완전히 망해버렸어요
아마 제가 속도만 빠르고 깊이 있게 독해를 잘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나름의 결론을 내려서 독해력을 올리는 공부를 하려하는데 좀 어렵네용 ㅠㅜ
출시된다면 꼭 한 번 보고 싶네요
늦어도 3월 안에는 나올 것 같습니다! 열심히 써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