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의 카톡창, 신한은행의 연수를 보며 느끼며 군대 문화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여기 있는 수험생 대부분은 군대 문화를 싫어할 것이다. 군대 문화는 소수의 과두를 위해 다수의 희생을 요구하는 문화다. 그리고 그것은 정당화 논리에 '국가 안보'라는 깡패 대전제가 전용됐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군대 안에서 복종과 굴기를 내면에 체화한 이들이 다시 학교와 사회로 나와 퍼뜨린 것이 아마 최근 논란이 된 카톡창, 연수의 시초쯤 됐을 것이다.
그럼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첫째는 국가 안보라는 당위적 명제가 엄격히 적용되는 군대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퍼져야만 하는가. 둘째는 아무리 다수의 희생이라 하더라도 군대에서 행해지는 폭력, 구타는 희생 용인을 넘어선 것 아닌가.
저 두 가지 질문에 답하기 전에 한 마디를 하자면, 내가 겪은 많은 사람들은 결국엔 본인이 튀는 것을 주저한다. 모두가 편향된 사람이 아닌 '중용의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며 우리 사회의 가치를 내면화하기 위해 애쓴다. 어떤 사안에서든 그저 중립이나 중용을 취하고 있으면 적어도 '중간'은 가고 경우에 따라 영전하기도 하며 원만한 인간관계의 소유자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때문에 모두가 '중용'의 가치를 미덕으로 내재화한 상태에서는, 군대에서든 어디서든 조직논리가 통용되는 곳에서 '중간'을 벗어나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다. 가령, 특전사(하사)의 경우 99% 이상이 폭력과 하루깡(치킨 10마리 먹기), 벌레 먹기 등에 시달리는데 이를 묵묵히 견뎌내고 이겨내 선임과 동료들에게 단단히 인정받는 군인과 저런 폭력이 내무부조리라며 소원수리를 통해 상부에 보고하고 선임과 동료들에게 맞서 군대에 '민주주의'와 '자유'를 구현하는 군인이 있다면 사회는 전자를 '참군인'이라 칭하고 영광과 포상을 공여한다.
결국, 사서(四書)가 말하는 중용은 치열한 자기검열을 요구하는 칼끝 위의 균형임에도 이 사회에선 '중간'만 가자는 신념으로 변질돼 복종과 굴기가 대를 이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아마 당신이라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 군대에 가게 되면, 숱한 부조리에 내가 이런 것까지 해야 되나 싶다가도 또 해나가다 보면 그 생활이 익숙해지고 편해지며 가장 무서운 점은, 자신이 겪었던 부조리를 어김없이 고스란히 후임에게 물려주게 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사회가 급속도로 바뀌는 요즘같은 세상에도 단 한 번도 세대가 단절되지 않았던 군대문화는 유지될 수 있는 것이고 그 씨앗이 사회로 퍼져나가 살아숨쉬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중의 중용은 허위의식이고 자기기만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특전사의 부조리를 견뎌내는 군인이 더 좋은 군인으로 추앙받는 현실에서는 내부고발자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통받을 것이고 군대문화는 전승될 것이다.
에쎈유님 글을 읽을때마다 드는 생각이 여러가지있다.
글 잘쓴다, 이슈되는것을 생각하는건 당연하지만 이걸 굳이 왜 쓰지? , 쓰는데 얼마나 걸렸을까?, 이 사람은 뭐하는사람일까?
... 정말 궁금하네요
글 잘 읽었어요
은근히 머리속에 들어가는게 많이 있네요 잘 들어가기도 하고요
구시대 전유물에 찌든 사람들은 이런 것도 못 참아내서 뭘 하겠느냐 사회생활 어찌하려고 그러냐 개같은 소리를 지껄이는데 그건 그때나 해당되지 지금은 그런시대가 아닌데 어이가 없어요. 군대무놔식의 수직적 강압적 유연성없는 부조리는 빨리 없어져야 합니다
군대에서 이미 겪은 남자들은 회사들어가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죠. 이런거보면 징병제 유지하는이유가 단지 안보때문은 아닌거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참,......
전 아직 군대를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군대에서 그렇게 꽉 잡는 것이
안보를 다룰 때에는, 그리고 무기를 다룰 때에는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대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요즘 드는 생각이지만
윗사람들에게 당연시하게 각을 잡으라는 것일까요.
오르비에서 상당히 군대얘기를 자주다루는것에 비하여.. 군대 안다녀온 사람이 많은건 함정...
저희 학교는 학번제입니다.
저는 학번제를 옹호하는 편이었고 휴학 중이지만.. 지금도 반대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제가 학번제를 옹호했던 이유가 학교 안에서의 생활 문제인 만큼 학교 생활을 더 많이 한 사람을 배려하자는 측면이었고 예전에 학교 커뮤니티에서 옹호하는 언급을 했었을 때 예시를 든 곳이 군대였습니다.
군대도 먼저 온 사람의 경험을 배려하듯이 학교에서도 조금이라도 학교 생활을 많이 한 선배를 대우해야한다.. 이런 식이었는데요
군대 다녀오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굳이 사회가 군대식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요?
군대는 상명하복의 위계 질서가 생명입니다. 군대의 존재 목적은 국가와 국민의 생명 재산을 보호한다는 데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신속하고도 정확한 임무 수행이 요구됩니다. 이 상황에서 위계 질서가 없고 상명하복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임무 수행에 차질이 생김은 물론이고 존재 이유조차 희석될 것입니다.
하지만 대학에서조차 그런 상명하복과 위계 질서가 필요할까요?
물론 요즘이야 취직을 하기 위한 관문으로써 대학이 취급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대학을 진학한 이유도, 다시 시작하는 이유도 취직 하나 때문인 건 맞지만
본질 자체는 학문의 전당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문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이 보장되어야 할 곳에서
위계질서를 확립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수업에서조차 위계 질서를 강조한다는 것이 아니다..라는 반문도 있겠지만 즐거운 캠퍼스 생활이 위계질서로 인해 경직되어 있는 상황에 적응되다보면 결국 다른 방면으로도 전이가 될 것 입니다.
물론 선배에 대한 예절은 필요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선배에 대한 예절이 필요한 만큼 후배에 대한 예절 또한 중요합니다. 적어도 대학에서만큼은 누구나 평등하게 존중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위계 질서가 확립되길 원하고 상명하복을 생명처럼 여기고 싶다면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군대가라
새벽에 생각나는대로 써서 좀 횡설수설하니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이버 웹툰에 송곳이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제가 즐겨보는데 말이죠
송곳같은 존재가 있어야만 이 사회가 굴러간다고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