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치 김학코 [795387] · MS 2018 · 쪽지

2022-01-07 19:12:40
조회수 12,087

칼럼_재수를 고민/결심한 학생에게(재수에 대한 착각)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42803278

원서접수가 끝났고, 재수를 고민하고 있거나 결심한 학생이 많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일단 저부터 재수(반수)로 연세대에 입학했고,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만큼 충분히 해볼 가치가 있는 도전입니다!

그렇지만 희망만 가득 담은 글이 아닌, 과외와 멘토링,그리고 주변 사례를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학생 여러분께 도움되는 글 써보고자 합니다:)


재수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정말 많은 학생들이 재수에 도전합니다. 2022수능에는 약 13만명의 졸업생(재수생)이 응시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성공하는 학생들은 드물죠?? 


오르비에 당장 재수 성공 비율을 검색해봐도, 학원 등 제 주변 사례를 봤을 때도 약 5명 중 한명 정도가 눈에 띄는 성적향상을 이뤄냅니다.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지나치게 낮은 수치도 아닙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밥값을 내면 음식을 받는  것처럼 재수를 하면 더 높은 성적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편의상 예를 들자면, 중경외시에서 재수해서 적당히 하면 서성한에 가고 열심히 하면 서연고 가는 게 아닙니다.

고3 때 하루에 국어지문 3개를 풀고 수학 50문제를 풀고 영단어 30개를 꾸준히  외워서 간 학교에서 재수를 결심한다면,

한 급간 위의 대학을 가려면 하루에 국어지문 5개를, 수학 70문제를 풀고 영어단어 50개를 외우고 집 가는 길에도 개념을 열심히 복습해야 하고,

두 급간 위의 대학을 가려면 하루에 국어지문 6개를, 수학 100문제를 풀며, 영어단어 70개를 하루도 빠짐없이 외우고 집 가는 길에는 개념복습을, 밥 먹으면서는 강의를 시청해야 합니다.


정말 막 든 예시지만, 그렇게 틀린 말이 아닙니다. "내가 이 학교를 어떻게 가, 내가 재수하면 인서울은 하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재수를 결심하셨다면, 생각을 깊게 한번 더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스무살이고, 본인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할 나이입니다.





아래는 재수 체크리스트입니다.


① 나는 6월/9월/수능을 통틀어 컨디션 난조 등의 문제로 수능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② 나는 4일 연속, 4시간 이상 공부한 적이 있다.

③ 나는 친구/이성친구를 한달에 2번 이하로 만나겠다(이성친구와 잠시 헤어지겠다)

④ 나는 SNS/게임에 주 3시간 미만 접속하겠다.

⑤ 나는 핸드폰을 (누군가에게 맡기고) 하루에 1시간 미만 사용하겠다.


기준을 정말 많이 낮췄습니다. 다섯 중 적어도 셋은 해당되셔야 한다고 봅니다. 


고3때 보다 더 많은 시간과 경험을 갖고도 재수에 많은 학생들이 실패하는 것은 재수냐 고3이냐, OO학원을 다녔냐, XX강의를 들었냐가 재수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가  재수의 성공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바뀌지 않습니다. 인간의 의지는 소모품입니다


매년 새해마다 "올해부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새해에는 다이어트/운동 해야지"하지만 다들 3일을 넘지 못합니다.

더 체감되는 예시를 들어드리면, 항상 시험기간마다 더 일찍 시작할걸, 미리좀 해둘걸 하지만 항상 같은 결과가 반복됩니다. 



사람은 같은 상황(환경)에서는 항상 같은 선택을 하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못하다가 마음을 다잡고 혼자만의 의지로 다른 사람이 되어 성공한 사례를 적어도 저는 본적이 없습니다. 매체에서 다루어지는 것은 그만큼 희귀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마음을 울리는 공부자극 글 많이 보셨겠지만, 그 순간만 큰 충격을 줄 뿐 사람은 역시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5등급을 만들었던 나 자신은 변하지 않으므로, 공부를 못하다가 마음을 다잡고 역전하는 일은 불가능 하므로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사람은 같은 환경에서는 같은 선택을 한다.'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면, 환경을 바꾸면 됩니다.

 

학교를 다닐때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것과 본인의 의지로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것이 행위 자체에 난도 차이가 없음에도 전자는 해내지만 후자는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따라서 환경을 바꾸는 것으로 많은 학생들이 재수학원에 등록합니다. 저도 적극 추천하는 바이며, 금액적인 부분이 부담된다면 하다못해 독서실이라도 꾸준히 다녀야 합니다.(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mynivita&logNo=222611219695&targetKeyword=&targetRecommendationCode=1)

그러나 재수학원이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재수학원에 10시간 있었던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하원 후/주말에 늘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재수학원은 돈을 주고 그저 주어진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장치일 뿐, 뇌에 지식을 넣어주는 마법의 장소가 아닙니다. 재수학원은 그저 의지를 살 수 있는 상점입니다. 재수학원은 그저 의지를 덜 들이고 시간을 많이 확보하게 해줄 수 있는 곳입니다. 


성공할 친구가 재수학원을 가지 않아 실패한 케이스는 있지만 재수학원에 다닌다고 무조건 재수에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 말씀드린 예시대로 "매달 100만원 씩 들여 재수학원 다녔으니 중경외시에서 서성한/서연고는 가겠지?" 가 아니라 본인이 환경을 바꾸려고 얼마나 노력하나, 다른 사람이 되려고 얼마나 노력하나에서 그 노력을 돈으로 줄일 수 있는 것 뿐입니다. 그 부분을 체크하는 것이 제가 위에 적어드린 체크리스트이구요


사실 위의 체크리스트 다섯 중 셋이 해당되어야 한다는 말씀은 3번, 4번, 5번을 두고 드린 말씀입니다. 핸드폰 맡기기, 이성친구/친구 정리하기, SNS/게임 탈퇴 등의 재수학원 말고도 강력한 환경변화가 없다면, 본인의 의지만으로 저번과 다른 결과를 내는 것은 매우 힘든 길이 될 것입니다.


저도 여러분께 목숨 걸고 5등급이었든 3등급이었든 아쉽게 만점을 놓친 1등급이었든 1년만 죽었다 하고 열심히 하라고, 그럼 반드시 성공한다고 희망찬 말씀만 드리고 싶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습니다.

5등급도 1년 죽어라 하면 1등급을 받을 수 있지만, 진로 변경 등의 사유가 아니라면 5등급을 만들었던 나 자신은 변하지 않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의지가 부족하다면 그런 나 자신을 위해 환경을 어느 정도까지 바꿀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거리를 두고 잘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mynivita/222615675672 제 블로그입니다. 오르비에 적어둔 칼럼들 전부 잘 정리해 두었습니다. 질문이나 고민 있으시면 블로그에 댓글 다시는게 답변 훨씬 빨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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