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 Roman. [69422] · MS 2004 · 쪽지

2013-12-11 15:07:35
조회수 7,045

만능이 되고 싶었던 한 사람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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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글은 일기장에만 있어야 합니다. 추천은 하지 말아주세요.


  어느 틈에 추위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한낮 노한(老寒)은 여전히 손을 깨물 정도지만 손 끝에 만져지는 바람은 한결 시원하구나. 거리 풍경은 닦아낸 듯 투명해져 길바닥에 나앉은 검은 낙엽과의 대비가 선명하다. 도무지 올 것 같지 않았던 30대가 문득 곁에 다가온 지금, 펜을 집어들었다.

  친구들이 대학에 다니며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배우고 공학수학을 배우고 미시경제를 배울 때 난 청소년기의 윤리의식을 암기했다. 한 친구가 실존주의 철학의 계보를 파고들어 교수와 논쟁할 때 나는 데카르트=대륙철학, 아우구스티누스=교부철학이라는 폭력적 명제를 답습했다. 해석이 가능한 논의에 암기의 틀을 덧씌워 강요하는 교과과정에 제법 충실했던 이유는 이것만 끝나고 보자는 내 나름의 결기와 독기가 서려 있음이다.

  난 뭐든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한 분야만 파는 것은 흥미 없었다. 설령 한 분야만 판다 하더라도 TOP이 되기는 어렵다. 공부를 예로 들면 누구나 노력하면 서울대 법대(지금은 경영대), 서울대 의대는 갈 수 있을 것이지만 수석은 운도 따라야 하는는 일이다. 또 한 번 1등한다 해서 계속 1등하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그런 식으로 1등을 추구할 경우 수성과 추월 사이 받아야 할 고통은 실로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그래서 내 나름의 기준을 정했다. 각 분야에서 상위 1%안에 들자. 그래서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대학에 입학하며 카테고리를 크게 정했다. 학업/동아리/대외활동.

  그렇다면 학업에서의 상위 1%는 무엇일까. 내 기준에 상위 1%는 백분위가 아니었다. 99%를 내가 듣고 싶은 수업으로만 채우는 작업이 내가 추구하는 상위 1%에 부합했다. 나는 입학하자마자 전공 수업은 내팽개치고 듣고 싶은 수업을 들었다. 디자인 수업, 화성학, 체육 전공, 심지어 생물학 수업까지. 교양이 아닌 전공이었기에 학점은 파토나기 일쑤였다. 

  정식으로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내가 스케치한대로 조형물을 만들어내기 쉬웠을리 없고 코드 정도만 알던 내가 작곡과 학생들과 이론으로 부딪히는 건 모험이었다. 근데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안에서 가장 많이 배우는 학생이었고 가장 즐거워했던 학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생각해보라. 당신이 언제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 대학에 입학한 바이올린 전공생들과 바이올린으로 경쟁해 보겠는가. 언제 이런 인적 pool을 만나 음악적 교양을 함양할 수 있겠는가. 학점은 신경쓰지 않았다. C가 나왔을 땐 역시.. 하고 넘겼고 B가 나왔을 땐 십수년 전공한 이들과의 경쟁에서 받아낸 것에 스스로 감복했다.

  타과 전공으로 학점이 많이 down grade되었지만 내가 택한 전공에서만큼은 A를 놓치지 않았다. 난 내가 택한 전공 자체가 재미있고 즐거웠기 때문에 매일 관련 서적, 잡지를 읽는 게 취미였고 이런 내게 대학 전공 수업은 솔직히 교양 수업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받은 학점은 3.X..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학점이겠지만 내겐 모든 즐거움과 배움의 기쁨이 투영된 숫자다. 정보를 잘 찾았던 덕에 장학금은 제법 받고 다녔다. 높은 학점은 아니지만 사실 괜찮은 전문대학원이나 외국계, 공기업 가기에도 큰 지장은 없다.

  다음은 동아리. 수험생 시절부터 동아리를 하면 반드시 공연 동아리에 가입해 백주년기념관에 서겠다는 원칙을 세웠고 다음으로 학회를 하나 이상 만들겠다는 원칙을 세워두었던 터였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학회를 반드시 학교내 TOP 명문학회로 키워내는 것, 그게 내게 동아리에 관한 상위 1%에 해당하는 활동이었다. 백주년 기념관에 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냥 공연 동아리에 가입해 열심히 놀고 즐기며 꾸준히 연습하면 되었다.

  학회를 만드는 것은 당연히 어려웠다. 어지간한 영역에는 이미 자칭 '명문학회'들이 줄을 서 있었고 그들 카르텔과 전통을 무너뜨리는 건 필요이상의 에너지를 소요한다. 한 분야에서 하나의 학회 혹은 동아리가 들어섰을 때 그들이 기득권이 되어 신규 주자의 진입을 막는 이 문제의식을 전유해 학우들과 얘기하다 토론학회를 만들게 됐다. 지금 그 토론학회는 3차 면접까지 보며 사람을 까다롭게 고르고 사회대에선 꽤 유명한 학회라 하니 난 스스로 목표를 이뤘다 자위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대외활동. 역시 르네상스적 인물을 꿈꾸었기에 예술이 빠질 수 없다. 여느 남자가 그렇듯 난 밴드를 하고 싶었다. 사실 처음엔 학내 밴드 동아리에 오디션을 봤지만 가차없이 낙방했다. 괘씸했다. "그깟 동아리 밴드가 나를 떨어트려?"하는 심보도 작용해 그날로 당장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했다. 그리고 내 기억으로 2년간 한 주도 쉬지 않고 매주 한 두번씩은 연습실에서 홀로 패드를 두들기며 연습했다. 

  이후 아예 홍대 인디밴드 신에 데뷔했다. 데뷔할 때 나의 원칙은 역시 존재했다. 반드시 앨범을 낼 것, 지상파 방송사에 하나 이상 출연할 것. 여러 밴드에서 활동했고 홍대의 모든 메이저 클럽은 다 돌았던 것 같다. 개인사정상 중간에 탈퇴하게 되었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했던 밴드는 지상파 방송 3사에 모든 케이블, 예능을 다 쓸었으니 이만하면 내 목표는 이루어졌다 생각한다.

  수험생 시절, 내가 가장 부러웠던 이는 글 잘 쓰는 사람이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지적했듯 본디 "글을 잘 쓰는 사람이란 허영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명제에 나도 동의하는 바다. 적당한 허세와 허영을 추구했기에 글쓰기에 매료됐다. 단어를 연구하고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필사하며 정말 내가 좋아하는 필진의 글은 십년 전까지 거슬러 탐독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내 것을 만들다 보니 비평대회 수상이 어렵지 않았고 칼럼니스트라는 알량한 타이틀로 포털에 글 연재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됐다. 생각한대로 글쓰지 않고 글쓰는대로 생각하는 경지가 되면 그 사람은 득필(得筆)했다 봐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꾸고 싶었던 것은 자신감이었다. 남자로서의 자신감은 결국 외모, 능력, 육체적 강인함에서 나온다고 나는 생각한다. 외모가 바뀔 수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항상 웃고 다녔다. 웃는 것은 좋은 인상을 주는데 최적의 무기다. 능력은 쌓으면 된다. 자기 분야에서 노력하면 되기 때문에. 육체적 강인함. 사실 난 강인한 사람들이 좋다. 알도, 케인, 존스, 헌트 남자가 보면 모두 한 번쯤 반할만한 인물들 아니겠는가. 태권도 4단은 사실 아무짝에도 쓸모없었고 복싱, 격투기 도장을 전전하며 피튀겨가며 스파링을 했다. 실제로 피터지게 싸운 적은 없지만 그 때 단련했던 육체적 강인함 덕에 나는 운전하다 시비가 붙었을 때 적어도 상대가 내 앞에서 겁없이 욕을 뱉는 경우를 보지 않아도 되었다.

  음악, 글쓰기, 육체적 강인함, 학업, 르네상스적 지식, 외모, 학회 설립 등.. 모든 과정이 내가 바라고자 했던 한 인간상이 되어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했다. 그럼 난 지금 행복할까? 그것은, 물음표다. 왜냐면 내 뜻대로 인생이 되어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은 내가 어릴 적부터 가고 싶었던 바로 그 직장에서 밤새 양복입고 외국인들과 한 회사의 전략을 논하는 그 장면을 연출하고 있지만 사실 내가 하고 싶었던 건 감독이 아닌 딱 배우까지였던 것 같다. 정직원이 아닌 인턴 수준 말이다.

  그렇다면 뭘 하고 싶을까? 내가 되고 싶은 인간상은 자명한데 work base로 내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조금은 미련하게도 느껴진다. 정확히 말하면 알 수 없다기보다 너무 많아서 생긴 고민이다. 전문대학원, 아나운서, 광고AE 모두 합격했지만 기쁨과 동시에 다른 것을 할 수 없었던 아쉬움이 남았던 연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 과정 속에 난 여전히 어떤 길을 걷고는 있다. 만능이 되고 싶었던 그 수험생의 꿈은 돌이켜보건대 이루어졌다. 난 내가 가진 재능에 충분히 만족한다. 아쉬움이 남으나 후회가 없는 지금 이 상황은 단언컨대 내가 가장 바라던 케이스였다.

  그러나 내가 지금 걷는 이 길이 평생 걸어갈 길인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확신도 없을 뿐더러 자신도 없다. 그렇기에 이젠 어느 길을 걸어갈 것인가 명명백백 자문하는 일만 남았다.

  이상이 내 인생의 반회갑 끝자락에 남기는 소소한 파편이다.

추신: 이 글을 쓴 이유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도 자랑하기 위함도 아니다. 여자에 관심도 없는 30줄에 접어든 내가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관심을 받는 게 이문이 남는 장사가 아니란 얘기다. 다만, 이제 대학입학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 중 분명 나를 닮은 수험생들이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고 이 글은 그런 그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썼다. Risk-taking을 즐기고 나아가 위기 자체를 즐거움의 동력으로 삼는 허세 가득한 그들은 나와 비슷한 부류이기에 100% 영감을 받을 것이다. 굳이 사족을 더 보태면 내 대학생활을 십분지 일이나마 간결하게 정리해보고조 하는 의도도 포함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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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u Roman. · 69422 · 13/12/11 15:17 · MS 2004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게크로맨서 · 467420 · 13/12/11 15:29 · MS 2013

    이 글에서 열정을 배우고 갑니다

  • 게크로맨서 · 467420 · 13/12/11 15:30 · MS 2013

    그리고 좋아요누르는 대신 댓글로 남기고 갑니다
    '좋아요'

  • 소통? · 473387 · 13/12/11 15:57 · MS 2017

    좋은 글 감사드려요. 예전에 학교와 학과에 대해 이야기해주신 것들 보면서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 역함수 · 186307 · 13/12/11 16:26 · MS 2007

    좋아요누르는 대신 댓글로 남기고 갑니다2

  • VT_솔로깡 · 330158 · 13/12/11 20:23

    "좋아요"
    "매우 좋아요"

  • 피자헛둘셋넷 · 404231 · 13/12/11 20:39 · MS 2012

    감사합니다.

  • cheesebrain · 470733 · 13/12/11 20:44

    수능이 끝난 날, 신년 플래너로 '윈키아플래너'라는 것을 샀는데 그 앞부분에 Life Planner라고 여러 생각해 볼 거리들이 나열돼 있더라구요.그 중 <나의존재가치탐구>,<10년인생설계> 부분이 인상깊더군요.

    성공하는 사람들이 가진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시간안목'이라고 합니다.'시간안목'이란 미래의 상황까지 미리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마약중독자나 알코올중독자의 경우 시간안목이 2~3초, 위대한 선구자의 경우 5~10년 이상을 시간안목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사람들은 3일 정도라고 하네요. 시간안목을 길게 가질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
    재수에 실패하고, 삼수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시간안목을 늘려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의존재가치탐구>, <10년인생설계> 그 과정 자체가 제 이상향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작업이더군요.단기적이고 피상적인 목표(가령 '수능만점'과 같은)가 아니라 내가 근본적으로 갈망하는 인간상. 그게,저는 간과했었던, '지속적인 동기부여' 그 자체의 원동력이기도 하니까요.

    수능이 끝나고 '나의 존재가치는 무엇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등등 여러 질문에 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물론 평생을 잡고 고민해봐야 할 명제들이겠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방향을 잡은 것 같습니다.

    에쎈유 로만님 일기를 훔쳐읽다 보니 제가 1차로 그려놓았던 서른살의 제 모습이 몽글몽글 피어나네요. 고민에 고민을 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로 많은 위로가 되네요. 정말 좋은 글입니다.

  • 집떠나와학교 · 442852 · 13/12/11 22:59 · MS 2013

    저도 예전에 같은 플래너를 썼었는데, 확실히 앞에있는 인생계획 부분이 의지를 돋우는데 도움이 많이 된것같습니다

  • 츄리닁 · 310930 · 13/12/11 20:44 · MS 2009

    저를 다시한번 돌아보게하는, 최근 읽은 글들 중에 가장 울림을 주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수시붙을래요.. · 478088 · 13/12/11 21:08 · MS 2013

    나랑은 너무 다른 타입이라 공감은 안되네요.

  • Dorem · 473112 · 13/12/11 21:15 · MS 2017

    멋있어요

  • 그독재말고이독재 · 461359 · 13/12/11 21:28 · MS 2013

    제가 꿈꾸는 생활이랑 완전히 똑같은데요. 저도 만능인,슈퍼맨이 되고 싶거든요.글고 저도 내가 노력하는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신기하다 ㅋㅋㅋ 근데 저는 제 이상적인 생활상의 실현을 1년 미뤄야 되고 글쓴이님은 이루셨네요.. ㅠㅠ 이 글로 글쓴이님께서는 제 인생까지는 아니고 20대의 롤모델이 되셨어요. 축하드리구요 ㅋ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도 생각대로 되시길 바라요.

  • 테드 · 472731 · 13/12/11 21:32

    정말 치열하게 사셨네요. 그 열정 본받고 싶습니다

  • WeSeeThingsTheyWillNeverSee · 403806 · 13/12/11 22:39 · MS 2012

    멋있습니다

  • :O 헉스 · 452422 · 13/12/11 22:42

    제가 꿈꾸는 모습이시네요 멋져요

  • Cain Velasquez · 374475 · 13/12/11 23:47 · MS 2011

    제가 추구하는 인간상이나 실제로 추구하면서 하고 있는 활동들과 너무 비슷해서
    사뭇 놀랐습니다. 저도 르네상스맨이 되고 싶어서 여러 분야를 기웃거리는( 기웃거리고만있는..) 중이거든요.

    아무튼 자신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시험해보시는 삶의 태도가 부럽습니다

    아 전 닉넴에 어울리게 케인의 팬입니다^_^

  • 관계자 · 352872 · 13/12/12 07:13 · MS 2010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모든걸 이룩하려면 하루에 몇시간 자셨는지요..? 대학와서 헤메는 저로서는 수험생활 못지않게 타이트했을 자기관리력을 생각하면 경이롭네요

  • مكتوب · 414727 · 13/12/12 08:25 · MS 2019

    좋아요

  • s;iphidae · 425358 · 13/12/12 09:33 · MS 2012

    위에 덧글들 보면 '멋져요' '부럽습니다.' 등의 덧글들이 좀 있는데,

    내가보기엔 글쓴이가 이런저런 일을 해낸거에 대한 어느정도의 자부심과 열정 노력에 대한 감회에 젖고있긴 하지만,

    한편으로 과하게말하면 이도저도 아니게된, 자기가 정말로 한가지에 꼿혀서 주위를 둘러볼세도 없이 밀고나가고 또 그에대해 다른무엇보다 만족하는 그런 것이 없는것에 대해 조금 아쉬워 하는 것 같은데
    명시적으로 나타나있지는 않지만
    어렸을때부터 '어떤일'을 좋아하고, 거기 꼿혀 일생을 바치고 다른것에대한 미련이 전혀없는, 즉 자기가 그것을 하고 싶어함이 확실하고, 그것말고 다른것은 전혀 눈에들어오지않고 , 그것에 일생을바쳐 만족하는 사람을 약간은 부러운 눈으로 보지 않을까 생각이드네요.

  • kadia · 475805 · 13/12/12 11:46 · MS 2013

    ㅇㅇ 동의함

  • Diamond mental · 432511 · 13/12/14 00:19

    제가 지금 그 입장이라 님 댓글이 더 공감되네요... 뭔가 하나의일로 몰두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요. 제 자신은 뭔가 겉도는 느낌..

  • s;iphidae · 425358 · 13/12/14 08:21 · MS 2012

    그런데 글쓴이도 그렇고 님도 그렇고.... 저런 몰두하는 사람을 한켠에는 부러워 할수 있지만
    (넷상이라 정확히 성격이나 가치관은 알수없지만 글로 대략 유추해보건데) 이것저것 하는것이 더 괜찮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위에 글에서"아쉬움이 남으나 후회가 없는 지금"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만약 님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이 한가지로 몰두할경우 <아쉬움이 남으나 후회가 없는 지금>가 아니라 <아쉬움이 남고 후회도 조금 있는>삶이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 cheesebrain · 470733 · 13/12/16 02:04

    글쎄요..주관적확대해석이신 것 같은데ㅜㅜ
    현재 필자가 행복이라는 화두에 물음표를 띄운 건, 글에도 명시되어 있다시피, 명확한 이상향의 부재때문이지 선택에 대한 후회때문은 아니라고 봅니다.

    필자는 "아쉬움이 남으나 후회가 없는 지금 이 상황은 단언컨대 내가 가장 바라던 케이스였다." 라고 말하고 있죠.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죠.
    아쉬움과 후회는 다르죠.

  • qwesdf123 · 447894 · 13/12/13 03:37 · MS 2013

    진심 장난아니게 멋있다..

  • Diamond mental · 432511 · 13/12/14 00:27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거 자체가 뭔가 위로가 되네요. 저런 생각을 하면서 나 혼자 저런 생각을 하고 다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영감 많이 받았습니다. ^^

  • 미니팝콘 · 365125 · 13/12/14 08:18 · MS 2011

    이게 왜 다들 멋있다고들 하시는 걸까...
    스티브 잡스가 그랬죠. 인생의 선은 지나서 돌이켜 보면 점들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글쓴 분의 현재에서 돌이켜 본 과거가 지금의 나를 만든, 그래도 나 나름 잘 살았네 라고 자평할 만한
    점들이 아니었지 않나... 라고 후회 섞인 글 같은데요.
    행복하지 않다고 하시잖아요.
    짧은 이십여년의 인생이지만 나름의 굴곡들이 꽤나 괜찮은 점들이었다고 느끼는 저로서는 그저 글쓴 분이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 s;iphidae · 425358 · 13/12/14 08:26 · MS 2012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합니다만 마지막부분에서는
    글쓴이 성향을 충분히 고려해볼때 아주 안타까울 것은 아니라고 생각듭니다.
    만약 한곳에만 몰두했다면 성격상 <후회>를 했을 것 같습니다.
    TV에 나오는 밴드나, 각종 여러 것들을 보며 아쉬움과 후회도 했겟죠. 애당초 지향했던점이 그것이였으니,,,.
    다만 처음 지향했던것을 스스로 해나가며 아쉬움이 남는것은 사람으로써 어쩔수 없는 것이고, 상황상 성격상 그래도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이드네요.

  • cheesebrain · 470733 · 13/12/16 02:08

    현재 필자가 행복이라는 화두에 물음표를 띄운 건, 글에도 명시되어 있다시피, 명확한 이상향의 부재때문이지 선택에 대한 후회때문은 아니라고 봅니다.

    필자는 "아쉬움이 남으나 후회가 없는 지금 이 상황은 단언컨대 내가 가장 바라던 케이스였다." 라고 말하고 있죠. 매번 벼랑 위에서 택할 수 있는건 하나의 점뿐이기 때문에 선택하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죠.
    아쉬움과 후회는 다르죠.

    P.S.잡스아저씨 연설 중에서 그 부분 제일 좋아해요ㅜㅜ잡스짱!점짱!선짱!

  • 韓信 · 439496 · 13/12/14 20:46

    르네상스의 인간은 그렇게 회사원이 되었다.

    그것은 내가 들은 최악의 결말이었다.

    그러나 허영심이 이끄는 삶이란 뻔하지 않은가?

    그는 르네상스의 인간이 아니었다.

    단지 위대한 인간을 흉내냈을 뿐...

    그의 본질에 위대함은 없었다.

  • 일격필살 · 382478 · 14/01/03 22:34 · MS 2011

    그런 자를 보는 당신이 생각하는 르네상스의 인간이 되어야할 최종의 종착점은 무엇인가.

  • J.M.S · 414680 · 13/12/14 20:59 · MS 2012

    컨설팅 하시는건가... 궁금하네

  • 맥MAC · 300979 · 13/12/17 04:51 · MS 2009

    일기장에 쓰지 왜 여기에 씀?

  • laura1031 · 477587 · 14/01/04 22:38 · MS 2013

    어떻게 살아야할지 다시한번 고민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