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는 자기 객관화를 잘 해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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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입시도 끝나고 전역한지도 벌써 10일이 지나고 잉여롭게 사는 옯 고인물입니다 ^^. 2년 전에 활동 할 때 수험생분들 상대로 진지글 많이 썼었는데 심심해서 글 몇자 쓸게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아무래도 올비나 수갤 같은 곳에서 '한 문제만 더 맞췄으면.... 걍 재수나 반수할까?'라는 말을 너무 쉽게 말 하는 것 같아서 적습니다.
자기 객관화가 무엇인가? 쉽게 말하면 본인이 얼마나 주제파악을 잘 하는가를 뜻합니다. 사실 모두에게는 수능을 잘 볼 포텐셜이 있고 만점을 받거나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않는 이상 후회는 없더라도 아쉬움은 남죠. 하지만 잘 생각해보세요.
'난 진짜 내가 생각해도 다시는 이만큼 할 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 만큼 후회없이 공부했을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해 yes라고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겁니다. 왜냐하면 이 질문에 yes라고 대답할 사람들은 애초에 오르비에서 이런 글을 읽지 않고 현재에 만족한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근데 저는 이 질문에 대한 생각에 대해 보편적인 시각과 다른 생각을 해보려고 해요.
저는 원래 예고 입시를 준비했다가 영어 성적만 좋아서 우연찮게 외고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덕분에 첫 모의고사에선 거의 전교 꼴지에 가까운 성적을 받았고요. 그래도 기왕 온거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 덕분에 고2말 때 전교 3등까지 갔다가 고 3부터는 항상 전교에서 한 자릿수 안에 들었어요. 그리고 수능을 봤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망해서 결국 중앙대 산업보안학과에 들어가게 되었죠.
사실 그때 당시에는 정말 아쉬웠어요. 무엇보다도 가장 아쉬웠던건 수능이 다가오는 10월 부터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거에요. 그래서 결국 반수를 했고 9평때 전과목에서 두개를 틀렸어요. 그 때 9평을 너무 잘 친 바람에 막판에 너무 안일해지고 논 바람에 결국 수능에선 현역때와 비슷한 점수를 받고 복학을 하게 되었죠.
사실 되게 부끄러운 거에요. 현역때 했던 실수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어 똑같은 나름의 실패? 를 맛본거니까요. 그 이후로 현재를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을 복학해서 열심히 살았죠. 물론 후회가 많이 남았지만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땐 그게 나에게 최선이 아니었을까?'
현역때 제가 만약 10월달에 조금이라도 여유를 찾지 않았다면 이거보다 잘 볼 수 있었을까? 내 멘탈이 버텨낼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니 만약 이러지 않았다면 내가 무너질 수도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수때도 마찬가지였죠. 강남에서 재수 반수 하면서 1평 남짓한 학사나 고시원 살아본 사람은 알거에요. 진짜 미친듯이 외롭단걸. 어쩌면 그때 제가 풀타임을 공부만 했다면 성공할 수 있을지언정 내가 그 과정을 버텨냈을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이 드니 다시 시험을 칠 자신이 없더라구요. 물론 너무 자기위로 하는게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거에요. 하지만 본인 스스로 생각해보세요. 그때 내가 만약 그렇게 안했다면 나의 멘탈이 버텨낼 수 있었을까? 내가 진짜 그렇게 공부만 계속 했다면 이거보다 더 잘 칠 수 있었을까?
여기에 대한 답을 고민해보세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게 후회인지 아쉬움인지 파악해보세요. 이게 후회라면 다시 준비하는게 맞아요. 후회를 갖고 있다면 사람은 언젠가 한번은 다시 고민을 해보고 도전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기왕 도전할거면 빨리 시작하는게 나으니까요. 근데 이게 아쉬움이다? 그렇다면 그건 그때 당시 본인의 최선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이런 말이 있죠. 내가 진짜 1년을 미친듯이 도전했는데 그래도 성적이 이정도라면 그게 본인의 한계라고요. 근데 이게 꼭 미친듯이 도전한 사람들에게만 말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에요. 비유를 하자면 이런거죠. 내가 만약 몸무게가 150 키로인데 살을 빼기 위해 20분동안 산책을 하고 왔어요. 남들이 보기엔 저렇게 해가지고 살이 빠지겠냐 ㅋㅋ 라고 할 지 몰라도 그 사람에겐 그게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
공부도 마찬가지죠. 누구나 다 미친듯이 7시 출근 11시 퇴근 공부 사이클을 본인의 수험 기간동안 반복할 수는 없어요. 누군가는 가끔 하다가 롤도 한판 해야할거고 누군가는 잠시 여자친구도 보고 해야겠죠? 근데 그 시간이 나중에 보면 단지 아까운 시간일까요? 아닐걸요? 그건 그때 본인이 멘탈을 관리하기 위한 최선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니 다시 한번 도전을 하기 전에 생각해봐요. 난 진짜 그때 당시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을까? 만약 이 답이 yes라면 지금의 성적이 본인의 한계일 가능성이 높아요.
물론 본인의 한계를 초월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죠. 그건 본인의 원래 생활태도를 완전히 갈아엎고 멘탈 또한 완전히 갈아엎고 오직 공부만 할 수 있도록 강하게 잡는거에요. 근데 그게 쉬우면 수능판에 재수 삼수생이 거의 없겠죠? 애초에 모두가 입시판에선 성공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재수 삼수하면 성적이 드라마틱하게 오를 것이라는 보장또한 없어요.
그러니 본인이 다시 생각해보았을때 이게 나의 한계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주어진 환경 안에서 다른 최선택을 하거나 아예 다른 선택지를 고민해 보는게 본인의 정신건강과 앞날에 더 좋을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내일부턴 볼 사람이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전역하고 귀찮아서 안썼던 군수썰이나 다시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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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번 수능 끝나고 아쉬움이 남아서 재수할까 고민하던 사람입니다. 현역때 초반에 달리다가 여름부터 완전 풀어져서 남은 기간을 흥청망청 놀았던거 같구요...그거에 비해 성적이 잘 나온편이라 대학은 무조건 진학할거지만, 아쉬움은 남네요..풀어지지 않고 초반 텐션 그대로 유지했으면 훨씬 잘봤을텐데 하고요...근데 저는 재수를 해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거같아서 그냥 만족하고 대학 가려구요..대학 가서 열심히 해야죠 뭐...ㅋㅋㅋ
재수를 안하기로 결심한게 나약한건 아니겠죠?
열심히 해본 경험 없이 대학 진학하는게 좀 무서워요..고등학교때 열심히 살았어야하는데ㅠ
잘 선택한거임.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에요. 막상 대학가보면 공부해야할게 무궁무진함
후기 감사합니다 많은 생각을 들게 하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