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전언, 젊음에게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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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지나고 2021이란 숫자가 어느덧 익숙해지는, 따뜻하다면 따뜻하고 춥다면 추운 한겨울이 왔다. 2021에 방점이 찍힌 나의 삶. 과연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또 이 글을 혹여라도보게 될 그대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단순히, ‘입시’ 혹은 ‘대학’이라는 작은 좌표가 아닌, ‘젊음’이란 하나의 거대한 차원을 두고 논의했으면 한다.
결국, 누가 뭐라해도 우리는 ‘우리’를 찾아나서고 있는 것. 입시 혹은 대학이란 레테르도 사실 모두 자신의 궁극적인 의미에 귀속될 도구적 존재자일 뿐이다.
그러기에, 내가, 또 그대가 소중히 여겨야하는 것은 자신이고, 더 나아가 그가 만드는 일련의 의미들이다. 한데, 대부분은 그를만드는 수단에 심취한 나머지 본질을 망각하고 말아버린다. Life를 고민하기 보다도, Survive를 고민하고 있다. 어떤 색깔을 가지면서 이 세상에 남아있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기 보다도, 어떻게하면 이 세상으로부터 뒤쳐지지 않을지를 고민한다. 자신이 아닌, 자신의 겉치레를 챙기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젊음들이 아닐 수 없다. 요새 사람들은. 내가 막 입시의 빛을 게워내고 있던 시절, 나를 길러주었던 은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혹시, 만세전을 읽어보았나?’
‘그거 읽어보면... 우리나라가 100년 동안 경제성장의 기적을 이루고, 많은 것들이 바뀌어 간 것 같지만, 사실은 아직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는 불편한 사실을 알게 되어.’
겉치레. 내가 반드시 좋은 직장, 직위를 가져야만 이 세상에서 꺼드럭댈 수 있다는 난잡한 믿음. 당신들이랑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하지만 어쩌면 나이가 조금은 더 많을 사람이 보기에, 이런 특징 내지는 캐릭터를 가진 사람이 늘 달고 사는 말이 있다.
‘세상은 무섭다’고.
아예 동의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주로 이 말을 뱉는 배경은, 누군가의 목표 혹은 목적이 보편성에 어긋날 때다. 그런 식으로는 살아남지도 못하고, 더 나아가 뒤쳐질거라고. 그런 식으로는 자립할 수 없다고. 그런 식으로는, 내가 자랑할만한 거리가 없어지게 된다고, 아니. 언젠간 내가 잠식될 거라고.
우리는 우리를 찾아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들이라고생각한다. 젊음은, 그 특수한 의미를 살리기에 합당한 시간이고,공간이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신은, 또 섭리는 그대에게, 또 나에게 그에 어울리는 힘과, 생김새와, 재능을 주었다.
스스로 찾아나서는 여정. 나는 그것이 젊음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빈말, 호기심 따위에 귀가 멀어 결국 세상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비본래적 존재가 아닌, ‘너’만의 분명한 의미를 이 세상에 투여할 수 있는 본래적 존재로 성장해나가는 과정.
그래, 그것이 젊음이다.
아까 말했었지. ‘세상은 무섭다’고. 그런데 사실 나는 이 말을 이렇게 수정해보고 싶다. ‘세상은 쉽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분명,현실적인 조건에 의해 그대가 무너져야 할 때가 있고, 포기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얼마든지 우리는 우리의 의미를, 세상의 의미를 찾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조금은 더 성숙해진 그대에게 해주고 픈 말.
여기서 조그마한 글을 쓰는 이 사람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으며 생을 놓을 뻔했던 사람이다. 그런 나도, 이 세상을 사랑하고 있다. 쉽진 않지만, 분명 이 곳에 서 있는 나는, 또 그런 내가 보는 이 곳의 정경은 가히 아름답기 때문이다.
분명하고, 또 고유한 의미를 찾아나서야 한다. 그것이 그대가 이곳에 태어나게 됨에 따라 부여된 의무이자, 운명이다. 그리고 그거룩한 뜻이 누군가에 훼손되지 않았으면 한다. 당신은 당신이다. 젊음을 지나는 당신은, 어떤 현실적 조건이 막아서더라도 일어나서 힘을 쓸 수 있는 존재다.
그것이 그대가, 또 내가, 새해를 기대해도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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