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자라구해주세요 + 잠깐 얘기 들어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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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그 추위를 다시 느끼는 것 같아요. 서늘하면서도 춥고, 추우면서도 따뜻하고, 따뜻하면서도 설렜던 공기. 서울이란 곳에 처음 올라와서 내가 얼마나 작게 보이는지를 막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는 감정보단 뜨거운 의지가 더 앞섰던 바람.
수능이 끝나도 세상은 돌아간답니다.
그러기에, 당신의 인생도 여태껏 그러하였듯, 흘러가겠지요. 우리는 젊음이란 시공간을 지나는 사람들이니까, 추위 속에서도 뜨거움을 볼 수 있고, 한없이 슬퍼보이고 작아보이는 자기 자신 속에서 기쁨을 볼 수 있다고 믿어요. 그게 젊음이 흘러간다는 의미겠지요. 더 나아가 우리의 삶이 흘러간다는 의미일 겁니다.
내가 그 때 느낀 그 겨울 회기의 숨결과 바람은, 20대를 막 시작한 한 소년이었기에 느낄 수 있었어요. 수능은 분명 추운 시험이에요. 날씨도 그렇고, 결과에 따라 운명이 지어지는 그 잔악무도함도 그렇구요.
그럼에도, 결과 그 너머의 것들을 사랑하고, 또 존중할 수 있었으면 해요. 가장 중요한 건 보이지 않는 것이랍니다. 성적표에 적힌 등급과 숫자들만이 중요한 것이라고 세간은 떠들어 대겠지만, 정말 내실이 단단해서 이 세상을 바꾸는 데에 크게 기여하는 사람들은, 그 이후의 것들을 통찰하고 고찰하지요.
난 그 바람을 떠올릴 때면, 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재수를 막시작했던 고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따뜻함이 앞선 답니다. 내가 잘났다, 세상을 바꿀 인간이다, 뭐 그런 얘기를 하려는 건 도대체 아니고, 중요한 건 어쩌면 당신 속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거에요.
수능 못 보고 와도 돼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앞으로의 삶에서, 당신이 행복을 거머쥐기를 난 그저 바랄 뿐이랍니다.
오늘도 코로나19라는 대재앙 속에서, 당신의 젊음을 일궈놓은 것에 대해서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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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73001909 위 링크의 글에 좋아요...
대재앙 ㄷㄷ
공주 정치색
어머
용자잘 횽아 저나가능해여??
돌정, 수능 끝나고 또 전화해. 언제 한 번 날짜 제대로 정해져서 각 잡히면 연락 줄게. 얘기 많이 나눠보자.

네네 ㅎㅎㅎㅎ지금도 전화하구싶었는데 아쉽네여ㅜㅜㅜㅜ 밤엔 좀 힘들 수도 있어.. 운동할 때도 있고, 게임할 때도 있어서... 낮이나 저녁에 주면 많이 얘기할 수 있어!
:)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해요 푹 주무세요 ㅎㅎ저 2년 뒤에 꼭 지켜봐주세요.
그 서늘하면서도 어딘가 뜨거운 공기 똑같이 느끼면서, 수능을 치게 될 날이 오겠죠.
투입할 수 있는 최대치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뽑아내서, 꼭 원하는 만큼 잘 보고 올 거고요.
매일 하루의 끝에 의미있는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잘 될 거에요. 무엇이 되든 당신의 인생은 당신의 것입니다. 어떤 결과를 맞든지, 그 끝이 행복이 되려면, 결국 내력이 단단해야 한다고 봐요.
공부를 해 나가면서, 부디 강한 사람이 되기를.
이성이 단단해지기를. 화이팅!

:)미안..수능이 끝나면 내가 끝날 수도 있어서 더욱 춥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잘 자요 수요일에 마지막 인사 드릴께요
마지막 인사라니... 이제부터가 시작인 것을..
화이팅인 것이에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