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펭귄펭귄 [840588] · MS 2018 · 쪽지

2020-11-22 20: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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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완성)의 비밀.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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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능 공부를 다 해 놓았습니다.

기출도 풀고, n제도 풀고, 실모도 풀었습니다.

풀지 아니한 것은 ‘수능완성’뿐입니다.


그 문제집은 나의 손때가 많이 묻었습니다.

풀다가 놓아두고 풀다가 놓아두고 한 까닭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수학 솜씨가 없는 줄로 알지마는,

그러한 비밀은 나밖에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나의 점수가 아프고 쓰린 때에 수능완성을 피고 샤프를 잡으면,

나의 마음은 수놓는 흑연을 따라서 문제로 들어가고,

문제집 속에서 맑은 노래가 나와서 나의 졸음이 됩니다.


그리고 아직 이 세상에는 그 문제집을 풀어야만 가는 무슨 대학이 없습니다.


이 작은 문제집은 풀기 싫어서 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풀고 싶어서 다 풀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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