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와 사상,윤사 2020 9월 모의고사 10번 질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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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9월 모평 10번에 아리스토텔레스 3번선지 '모든 좋음의 존재 근거가 되는 궁극적인 하나의 좋음이 있다.' 가 틀렸다고 합니다.
물론 플라톤과 차이점으로 낸 선지라는 것은 이해하는 부분.
그런데 2018년 9월 평가원에 아리스토델레스가 '최고선은 다른 모든 좋음을 포함하는 완전한 선이다.'가 맞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아리스토텔레스는 각각의 좋음(선)이 상위의 목적으로 점점 올라가다 보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좋음(선)의 궁극적 목적인 최고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최고선은 다른 모든 좋음(선)을 포함하는 것이다.) 라고 하네요.
근데 여기서 이상한게, 2018) 각각의 좋음이 상위의 좋음을 목적으로 삼는다면, 그 하위 좋음의 존재 근거가 상위의 좋음으로 말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하위좋음의 목적이 존재 근거가 아니라면, 목적과 존재근거가 다르다는거잖아요. 그게 가능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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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여러 좋음의 존재근거, 즉, 좋음의 존재이유는 최고선을 실현하기 위한 것. 아닌가요?
철학 전공자지만 고대희랍철학 전공자가 아니기에 답을 드리기 조심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학부시절, 궁금하신 주제로 파리1대학에서 박사논문으로 하신 송대현 교수님에게 질문자님과 비슷한 질문을 여쭤보았습니다. 덕분에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9월 모평 10번은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비판한 내용이 제시문으로 주어졌습니다. 제시문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이 말했던 단 하나의 선, 선의 이데아(the good)는 존재하지 않고 좋음에도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는 것을 말하였습니다. 여기까지는 이해가실 것이고, 또 여기까지가 고등학교 교과과정의 내용입니다. 하지만 질문자께서 궁금하신 것은 ‘아리스토텔레스는 목적론적 세계관에서 만물은 최고선(ariston)을 향해 운동한다. 그렇다면 최고선이 곧 선의 이데아가 아니냐? 그렇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과 플라톤의 형이상학은 도대체 뭐가 다른가?’라고 제가 이해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을 드리자면 뚜껑 열어보고 깊게 파고들면 ‘궁극적으론 동일하다’입니다. 따라서 질문하신, '여러 좋음의 존재근거, 즉, 좋음의 존재이유는 최고선을 실현하기 위한 것. 아닌가요?'에 대한 답은 최고선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 맞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이원론적 세계관과 거리를 두기 위해 위해 자신의 형이상학을 발전시켰고 세계관을 바라보는 점도 달랐지만 플라톤이 제시했던 보편관념, 특히 선에 대한 보편관념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기에 발생한 일입니다. 모순이 아니냐구요? 사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원전을 읽어보면 많은 부분이 모순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목적론적 사고를 하다가 또 어떤 경우에는 인과론적 사고를 하거나, 정치학에서는 스파르타를 찬양하다가 또 어떤 파트에서는 스파르타를 비판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전이 강의록을 기반으로 하기에 그러합니다.)
궁금하신 것 같아 답변을 드렸으나, 솔직히 제가 답변 드린 부분은 참고만 하시되 잊어버리셨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철학과에 가시거나 특히 대학원에 가시면 고등학교 때 배웠던 윤리와 실제로 원전을 읽어보며 배운 철학이 충돌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고로 저의 답변이 질문자님을 더욱 헷갈리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 대해 좀 더 이해하시고 싶으시다면, 며칠 전, 제가 직접 쓴 윤리와 사상 개념교재를 오르비에 공유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을 참조부탁드립니다.
어우....ㅠㅠ 글이 긴데도 하나하나가 슬슬 읽히기 쉽게 설명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