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회복기12)날씨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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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와 호다카. 미츠하와 타키의 뒤를 잇는 커플. 특징은 순수하고, 진실된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 신카이 마코토의 의도는 제국주의와 전체주의 비판. 젊은 세대들의 주체성을 역설. 하지만 스토리 전개가 아쉬운 작품. 온갖 개연성과 우연성. 무어라 설명할 수도 없는 뜬금포 문학. 결국, <너의 이름은> 후속작으로서의 자격 미달.
다 알겠는데, 그냥 이 영화에 빠져드려면 네티즌 평점과 평론가 평점부터 멀리 해야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날씨라는 콘텐츠로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없는 내게는, 충분한 가르침을 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다보면 먹구름이 오기를 바라게 되고, 햇빛을 보게 되면 슬퍼지게 된다. 감독은 밝음의 슬픔과 어두움의 기쁨에 스며들길 바라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우리들에게 이 세계를 다른 관점으로 볼 것을 요구하는 메세지임이 틀림없다.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이 영화를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빨간 장미를 보며 인연의 소중함을 속삭이는 어린왕자를 대하듯, 그렇게 부드럽게 시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내아헤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 권총을 그에게 쥐어주면서 감독은 무엇을 그려내고 싶었던걸까. 모르긴 몰라도, 그것은 ‘순수’의 처절함이었을 것이다. 어른들이 얘기하는 ‘현실’을 박차고, 순수가 그려내는 색다른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감에 있어 총성은 자극적인 역할을 맡게되는 것이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이 세계의 아픔까지 무시해버리겠다는 그 앳됨이 누군가에 의해 분명 윤리적으로 계도될 것이다. 특히 공리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다만, 그런 철학적이고 복잡한 어른들의 세계에서나 통용될 말들 보다는 호다카라는 소년의 그 순수한 마음을 난 높이 사고 싶다. 사랑으로, 누군가를 향한 소중함으로, 이 세계를 극복하며 살아내려는 그의 앳된 순수를 나는 사랑한다.
가출을 해보진 않았지만, 가출을 하고 싶었던 적은 많았다. 궁금하지 않은가. 부모 너머의 세상이, 어른 너머의 세상이. 어른들이 말하는 세상은 전부라고 할 수 없다. 우리는 어두움의 기쁨을 알지 못하고, 밝음의 슬픔을 깨닫지 못한다. 그것들은 오직, 세상을 향해 자신만의 순수를 머금은 채 굳세게 질문하는 자들이나 얻는 보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출을 결심하고 도쿄의 단칸방에서 가난한 생활을 하는 호다카를 보며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나도 저렇게 살아봤다면 좋았을 텐데, 때로는 야간자율학습을 거두어차며 더 넓은 세상을 보러 몰래 여행을 가보았다면 좋았을 텐데하는, 그런 생각의 자국을 남기면서.
아직 이 영화를 본 것이 오늘이 처음이므로, 몇 번 더 보면서 호다카와 히나의 진심과 내면을 더 추적해보아야겠다. 이는 분명 보아뱀 속의 코끼리를 찾아나서는 여정처럼 순수하고 재미있으리라 생각한다. 조금만 기다려줘, 곧 만나러 갈게.
하필이면, 내일은 태풍이 들이 닥치는 구나. 어쩌면, 지금 너는 인간제물이 아닌, 예쁜 소녀로서 이 세상에 숨쉬고 있을지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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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글 너무 잘 쓰세요.. 저도 날씨의 아이는 봤지만 이 글을 읽으니까 새롭게 접근이 됩니다"밝음의 슬픔 어둠의 기쁨"이라는 부분에서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저도 첫문단의 사람들이 내린 평가에만 너무 매몰되어 있었던거 같네요..
최근엔 밖에 나가기도 어려운데 저도 이 영화 다시한번 보면서 못 느꼈던 감정들 한번 느껴보고 싶어지네요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른들은 왜 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거죠?’ 이 말을 들으면서 눈물을 펑펑 쏟아버렸지 뭐에요. 항상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이번 태풍을 기회로, 저도 날씨라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려구요.
날씨는 사람의 감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파고 들어가다 보면 그렇지 못하더라구요. 분명 고민할 지점이 있어요. 항상 이런 분들이 계셔서 저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감사드리고, 오늘도 좋은 밤 되세요 :)
주무세요 얼른!! 늦게자면 더 안좋아용
저 혼난 거에용..? 알겠어요 펭귄누나 :(
와.. 글 진짜 잘쓴다 .. 잘 극복할 수 있을거에요 언젠가 꼭이요!
사랑합니다 :)
오...옛날 애니카페에서나 보던 진지한 애니리뷰입니다.
저도 한번 봤는데 모든면에서 너의 이름은 하위호환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여려번 관람한 사람들에게 더 평이 좋다는군요
문학적인 소견이 상당히 얕은 사람이라서, 무어라 첨언할 수는 없지만, 순전히 공감의 의도로서 호다카의 시선으로 영화의 흐름을 감상하면, 너의 이름은과는 또 다른 가슴 아림을 느낄 수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 글에도, 어린 아이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볼 때 비로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전달하는 바를 더 명확하게 얻을 수 있다고 쓴 것이지요.
저도 한 2번째 보는 과정인데, 이 영화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세계관을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직 문학적인 감상능력이 많이 부족하니 더 정진해야겠지요.
좋은 의견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호..문학에 상당히 애정을 갖고 있는 분 같습니다. 마음가짐이 부럽네요.
저는 호다카의 존재감이나 개성이 필요 이상으로 옅다고 생각했는데, 마치 미연시처럼 공감을 위한 기재였을까요?
그런 생각도 하게 되는군요
사실 호다카에 시선을 맞춘 배경은 제가 생각했을 땐 여러가지 측면이 있던 것 같아요. 일단, 제가 영화를 볼 당시에, 어른들의 세계에서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한 채 고민하고 있는 젊음이었던 것, 또, 호다카와 히나 또래 즈음엔 학교라는 공간에서 불만과 고통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
제가 현실에서 하지 않았던 가출이란 행동을 거리낌없이 하고, 전체주의와 개인주의의 끝없는 논쟁에서 사랑을 발견하기도 하고, 또 어린아이답게 용감하고 대담한 일들을 행하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차차 호다카에게 시선이 집중되더라구요. 처음 볼 당시에는요. 저렇게 살았다면 내 삶은 더 윤택해졌으려나.. 뭐 그런 생각도 들고요! 사실 겉보기엔 히나와 호다카의 철없는 사랑 스토리기는 한데, 씬 순간순간의 주인공들의 감정과 내면을 살펴보니 단순한 사랑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더라구요.
오히려 감독의 의도는 이런 철없는 행동이 과연 철이 없는 건가?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었을 지도요.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은,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한 여자아헤의 카톡 프로필을 확인하는 것이었어요. 내게도 아직까지 저런 순수가 남아있나.. 그걸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던 까닭이죠.
사실 이 문학 작품은 사랑이라는 주제보단 ‘순수’의 깊이라는 주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호다카에 더 집중한 측면도 있는 것 같구! 으으 복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