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회복기3)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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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싶다. 남에게 치여, 남의 눈치만 보며 살다가 나를 망각하는, 죽음의 삶을 살지 않으며. 신체적으로 수조개의 세포가 나를 이루고 있어서인지, 20년 가량을 ‘나’와 함께 살아냈더라도 나는 아직 나를 모른다.
꿈을 생각할 때도 더딜 수밖에 없었다. 나를 무엇으로 취급해야 하는지, 또 나란 존재는 어떤 방식으로 이 세계에 존립해야 하는지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과 고민이 있다고 어른들에게 물어보면, 그것은 도대체 쓸데없는 생각이라며 나를 밀쳤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내게 꿈은 꾸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래서 물었다. ‘꿈’은 뭐냐고. 답이 오는 것. 곧 ‘직업’이었다. 나는 직업이라는 것에 대해서 약간의 반발심을 가지고 있다. 내가 정말 알고 싶은 꿈의 개념과 대비시키기 위해서다. 아직도 잘은 모르겠는데, 하늘이 내게 선물로 준 꿈은 직업도, 레테르도 아니란 생각은 분명한 것 같다. 물론, 그 꿈을 찾아내는 과정은 역시 느리다. 아직 나도 날 모른다니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생을 살아가는 매순간, 아니 적어도 젊음을 지나치는 이 시기만이라도, 나는 온전한 나와 함께 살고 싶다. 플라타너스를 보면 추억에 젖어 울고, 시든 꽃을 보면 같이 울어주는 용기를 갖고, 좋은 글을 보면 주체적으로 그것이 내게 왜 좋게 느껴졌는지 생각하고, 어떤 사안을 볼 때 남의 얘기를 거울삼아 내 주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시선으로 나만의 판단을 내리는 자율성을 갖고 싶다.
이것이 보잘것없는 이상이라고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살련다. 나를 조종하는 것은 나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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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의 사회가 요구하는 사회적 모더니티가 점점 긍정의 과잉을 만들어냈고, 결국 함께 좁은 문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내 모든 에너지를 소진시켜 버렸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은 모든 것을 이겨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은 여전하다는 것을 오늘 몸소 느꼈어요. 닫혔던 삼년 간의 폐문 앞에서 말문을 트여 볼까 했지만 아직은 그것이 내게는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있었더라구요.
이어령 선생이 말씀하신 ‘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이 되어라.’ 라는 말을 새기며, 각자의 고유성을 주창해왔지만, 결국에는 내 자신에게는 그렇지 못했던 것입니다. 스노비즘을 혐오 하면서도 명문 대학생활을 상상하던, 그러한 나의 모습이 어쩌면 피로감을 더더욱 불러 일으켰을 지도 모르죠.
각자의 삶을 존중하고,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자본에 종속되어 살아가지 않고, 그것을 넘어 좁아진 문턱 속에서 피로함을 느끼지 않고, 각자의 고유성을 인정하면서 살아가는 세상이 왔으면 합니다.
공주님이 기존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관성을 깨는 삶을 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언제나 응원하고, 당신의 삶이 저에게는 큰 귀감이 됩니다.
고마워요 : )
:D 항상 부족한 사람이지만요, 저와 생각의 방향이 같으신 것 같아요. <생명의 탄생>이라는 저작에서 5차방정식의 근과 관련하여 아주 재미있는 얘기가 나오는 줄로 압니다.
앞으로 살아갈 세계에서,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통용되지 않는다. 수학적인 은유일 뿐이지만, 상당히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말인 것 같더군요. 결국 앞으로 살아갈 사회는 기존의 사고방식과 진리는 처절하게 무너지게 되겠지요.
그렇게나 많은 이들이 울부짖던 의학계열의 단단함과 위대함이, 사르르 녹아내리자 수많은 인파들이 광장으로 내달린 것을 보면 말이에요. 충격적이게도, 이것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 내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이차방정식 따위가 개입할 수 없는 더 복잡하고 신비로운 세계니까요. 그래서 이어령 선생께서는 그토록 청년들에게 ‘창조’를 주창하고 계시는 건 아닐는지.
?인 셈이지요. 우리는요. 그저 우리의 사고를 통해서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그 과정에 있어서 부끄러운 것은 없었는지, 나를 아프게 했던 것은 없었는지, 또 이를 토대로 앞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이들을 대해야하는지. 이것을 고민하는 중일 겁니다. 이 과정에서 상처를 갸날프게 목도할 수도 있겠지요. 한데, 아직 우리에겐 ‘!’가 남아있습니다. 그런 혼란 속에서도 결단을 내려서 자신의 존재가능성으로 기투하는 능력이 남아있지요.
제가 보기엔 심리님도 옳은 길을 가고 계신 것 같아요. 결국 인생은 시간의 문제입니다. 언젠가는, 이 모든 것들이 밑거름이 되어 싹이 틀 날이 오겠지요.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항상 고맙습니다.
정신적인 독립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그러기에 저는 아는 게 너무 없어서 .. 배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주체성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타인이 통제하는 모든 것을 끊어냈는데 자율성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더군요
성적이라는 결과보다는 자율성을 통해 주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룰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지만 이루게 된다면 전례없는 수확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뭔가 이 글을 보니 예전의 다짐이 떠올라 잡설이 길어졌네요.. 응원합니다
고마워요. 뭐든, 자신의 존재의 고유함을 찾아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무지한 상태라서 감히 말씀드리기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만...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추천드립니다.
원전이라 어려울 수도 있지만, 박찬국 교수의 <존재와 시간, 강독편>을 같이 참조하시면 많이 도움되실 겁니다. 적어도 이 주체성과 고유함, 그리고 그를 머금은 인간의 실체.. 이들을 다룬 책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