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공부의 2단계(2): 메타인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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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수능 공부의 1단계 (1)를 읽지 않았다면
(글이 좀 길긴하지만 얻어갈 것이 있을 겁니다. 글의 중요도를 떠나서도, 현재는 '난독시대'이므로 긴 글에 친숙해져 봅시다.)
1. 잠깐 패러다임에 대해 복습해봅시다.
수능의 패러다임에는 ‘표준적 문제(아마도 기출)와 절대적인 규칙들(쉽게 말해 출제 의도)’이 존재합니다. 패러다임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길을 아는 것, 즉 탄탄한 개념과 짜임새 있는 원리가 중요하진 않습니다. 이보다는 길을 가는 것, 즉 실제 문제를 푸는 과정 속에서 이럴 때는 이렇게 하고, 저럴 때는 저렇게 하는 실제 상황에서의 대응능력이 중요합니다. 패러다임에 들어왔다면, 전체 문항 중 5, 6문항을 제외하고는 문제를 읽자마자 문제의 ‘형식’이 요구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되고, 그에 맞춰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2. 수능의 패러다임에 들어왔다면, 높은 3~낮은 2등급까지는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도약을 위해서는 메타인지가 필요합니다. 메타인지는 어려운 이론이 아닙니다.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사고의 재귀적 개념, 쉽게 말해 ‘생각에 대한 생각’, ‘인지에 대한 인지’를 뜻합니다.
3. 메타인지는 개념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사고에 대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개념에 대한 공부는 9등급부터 1등급까지 누구나 다 합니다. 가시적이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명확하니까요. 하지만 메타인지는 아무나 하지 않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내 생각’이란 것이 어딘가에 명시된 것도 아니고,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힘들고 지치거든요. 그러나, 모든 과목에서 킬러 문항을 정복하려면 메타인지는 필수적입니다.
4. 실제 문제를 틀리고 피드백을 주는 상황에서 메타인지적 사고를 살펴보죠.
예를 들어 국어라면,
“내가 이걸 왜 틀렸지? 아, 멀찍이 떨어져서 서술한 점을 놓쳤네. 분명 중간에 뜨는 문장이 있었는데, 그 후에 정보량이 많다 보니 흘려버렸어. 다른 지문을 읽을 때 멀찍이 떨어진 서술을 체크하려면.. 가장 좋은건 많은 정보량을 견뎌내는 것이겠지만, 이건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경험치와 인지능력 본연의 문제니까 지금 당장 내 능력치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빠르게 고쳐볼 수 있는 점은.. 일단 이런 내 약점을 의식하자. 그리고 다른 문장에서 밑줄을 자제하고 중간에 뜨는 문장이 생긴다면 그 문장에 밑줄을 쳐보는 식으로 시행착오를 겪어보자.”
메타인지가 나타난 부분을 살펴보죠.
“아, 멀찍이 떨어져서 서술한 점을 놓치지 못했네.” -> 틀린 이유에 대한 객관적 분석입니다.(이것을 메타인지라 부르기는 애매합니다. 메타인지는 그 다음부터 나타납니다.)
“정보량이 많다 보니 흘려버렸어.” -> 틀린 이유에 대한 객관적 분석에 대한 주관적 분석입니다.
“경험치와 인지능력 본연의 문제니까 지금 당장 내 능력치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일단은 의식하자. 그리고 다른 문장에서 밑줄을 자제하고 중간에 뜨는 문장이 생긴다면 그 문장에 밑줄을 쳐보는 식으로 시행착오를 겪어보자.”
-> 자신의 능력치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처방전을 내려줍니다.
수학의 경우를 살펴보면,
“아.. 여기서 그래프를 그렸어야 했구나. 이전 풀이과정에서 관성적으로 식으로 풀다 보니 그래프를 그릴 수 있다는 점을 망각했어. 이는 실제 시험 도중 깊게 몰입하는 순간에 의식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평소 킬러 문제를 풀 때 두 가지 방식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놓아야지.”
"여기서 그래프를 그렸어야" -> 틀린 이유에 대한 객관적 분석입니다.
"이전 풀이과정에서 계속 식으로 풀다 보니 그래프를 그릴 수 있다는 점을 망각했어." -> 틀린 이유에 대한 객관적 분석에 대한 주관적 분석입니다.
"이는 실제 시험 도중 깊게 몰입하는 순간에 의식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평소 킬러 문제를 풀 때 두 가지 방식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놓아야지.” ->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처방전을 내려줍니다.
5. 메타인지는 스스로 처방전을 내려준다.
위의 두 사례에서 보듯이, 메타인지가 체화된 학생은 스스로에게 처방전을 내려줍니다. 만약 그 처방전이 잘못된 거라면? 상관없습니다. 잘못된 처방전을 바탕으로 또 한 번 틀렸을 시에도 메타인지를 적용하여 새로운 처방전을 내리면 되니까요. 이를 차치하더라도 잘못된 길로 걸어가 본 다음 스스로 그 길이 잘못되었음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메타인지적 학습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처방전을 스스로 내려준다는 점에서 메타인지는 궁극의 자기주도학습과도 같습니다.
두 가지 처방전을 비교해보죠.
(메타인지를 체화한) 학생이 스스로 자신을 분석하여 내린 처방전 vs
선생님이 분석하여 자의적으로 내려준 처방전
무조건 전자가 승리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메타인지를 체화한 학생은 하루종일 자신의 생각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의 생각은 자신이 잘 알고 있을테죠.
2. ‘물리적으로’ 시간 활용에 효율적입니다. 인강을 듣든 학원을 가든, 책상 앞에 앉아서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됩니다.
결국, 메타인지를 체화한 학생과 메타인지를 체화하지 않은 학생 간의 간극은 절대 좁혀지지 않습니다.
6. 마지막으로 ‘쓸데없는 질문’
커리큘럼 질문.
문제 풀고 모르는 개념 메꿔가면서, 수능의 패러다임에 진입하고, 메타인지를 적용한다면... 내가 지금 어떤 문제를 풀든, 어떤 강의를 듣든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직접 안 부딪혀봐서 두려운거지, 막상 스스로 해보면 두려울 건 없습니다. '내 생각이 멈추는 것'만 두려워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제 칼럼을 읽는 분들이 성공적으로 수능의 패러다임에 진입하고, 나아가 메타인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속해서 글을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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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들 기세다고 하는거야 나 상처받았어......
늘 감사드립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수학 공부할 때 늘 답답한데 이런 칼럼 덕분에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소소하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내일 공부할 때 더 신경 써서 해볼게요!
넵 꼭 실천해보세요~
애들아 진짜 엔트로피 님 팔로우 박자. ㄹㅇ 문과황 정시황 근본이심. 글구 기출 파급 수2 총괄 집필진이심.
엔트로피 님 칼럼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메타인지 해봐야겠네요 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내 생각이 멈추는 것만 두려워 하면 된다.. 멋집니다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수능 잘보는데 무슨 특별한게 있는게아니라 그냥 꾸준히 하면서 계속 본인 약점 찾고 메꾸고 이거의 반복임 인강이고 책이고 뭐고 다 수단일뿐 본인상태 모르면 헛짓하다 수능 끝나는거
감사합니다!앞으로도 좋은 칼럼 많이 부탁드립니다
이거 제가 칼럼으로 쓰려 했는데 너무 잘 써 놓으셔서 제가 뭐 더 할 게 없네요
칼럼 올릴 때 이거 참고하라고 종종 링크 걸어놓겠습니다 ㅎㅎ
그래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ㅎㅎ
진짜 너무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개념부터 다 하고 문풀해야겠다는 강박같은게 있었는데 올려주신 칼럼 보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엔트로피부호화님 커리를 신경쓰지 말라는 것은 독학서 공부할 때도 유효하나요? 독학서를 공부하면서 메타인지를 꾸준히 연습한다면 실력이 늘겠죠?
넵 당연합니다
올비 5년 보면서 최고의 칼럼중에 하나인거같네여 팔로우 박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엔트로피부호화님 눈팅만 하다가 인사드립니다.
엔트로피부호화님의 모든 칼럼을 프린트로 출력했었고, 끊임없이 곱씹은 사람입니다.
제가 들었던 수많은,모든 선생님들 중에
최고로 도움이 됐던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학에서의 '필연성'에서는 제 공부의 전반을 바꿔주셨습니다. 다른 과목에도 적용하고 있고요.
어찌저찌 수험판에 다시 오게 됐는데
앞으로도 좋은 칼럼 많이 써주시면 매우매우 감사하겠습니다.
멀리서라도 이렇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진심이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뵙고 싶기도 할 정도입니다.
(파급효과는 볼 것도 없이 구매할 예정입니다.)
제 수험공부에 아주 큰 변화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댓글이나 쪽지를 받을 때마다 너무 보람차고 기분이 좋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더 좋은 칼럼쓸테니 도움 많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ㅎ
북마크 저장해두고 가끔씩 들어와서 보는데 볼수록 와닿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