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발발, 예비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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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글은 2012년에 쓰여진 북한의 기습 남침상황을 평범한 예비군 주인공 시점에서 그려낸 전쟁소설 입니다.
정말 재밌으니 닥치고 믿고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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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신나게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도 모른 채 씻지도 않고 잠들었다가
비오는 토요일 느즈막히 오후 3시 좀 넘어서 일어나
늘 하던대로 발가락으로 컴퓨터 본체를 켜고, 화장실 갔다가 물 한 잔 하면서 tv를 켜는데
'긴급방송' 으로 갑자기 자막이 막 오르내리면서 다급한 아나운서의 멘트.
"실제상황입니다. 현 시간부, 북한의 남침으로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예비군 장병 여러분들은 즉시 집결지를 확인하고, 해당 부대로 지정된 시간 내에 입소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다른 채널 돌려보니 다 엇비슷한 내용.
그제서야 밖에서 들리는 차량들 클락션 소리와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창문 열고 보니 도로에는 짐을 가득 실은 차들로 꽉 차 있고, 사람들마다 차 빼라고 욕에 싸움까지..
그 때 마침 들리는 사이렌 소리.
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여러분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 군, 경의 지시에 따라 안전하고 신속하게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예비군, 향토예비군 여러분들은 정해진 시간 내에 편성된 부대로 입소해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둘러보니
우산도 없이 차 버리고 간편한 짐만 가지고 가는 사람들..
애들 손 잡고 가는 엄마들, 머리에 보따리 이고 가는 할머니..
무슨 짐이 그렇게 많은지 캐리어 2개를 꾸역꾸역 트렁크에서 꺼내서 "이거 다 가져갈거란 말야!! 못버려!!" 하는 김치女.
"아 몰라 씨x, 너 알아서 해" 하고 가버리는 김치男
X반도 입고 호루라기 불고 경광봉 흔들면서 사람들 안내하는 군인, 경찰..
놀래서 친구, 가족한테 전화하려고 휴대폰 보니 망 과부하로 인해 서비스 불가.
인터넷 역시 망 과부하.
패닉에 빠져 멍하니 TV만 보고있다가 실제 북괴군이 넘어오고, 우리나라 육군 전차랑 전투기 뜨는거 나오고.
문 열고 방금이라도 북괴군이 들이닥칠 것 같은 마음에 걱정하면서
도망을 갈까, 예비군 부대로 가야 하나..결정도 못하고 방 안에서 왔다갔다.
머리속에서는 온통
'시발시발시발 어떻게 하지'
'도망갈까' 하는 마음에 다시 밖을 보니
밖에서는 사람들 존나 뛰어다니면서 피난 행렬 이어지고 있고,
어쩌다 그랬는지 벌써 부모잃은 꼬맹이는 주저앉아 울고있고,
아까 김치女는 혼자 캐리어 2개 질질 끌고 인상 구길대로 구기며 사람들하고 부딪히면서 저 멀리 걸어가고 있고.
갑자기 하늘이 막 시끄러워서 보니 헬기랑 전투기 막 날아다니고..
사이렌은 계속 울리고..
'...엄마...어떻게 하지...전화좀 돼라 제발...'
하면서 휴대폰으로 계속 엄마한테 전화는 거는데 서비스 불가.
카톡으로 메세지 보내도 '전송실패'
물끄러미 TV보고 있는데
계속 사람 죽어나가는 영상에 예비군들은 해당 부대로 입소하라고 계속 자막 띄우고 난리.
그러다 중간에 이명박 대통령 계엄령, 동원령 선포방송.
오바마 대통령 뭐라 발표하는거 들리고..
"대한민국을 도울것이며, 한국의 국민을 수호할 것입니다"
전화기 손에 쥔 채로 서서 멍하니 tv 보고 있다가.
'ㅅㅂ그래, 전쟁나면 군대가 젤 안전하다던데...어차피 예비군이면 곧장 투입되진 않겠지...안가면 안가는대로 큰일이고...근데,
나 어디로 가야돼지?'
병력동원소집통지서 찾으려고 책상서랍 3, 4개 뒤집어 엎다가 구석에 짱박히고 노래진 종이 겨우 발견.
00학교로 M+ OO 시까지.
찾아서 다행인지, 아니면 마음이 복잡해서인지 모를 한숨이 나오고..
옷장 뒤져서 역시 구석에 좀약냄새가 벤 구겨진 군복, 관리 안해서 뽀얗게 먼지 앉은 군화 꺼내는데
띵동띵동.
누군가 다급하게 벨 누르는 소리.
문 열어보니 보따리 몇 개 들고있는 굳은 표정의 아버지와 눈물고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엄마.
손에 들린 군복이랑 군화를 보더니 대성통곡.
"언제 여기까자 왔어 엄마....피난 간 줄 알았더니.."
"전화도 안돼고.....걱정돼서 왔지.............................."
"...나.....괜찮아...나라 지켜야지...엄ㅁ...."
차마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엄마 끌어안고 엉엉.
아버지는 뒤돌아서 눈물닦고 엄마 일으키더니
"사내가 나라 지키러 간다는데 울기는.." 하고 말하다 나 보고 뒤돌아서 눈물닦고
"...잘...무사히 돌아와라" 하면서 주소 적힌 종이 하나 손에 쥐어주고 엄마 다독이면서 다시 피난길로.
착찹한 마음으로 부모님 뒷 모습 보면서 있다가 군복 대충 입고, 거울 보는데
'부모님 피난 잘 가고 계실까..나쁜놈들이 등쳐먹진 않을까..'
'짝사랑하던 걔는 어떻게 됐을까...'
'전 여친 보고싶다...'
'친구새끼들은 어떻게 된거야...죽지마라 자식들아.....혹시 전쟁터에서 만나진 않을까....'
그러다가 갑자기 문득 든 생각.
'나 죽으면 어떻게 하지..'
죽은 후 내 영전 앞에서 통곡하는 엄마 얼굴이 스쳐지나가면서 괜히 울컥.
멍하니 거울보다가
혼자 따귀때리면서 '내가 죽긴 왜 죽어' 하고 마음 다잡고..
억지로 센 척, 웃으면서.
핸드폰 안 터질거 알지만 그래도 연락처랑 찍은 사진들 많으니까 챙기고,
펜이랑 메모지같은것도 왠지 모르게 필요할 것 같아 챙기고,
밴드랑 후시딘같은것도 챙기고..
대충 꾸역꾸역 가방에 쑤셔넣고 집 나서려는데
책상에 놓인 가족사진 보고 폭풍눈물.
사진첩 열어서 건빵주머니에 사진 쑤셔넣고 집 밖으로.
밖에 나가니 집에서 보던거에 비해 몇 배나 더 난장판.
이불보따리, 물통, 아이스박스, 슬리퍼..가릴 것 없이 다 버려져 있고, 옷가지들 굴러다니고..
2돈반, 4/5톤 트럭 부릉대면서 지나다니고..
소집장소 찾아서 막 걸어가고 있는데 지나가던 군인이 그거 보더니 어느 학교로 가냐고.
00학교 간다 하니, 저 차 타라고 하면서 손가락질.
쳐다보니 2돈 반에 이미 나 말고 다른 예비군들 표정 썩어서 꾸역꾸역 앉아있네.
안경 여드름 뚱땡이
어좁이
담배 존나 피면서 침뱉고 욕하고 있는 생양아치.
스마트폰 만지면서 '전화가 안돼네..' 하다가 갑자기 혼자 막 우는 새키까지..
그렇게 다들 말없이 집결지로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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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