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부호화 [749154] · MS 2017 · 쪽지

2019-07-02 22: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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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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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과목에 해당되는 내용


주위를 보면 수업시간에 집중도 잘하고, 숙제도 열심히 하고, 선생님이 하라는 거 착실히 다 하는 학생인데도 불구하고 항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받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반면, 설렁설렁하고 자만하고 어딘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학생들은 노력한 것에 비해 성적이 잘 나오는 케이스도 쉽게 볼 수 있죠.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에서 대부분 후자를 보고 이런 결론에 도달합니다.

“후자는 전형적인 게으른 천재야” 

근데 저는 좀 다르게 봅니다. 후자는 과몰입의 전자와는 달리 적절한 몰입 상태였기에 고효율을 보일 수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과몰입의 상태가 되면 시간가는 줄 모른 채로 현재 맞닥뜨린 문제에 모든 집중을 기울입니다.

대중적 통념은 이런 과몰입 속에서 생각하는 힘이 증진되고 성적이 오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딱 중하위권에게만 통용되는 조언입니다. 

1,2등급, 나아가 100점까지 도달하는 데에 ‘과몰입’은 방해가 됩니다


과몰입 상태에 빠지면 그동안 연습했던 태도, 지식을 적용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과몰입 상태에는 ‘내가 연습했던 걸 적용하는 의식적 사고’보다 ‘어떻게든 풀어내고야 말겠다는 무의식적 사고’가 우선시되기 때문이죠. 이는 “어떤 논리적인 과정을 거쳐서 풀었는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일단 풀리는 대로 풀긴 풀었어.” 따위의 문제풀이 방식일 수밖에 없고 수능이 요구하는 공부 방향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수능은 어떤 문제든 막무가내로 풀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지문, 조건, 문제를 해석해서 논리적으로, 필연적으로 풀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고는 무의식과 의식이 적절히 조합된 ‘적절한 몰입’ 상태에서 매우 효율적으로 발휘되기 마련이죠. 

‘이 조건을 보아하니,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겠네’, ‘이 문제는 그때 봤던 문제와 유사한 부분이 있네’, ‘내가 지금까지 이용한 부분과 이용하지 않은 부분은 뭐지?’, ‘2문단에서 3문단이 어떻게 연결되고 각각은 어떤범주이지?’ 따위의 능동적이고 논리적인 생각은 무조건 ‘적절한 몰입’ 상태에서만 나올 수 있음을 알기 바랍니다.


요약) 배운 내용, 깨달은 내용을 새로운 문제를 풀 때마다 적용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하며, 이것은 절대로 과몰입 상태에서 일어나지 않고, 오로지 ‘적절한 몰입’에서만 가능하다. 

+ 이러한 제 주장은 ‘왜 수많은 수험생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가’ 라는 질문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과몰입은 쉽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적절한 몰입’ 속에서 저런 의식적인 생각을 끊임없이 하는 것은 어렵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공부는 많이 하는데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 분들은 본인이 지금까지 과몰입 상태에서 공부한 것은 아닌가 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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