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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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던 오르비를 이제는 안 하기로 했고,
이 글을 쓴 이후에도 잘 들어오지는 않을 겁니다.
잠시, 근황을 기록해두려 글을 씁니다.
외로움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대치동에 위치한 한 토즈 독서실에는, 오전과 낮에는
나 밖에 없고, 저녁이 돼서야 내신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이
온다. 그렇다고 해도, 많은 편은 아니다.
작년 4월의 강남 오르비의 상황과 비슷한 느낌이다.
햇빛은 텅 빈 독서실 안을 채우며 오후의 구도 속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봄의 추위 속 따뜻함을 지키려는 그의 의지 속에
내가 위치한 느낌.
내게 말을 건네는 이, 내가 말을 건네는 이는 없다.
다만, 마음 속 희미한 내 자신과 얘기를 자주할 뿐이다.
이를 테면, 이런 말들이었다 — 구식 고시원이라서 난방이 안돼
밤에 너무 춥던데 오늘은 후드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자야지.
이런 생활을 지속적으로 보내다 보면, 혹여 말하는 법을
망각하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작년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그것은 아닐 거란 확신이 있다.
외로움의 키워드와 잘 싸우고 있는 것 같다.
동시에, ‘삼수’ 란 시작으로 말미암아 내게 불현듯 찾아온
위압감과 두려움 또한, 미래를 향한 떨림으로 바뀌어 감을
느낀다. 그 떨림이란, 합격했을 때의 순간을 상상하며 내 입꼬리가 하늘을 향하여 올라가는 상태는 아니리라. 그저, 실패를 다시하게 된,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미지의 소년을 사랑할 자신이 있다는 것. 이 과정 속에서 ‘합격’ 이외에 다른 가치를 분명 창출하고 발견할 수 있다는 확신이라는 것.
오늘은 선릉역 8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미용실에 갔었다.
머리만 자르고 나오면 되는 상황인데, 나는 분명 눈썹 정리와 스타일링까지 바라고 있었다. 15,000원으로 이발이면 만족한다고 얘기하던 나였는데, 이제는 그 돈으로 눈썹 정리와 헤어스타일링 까지 원하게 된 것.
어느 순간, 나는 합리적으로 변했다.
대전에서의 나는 합리적이기 보다는 인간다웠던 사람이었는데.
디자이너와 앞으로의 머리 색에 대해 재미있게 얘기도 하고, 디자이너 선발을 위해 공부하는 1살 차이 스태프와도 수능에 대해 활발히 얘기하던 나였는데,
-눈썹 정리, 가벼운 헤어 스타일링 까지 해주세요.
하고 말을 디자이너와 더 이상 하지 않는 나를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서울의 폭력성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돈을 아껴야 하고, 시간을 아껴야 하는 생활.
-창신동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개새끼들이외다.
그 말을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되는 생활.
외로움과 마주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원래의 내 모습을
되찾으려는 시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앞으로의 생활에서 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찾아보겠다는 결심으로 시작한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무엇이 정답일까, 이것도 중요한 논의겠지만, 이것도 정답이지 않을까, 이것 또한 중요한 논의일 것이다.
분명히, 나는 어느 틀에 맞춰져 고정된 상태라기 보다는,
틀 없이 창공을 휘저어 다니는 유동적인 상태일 것이다.
그러니, 내게 있어 모든 것이 정답이 될 수 있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걷는 여행의 첫 걸음을 잘 걷고 있다.
앞으로의 생활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향을 조금 더 예쁘게
가다듬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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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안에 햇빛 들어오는거 넘나 부럽다
합리적으로 사는게 인간답지 못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인간답다의 정의가 무얼까요
흠
울지마라
힘드시겠어요. 삼수 힘든거 잘 알지만 굳이 애써 외로워하려 하지도마시고 여유찾으세요. 감성에 너무 빠지면 수험생활 또 피곤해질겁니다. 응원합니다
또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