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cess✨ [541907] · MS 2014 · 쪽지

2019-02-04 06: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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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 시간의 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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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을 타고 싶습니다.


배경음악이 내게 주는 사색의 시간,

특정 몬스터와 결부되어 아직까지 머리 한 켠에 남은, 낯설지도 않고 낯익지도 않은 채, 문득 떠올라 버린 메모리.


과연, 지금의 나는 그를 간직할 만큼 순수한 인간인가. 

지난 날의 나로 돌아가서, 다시 한 번 컴퓨터 앞에 앉아 그 때의 시간 — 메이플스토리를 하던 —을 보내는 나를 본다면,

어떤 얘기를 할 것인가. 혹여, 꼰대스런 어른처럼 그를 보며 화를 내지 않을까.


-네가 보내 그 시간 때문에, 나는 재수를 했단 말이야.


어느덧, ‘나’라는 사람도 변했습니다. 많은 것들을 배워왔고,

많은 것들을 얻어왔으며, 그의 댓가로 많은 것들을 잃어왔고, 망각해왔다는 것.


그렇기에, 낯설다는 표현과 낯익다는 표현 사이의 애매한 공백을, 설명치 못한 감정과 느낌으로 채워야 하는 의무가 내게 있었고, 그 의무감이 문득 이 게임의 배경음악을 듣다가 생겨난 것.


설날, 가족들과 편히 앉아서 바쁜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얘기와

그 간 나누지 못한 사랑의 정들을 나누어야 하는 시기에, 나는 과연 설날다운 설날을 보내고 있는가. 다시 한 번의 질문, 나는 순수한가.


연속적인 고뇌를 끝내려는, 이 배경음악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추억하면 후회하고, 후회하니 망각하리라.


그렇다면 결국, 이 고민은 또 내일로 미루어지는 것일까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미룬다기 보다는,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난제이기에, ‘유보한다’ 라는 표현이 정확할 듯 싶습니다.


그러니, 지금의 내게 있어 중요한 것은, 망각한 그 메모리들을

다시 한 번 천천히, 끄적여보고 끌어오는 것이 아닐까요.

유년의 순수란, 바로 그 곳에 남아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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