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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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다 끝마치고 오는 밤이면,
나도 모르게 나에 대한 상념을 자주했던 것 같다.
나는 누구일까라는 생각이,
왜 나는 아직도 나를 찾지못한 걸까라는,
죄책감으로 번졌었고, 또 그것에 대한 답이
없기에 불안감으로 번졌었다.
왜 나는 나를 찾지 못했을까.
생각해 보니, 나는 너무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고백하기가 무서웠던 것도
결국 타인들 때문이었고,
글을 쓰다가 갑자기 지워낸 것도,
결국 타인들 때문이었고,
원천적으로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도,
나를 위함이기도 했지만, 타인을 위함이었다.
이렇게 계속 타인만을 좇다 보면,
나는 바른 어른으로 자리 잡지 못할 거란 생각에
완벽한 타인들을 다 정리했고,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도
남 보다는 내 자신에 집중하기로 했다.
수능이 끝나고, 나는 아직도 내 자신에 집중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 사람인 지,
계속 찾아가고 있고,
내가 잠시나마 버려둔 과거의 자신을 찾기 위해,
내 기억에 강렬히 남아있던 장소와 공간들을
계속 찾아가고 있다.
그곳에서, 과거의 나는 따뜻했지만서도, 순수했고, 또 그렇기에
지금의 나 또한 그렇게 되어야 함을
깨닫곤 했다.
헌데, 그리 다짐하고 또 다짐하다
문득 이 세상을 바라보면 허탈하다.
하루 마다 마녀사냥이 일어나는 공간,
대학의 간판으로 치열하게 개싸움하는 오르비,
몰래 나를 어딘가에서 익명으로 욕하고 있는 사람들.
순수를 이 곳에서 좇기에는 너무 무섭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너무 허약해서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에,
다시 나를 붙잡고 버텨내는 중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무섭다.
분노가 쌓이고 쌓여가는 세상인 듯 하고,
또 그렇기에 배려와 존중이 고갈되는 세상인 듯 싶다.
과연 내 순수를, 내가 찾아놓은 내 자신을
이 곳에 활착시켜 온전함을 전파시킬 수 있겠는가.
무서움과 허탈함에,
나는 어쩌면 사랑 고백을 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서운 일과는 달리, 내게 순수함을 불어넣었던
사람이었으니까.
나름의 도피처였던 것.
그것이 비열하고 미련해도,
언젠가 내가 불어놓은 순수의 바람이
이 곳을 가득 적셨으면 좋겠다.
열정의 포플러는 분명히
이상의 하늘을 향해서 펄럭이고 있었을 게다.
지락의 눈물을 비웃은 것도, 그 누군가는
나보다 더 한 뜨거움을 갖고 있다는 증거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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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참 흉흉하여라글 잘써서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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꺅좋은 글을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