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아메리카노 [863271] · MS 2018 · 쪽지

2019-01-16 14: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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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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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에서 많이 이야기 되는 다음의 두 가지

   1. N수를 하느냐 마느냐

   2. 유망한 직업 및 진로

에 관한 이슈는 결국 보면 '시간'에 대한 이해와 태도로 볼 수 있다.


Part I. 


목표를 위해서 짧게는 1,2년 길게는 몇 년까지 대입을 준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시간의 가치를 크게 못느끼는 사람들이다. 

느끼더라도 다른 가치에 비하여 시간의 가치는 크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나 또한 인생 전체에서는 1,2년 진짜 별로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을 종종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1년은 진짜 엄청난 성장을 하거나 뭔가를 생산할 수 있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라는 생각도 한다. 2년이면 석사도 받지 않는가?


결국엔 시간을 투자의 개념으로 주로 인식하느냐 기회비용을 중심으로 인식하느냐의 차이인것 같다.

투자로 본다면 대입 1,2년 더 하는 것 고시 몇 년 하는 것, 10년 이상 의학공부하는 것이

대수롭지 않다. 내가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생각되면 될수록

현재 시간의 가치는 훨씬 더 많이 줄어들 것이다.


반대로 기회비용으로 본다면 현재 내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하여 많은 고민을 한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성공은 목표가 아니라 내가 사용한 시간과 노력의 결과물이며

내 선택의 산물이다-그 형태가 무엇이든지 간에. 


유사하면서도 다르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이 미묘한 차이가 알게 모르게 삶의 태도의 가치관을 많이 좌우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럼 어느 쪽이 더 많을까?

무조건 투자로만 시간을 쓰는 사람도 없을테도 기회비용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시간을 투자자원 및 경쟁의 도구로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개인적 생각).

입시 취업 내 집마련 등등.


물론  이도저도 아닌 사람들이 더 많다.

시간을 향유하는 주체가 '나' 자신이 아닌 사람들.

그들에겐 흘러가는 강물처럼 시간도 흘러가는 것들 중 하나일뿐.


정답은 없다.

확실한 것은 행복은 방정식의 해로 구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개개인마다 다르다라는 것이다.




Part II. 


사회인식, 부모들의 인식, 선배 친구들의 인식

대학과 학과를 선택할 때 많은 수험생드이 외부 시선에 대하여 엄청나게 신경쓴다.

우리나라처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출신대학과 학과를 물어보는 나라도 사실 거의 없다.


윗세대들의 상당수는 고장난 시계를 가지고 있으며 20살 혹은 대학을 졸업할 때 멈춰져있다.

20살에 들어가는 대학이 내 명함이고 간판이다. 

그 이후에 본인이 만든 성과물이 없거나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리라.

예를 들면, 대학 정교수들 중에 상당수가 내세울 것이 자기가 졸업한 학사 학교

박사받은 학교밖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학 정교수들중 임용이후 제대로된 연구를 하는 교수는 정말 많아야 20% 이다.


어느정도 이해는 된다. 

지난 세월의 교육 및 사회시스템이 그러했고 지금도 상당부분 그러하다.

또한 직업 선택에 있어서도 역동적이지 못하다. 

한 직장에 오래 있고 이직비율이 상당히 낮다. (그렇다고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단 양적 팽창 우선으로 성장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20년 30년 일한 사람들이라도

전문성은 솔직히 형편 없다.)


물론 사람들의 생각이 시대의 변화와 함께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인식 변화를 개인으로 놓고보면 연속형이고 점진적이라기보다는 

불연속적이고 Step function에 가깝다는 것이다.

"경험"을 전후로 완전 바뀐다. IMF를 생각해보라.

그러한 "경험"을 경험한 사람의 비중이 사회 전체로 놓고 볼 때

점진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변화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지

개개인으로 놓고보면 인식의 변화는 변화라기보다는 혁명에 가깝다. 


이러한 현상이 내포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자기 일이 되기전까진 사회가 아무리 변화해도 나랑은 상관없는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과거 혹은 현재의 가치를 쫓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운이 나빠 (?) 내 일이 되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은 그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닷컴 열풍이 불었을 때 C (C++)를 사용하는 프로그래머들이 실리콘밸리에 대거 취업했는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함께 대부분 해고되었다. 

10년의 사이 동안 다른 것을 배워 자기 것으로 익힌 사람들만 해고의 칼날에서 살아 남았다.


지금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것이

5년 뒤에 10년 뒤에도 그러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

어느 한편으로는 합리적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어리석을 수 있음을

생각해보는 것 또한 진로 선택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내가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즉 내 전성기가

10년전 20년 전이 아니라 바로 "지금"이 될 수 있기를

한 번 고민해보는 것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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