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재수생 [832508]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01-15 01:37:04
조회수 6,772

공부중독, 그 이론적 해결방법 (묻혀서 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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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2월 28일에 많은 분들의 공감과 호응을 받았던,

"공부중독 증상을 의심해보세요(수정)" 라는 글의 후속글이에요. (클릭시 이동)


많은 분들이 빠르게 다음 글을 달라고하셨지만, 저는 저 나름대로 신중하게 글을 쓸 수 밖에 없었고.

또 대충쓰인 글 역시 여러분들이 읽고싶어하지 않을것 같아서 다음 글을 올리는데 시간을 더 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글을 읽기전에 2가지만 짚고 넘어갈게요.

1. 저는 강사나 선생님이 아니에요. 오히려 저는 결점이 더 많답니다. 여러분과 똑같은 수험생이고 그렇기에 더 현실적이고 공감가는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2. 이 이야기는 제 이야기예요. 저는 여러분들 각자 상황을 잘 모르니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고 본인과 비교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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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저번에 공부중독에 대해서 얘기를 꺼냈어요.


그 공부중독이란 약물중독이나 공부를 미친듯이하는 중독이 아닌, 

잘못된 보상체계를 가지고 공부하는 경우를 보고 공부 중독을 의미해요.


잘못된 보상체계에 대해서 크게 세가지 유형을 제시했죠.


A. 벼락치기형  B. 가짜성취감형  C. 보상과다형 


저는 이 세가지 유형을 모두 겪었고, 그 혼란속에 제가 했던 잘못들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결론은? 올바른 보상체계를 잡아야 한다! 그것이 성적을 올리는 올바른 방법이다. 였어요.


그럼 여기서, 올바른 보상체계가 무엇일까요?

공부를 하는것 자체에 따라 얻는 즐거움이겠죠?

공부를 하면서 얻는 깨달음이나, 공부를 하면서 본인의 실력이 오른다는것을 느끼는것이 진짜 보상이에요.


공부효율, 성적에만 너무 몰두하면 벼락치기 유형이 되버리며 오랜시간 공부에 집중을 못하게되고


플래너, 순수공부시간에만 너무 몰두하면 내가 오늘 무얼 알아갔는지보다, 무얼 했는지에 집중하며 가짜성취감유형이 될 수 있어요.


또는 성적이 조금만 올라도 칭찬을 많이 받거나, 본인이 노력한거에 비해 보상을 많이 받으면 자기 실력에 만족하고 안주하거나, 공부 플랜만 세우고 제대로된 실천을 못하는 경우도 생겨요.


위의 세가지 유형에 대한 한계를 깨닫고, 가능한 공부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본인을 컨트롤하는게 필요해요.



그 해결책으로 제가 제시했던 말이 있었죠.

공부는 심심하게 하는거에요. 

이 말은 공부자체를 심심하게 하라는 의미와 공부외적인 일상을 심심하게 유지하라는 두가지의미를 담고있어요.

이번 글은 공부 외적인 일상에 대해서 다룰거에요. 그럼 본격적으로 설명 시작할게요


일단 여러분들이 왜 올바른 공부습관이 형성되어있지 않았나부터 생각해봐야해요.


그건 바로

공부 자체에 흥미를 가지기에 지나치게 일상이 자극적이다.


여러분들 손에는 전자기기 하나씩은 들려있고, 심심하면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할수있고, 왼쪽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있으며, 자기전에 스마트폰 불 번쩍. 공부보다 재미있는게 너무 많아요.


여러분들은 어떻게든 공부에 집중하고싶은데, 

공부 자체가 저자극이니까 공부의 자극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여러분들은 무의식적으로

공부효율, 성적에 몰두하거나, 플래너, 순수공부시간에만 몰두하거나, 주위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에 즐거움을 얻으면서 그걸 원동력으로 공부해온거에요.


어떻게보면 본인 스스로가 대단한거에요. 공부를 하고싶다는 의지로 어떻게든 동기를 만들어서 공부를 하긴 해낸거잖아요. 다만 이것의 문제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한계를 느낀다는것이죠.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거에요.


공부 자체에 대한 보상으로 공부에 재미를 붙이기엔, 너무 힘드니까

성적을 올리는것에 집중하거나, 순공시간 올리는것에 집중하거나, 밤샘공부로 몰아서 하는거에 집중한거에요.

이걸 먼저 아셔야해요.


이 문제인식을 한 순간, 여러분들은 달라지실수 있어요.

이걸 아셔야해요.


여러분들은 생각보다 가만히 있는걸 버티지못해요.

불과 100년전만 해도 조상들의 하루일과는 지극히 단순했었는데, 기술이 발달하면서 일상속의 자극의 평균 허용치가 과거에 비해 훠어어얼씬 증가하게 됐어요.


이건 큰 문제에요. 우리는 하나에 온전히 집중을 잘 하지 못해요. 쏟아지는 정보에 그때그때 반응하다보니 이젠 하나에 모든걸 오래 집중한다는게 오히려 불편하게 된거에요.


무언갈 안하면 불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답답하고, 일단 시작해야할것 같고, 빠르게 리액션이 나와야할것같고 벌써부터 숨이 가빠지는거죠.



잠깐 모든걸 멈추고 눈을 감은채로 오직 100초를 세는데만 집중해봐요. 간단해보이지만 어려울수있어요.

이 현상에서 벗어나기위해서 가장 먼저 실천해야하는 것중 하나에요.


100초를 세는동안 등이 간지러울수도 있고, 몸을 뒤척이고싶고, 딴 생각이 들 수도있어요.

그 모든게 다 몸이 새로운 자극을 원한다는 증거에요.


여러분들은 공부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죠?

그러기 위해선 공부말고 다른 자극을 통제하는게 필요해요.

스스로 인지하고있던 인지하지 못하고있던 일상속에 만연해 있는 자극말이에요.


100초를 다 세봤으면

일상 속의 자극들이 뭔지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볼게요.

사람이 오감을 가지고 느끼는 것들을 저는 자극이라고 불러요.

시각 미각 후각 촉각 청각 말이에요.


이것에 따르면

음식을 먹는것도 자극이고, 음악을 듣는것도 자극이고, 공부를 하다가 다리를 떠는것도 자극이에요.

그러면 예시들은 각각 미각, 청각, 촉각을 자극하겠네요.


근데 이렇게 하나만 자극하는거 말고 여러개를 자극하는것들이 있어요.


사례를 들어볼게요.


담배를 피는것은 무엇을 자극할까요?

후각, 촉각, 미각을 자극해요.


여러분들이 경계하셔야하는건 이런 복합적 자극이에요.

자극은 여러개가 섞일수록 그 정도가 배로 강해지거든요.


유투브, 게임, 뭐 따지고들어가면 전화통화도 그 경우가 될 수 있어요.

제가 전화통화를 하지말자 라고 얘기하려는건 아니에요 ㅋㅋ.


단일 자극이면 또 괜찮느냐? 그렇지않아요.

음악듣는것도 잠깐 듣는거면 심신에 안정을 가져다줄지 몰라도, 1시간 2시간 내내듣고있다면 복합적 자극 못지않게 엄청난 자극이겠죠. 오히려 오래할수록 더 안좋을 수도 있어요.


결국 하고싶은말은 스스로 하는 행동이 생각보다 자극적인 행동이란걸 알자는거에요.

자기전에 SNS를 꼭 확인하고, 심심할때 유투브를 보고, 시간남을때마다 담배를 피고싶거나 휴대폰 게임을 킨다면 그거 나름대로 문제가 있다는거에요.


일상속에 본인을 꾸준하게 자극하는것이 뭔지 알고, 차차 고쳐나가는게 중요해요.

그래서 '공부'를 자신의 최대자극으로 이끄는것이 제가 여러분들께 제시하는 해결책이에요.



여기까지 들으면 일단 글쓴이가 하는말 자체는 이해가 되실텐데,

그래도 공감은 안가실꺼에요. 뭐 그러면 전화통화도 하지말고, 담배도 끊고, 휴대폰도 하지말라는거냐? 그럴바에 차라리 때려치고만다! 막 반발심도 들잖아요.


아니에요. 그전에 한가지 또 생각해볼게 있어요.

처음에는 자극이지만, 반복되면 Default가 되거든요.

(처음에는 자극적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덤덤해진다)


중독이란게 뭘까요? 자꾸만 하던걸 안하니까 금단증상이 오는거에요.


공부중독이 왜 문제가 되었죠?

벼락치기해서 얻은 성적은 나의 default가 될 수 없는데, 그게 default가 되버리니까 항상 공부할때 밤샘공부, 몰아서 공부하게 되는거고 그거에 익숙해져서 진득하게 앉아 오래공부하는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에요.


그니까 사실 여러분들이 지나치게 자극을 많이 받는것 같아보여도,

또 시간이 지나면 그거에 익숙해지면서 그정도 자극을 받는게 당연해지는거에요.


그래서 처음에는 10만큼 받았던 자극도, 나중에는 0과 다름없어 지는거죠.


그니까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선 딱 한가지만 제대로 하셔도돼요.

불규칙한 자극을 통제하세요.


이 말은 사실 새로운 말이 아니에요. 어른들이 늘 강조하는 규칙적인 삶을 살아라. 그 말이랑 똑같아요.

근데 여러분들은 규칙적인 삶을 살아라 라고 하면 응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죠.


저는 여러분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게 최우선이에요. 공감을 해야 그대로 실천할수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강사가 아니라 같은 수험생인게 더 도움이 될 수 있구요.


그럼 지금부터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저같은 경우에는 게임을 되게 좋아했어요. 특히 B사의 O게임을 정말 좋아했어요.

신규 업데이트가 나올 때 마다 피시방으로 달려가서 게임을 했었고, 페이스북으로 게임 정보채널을 구독하면서 매번 새로운 패치가 나올때 마다 그걸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전략을 짜곤 했었죠. 심지어 수능끝나고 대학경쟁전에 나갈 생각하면서 대회 구성까지 계획한적도 있어요.


대회가 나오면 대회를 챙겨보고, 좋아하는 유투버가 게임을 하면 보면서 즐거워했어요.

그러다보니 공부는 상대적으로 지루한 과목이었어요.

가만히 앉아서 공부하기 힘들고, 자꾸만 딴짓하고싶고, 심지어 독서실 와중에 뛰쳐나가서 게임을 한적도있었어요.


나중에 여기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건 6평이후, 관리형 독서실로 옮긴 이후였네요.

스스로의 자극을 자의던 타의던 어찌저찌 통제하는데 성공했고 그 이후에 비로소 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그니까 결국 여러분들이 운동을 하시건, 놀러나가던, 독서를 하던, 치킨을 먹던, 담배를 피던,

1달주기, 1주 주기, 1일 주기로 최대한 그 주기를 설정해서 실행하셨으면 좋겠어요.


예를들어 아침에 운동 1시간, 1달에 1치킨, 1주일에 1일은 놀러나가기, 밥먹고 15분 휴식.

이런식의 규칙적인 습관은 어떤 자극이라도 default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공부에 지장이 안갈 수 있어요.


다만 제 '경험'상 3가지는 꼭 안하셨으면 좋겠네요.


1. 자기전에 SNS/유투브 >> 매일매일 새로운 컨텐츠, 새로운 자극. 그 자극 정도를 예측할 수 없는건 하지 말아야해요.


2. 게임 >> 격주로 일어나는 이벤트, 게임대회 등은 말그대로 불규칙 그 자체에요. 이건 스스로 통제가 안돼요.


3. 수험커뮤니티 떡밥 논쟁or확인 >> 댓글 읽다보면 끝이 없어요. 


물론 제가 이 모든걸 다 극복해낸 사람은 아니에요. 제가 이걸 다 극복한 다음에 글을 쓸수 있으면 좋겠지만, 저도 똑같은 수험생이고 똑같이 힘들어해요. 다만 저는 제가 문제가 있다는걸 알고있고 지금이라도 고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함께 노력해 나간다면 좋겠어요.



이 글은 이론적인거에요.

제 제대로된 실천과정은 들어가있진 않아요.

제 기준으로는 1달정도는 꾸준히 잡고 해야하는거라 실천경험을 금방 올리는게 쉽지 않았거든요.


글만 봐도, 본인의 일상을 통제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되어있지 어떻게 통제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있지 않아요. 그래서 읽고나서도 많이 답답하실있어요. 아직까지는 저도 그 방법을 찾고있고 찾고나선 꼭 여러분들에게 설명 드릴거에요. 제 경험을 얘기하는만큼 신중하게 글을 올리는거니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니까 지금은 현재 제 실천과정을 이야기하는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래도 여러분들이 실천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싶어서 한가지 비유를 들어볼게요.


여러분이 식사를 하신다고 가정해볼게요.


식탁에 앉아서 수저를 들고 밥을 먹다보면 매운음식을 먹어서 혀가 매울수도있고, 급하게먹다보면 목이메일수도 있을거에요. 그럴때마다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면 어떻게 될까요? 앞으로 이후 식사때마다 계속 찬물을 들이키겠고 소화가 잘 안돼서 속이 더부룩하겠죠? 혹은 식사를 하기전에 오른쪽에다가 물잔을 꼭 준비하는게 습관이 될 수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음식을 잘 소화시키기보다 일단 삼키는데 집중하게 되어요.


그러지 않기 위해서 음식을 꼭꼭 씹어먹고 잠깐 목이 메어도 참으면서 물을 식사 후에 마시는게 중요해요. 그래야 앞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가질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공부도 바른습관을 잡기 위해선 공부 자체를 음미하면서, 휴식은 휴식을 따로 규칙적으로 정해두는게 좋아요. 앞으로의 겨울방학동안 본인 스스로 돌아보면서 수능때까지 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길 바랄게요.


이상 어쩌다 재수생이었습니다.



제가 가진 공부철학과 앞으로의 수험공부를 수능날까지 올리고자 해요.

우리 새로운 소통의 시작을 열어봐요.


수험생으로써 제가 내린 결론을 여러분들에게 과장/가식 없이 그냥 드릴거에요.


누구보다 현실적인 경험으로 여러분들에게 공감을 우선 불러일으킬것이며,

남들보다 많이했던 고찰들로 여러분들에게 제 주장을 펼칠거에요.


저는 뻘글을 일절 올리지 않으니, 관심있으신분들은 좋아요/팔로우 눌러주셔도 괜찮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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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수석하자 · 644492 · 19/01/15 07:50 · MS 2016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슬기롭다 · 792550 · 19/01/15 23:38 · MS 2017

    아무것도 모르는 정시 예비고3으로써 도움 정말 많이 받고 갑니다 ㅠㅠ 정말 감사드려요 엉엉 ㅠㅠ

  • 어쩌다재수생 · 832508 · 19/01/16 14:30 · MS 2018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ㅠㅠ, 사실 이미 수능 만점, 좋은 대학가고나서 말씀하시는분들도 있고, 강사로써 도움주시겠다고 나서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쓰는 글이 도움이 될까 고민 많이하고있었습니다. 애초에 글쓰는 타겟층분들이 고3분들이었는데요, 공부 잘하는 분들은 그들 나름대로 권위적으로 말씀하시는게 있고, 제가 말하는건 현실적으로 공감가게 말하고싶었던거라서 이런 댓글이 정말로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비밀번호 586 · 1132059 · 22/03/14 18:17 · MS 2022

    씹곹칼럼러가 이땐 이랬다니...

  • 시간끝 · 773500 · 19/01/19 14:43 · MS 2017

    글 더써주세요~

  • 예비 의린이 · 823547 · 19/02/14 19:12 · MS 2018

    완전 제 얘기 하는거 같네요

  • 토다기 · 885281 · 19/04/14 01:58 · MS 2019

    이렇게 좋은글이 왜 묻혔을까 ㅠㅠㅠ 진짜 제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글이네요... 즐거운 일도 규칙적으로 하라는 게 인상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