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541907] · MS 2014 · 쪽지

2018-12-31 19:10:34
조회수 395

올해를 마무리하다, 그 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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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습니다.

올해 초에 졸업식에 가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무서웠습니다. 나를 짓밟던 선생들이 누구보다도

환히 웃고 있을 그 표정들이 말입니다.


올 한 해, 나는 증오와 분노로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를 짓밟아 보이겠다는 기제와,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하겠다는 기제.


허나, 길을 걷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삶을 끊으려던 누군가를 붙잡아, 죽음으로 부터 구해낸

사실, 분노와 증오는 어느 순간 없어지고, 사랑과 존중만이

내 곁에 있게된 사실, 내 못남과 정면승부 한 사실 등등,

모든 것들이 나를 바꾸어 놓았지요.


올 한 해를, 딱 두 글자로 얘기해본다면,

‘변화’였습니다.


졸업장의 부재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사라지고, 언젠가 졸업장을 찾아 오고야 말겠다는

결심만이 남게된 지금, 나는 어느 빛을

보고 있습니다.


자유의 빛.


무한한 두려움에 맞서 싸워야만 

내게 모습을 드러내는 그 빛을, 

어떻게 내 삶에 투영시킬까.


나는 지금 그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두려움이라는 것도 추상적으로 다가오지만,

자유라는 것도 추상적으로 다가오기에,

한 동안은 어쩔 줄을 몰라 황망히 그저 내 삶의

주위를 빙빙 돌곤 했습니다.


그렇게 무거웠습니다.


다만, 내년에는 반드시 그 길을 걸어야 하리란 것.

이제, 방황해선 안 된다는 것.


내년에는, 결단력 있는 내가, 그 빛을 나에게

투영시키는 한 해가 되길 빌고 있습니다.


변화하기 시작한 내가, 그 빛을 찾으려

여행을 떠나는 씬. 그것이 내년의 제 모습 아닐런지요.

확실한 것은, 무서울 테고 또 갈팡질팡 하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나의 길을 찾아 목에 열정의 포플러를

두르리란 것.


윤동주의 창공에서, 그것이 매개했던 추억만큼,

내 목에 두른 그것또한, 밝음과 깊음이 무한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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