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541907] · MS 2014 · 쪽지

2018-12-28 21: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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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지키기엔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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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색을 찾고 싶었다.

대학가서, 군대 다녀오고, 취업공부를 한 후

가정을 꾸려서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안정된 노후를 보내다 가는 일반적인 삶 말고,

그 과정 하나하나 마다, 본연한 내가 자리잡은 삶을

살고 싶었다.


좋은 대학이라는 것이 크게 와닿지가 않는 요즘인데,

사람들에겐, 좋은 대학에 가라고 얘기하는 내가

참 병신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대학교 사학과 재학생

E.H카 역사란 무엇인가 전 페이지 독서 가능


지거국 사학과 재학생

E.H카 역사란 무엇인가 150페이지까지 독서 가능


만약, 이런 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분명히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학벌이라는 것이, 이렇게 급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도 아닌데

 ,누군가에게 좋은 대학에 가라고 얘기한다.


그렇기에 깊은 죄책감이 드는 요즘이고, 누군가의 색을

내가 나 로부터, 약함으로 말미암아 죽여버리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지 않냐는 아찔한 질문이 들어오는 요즘이다.


나의 색을 지키라고 하기엔,

나는 아직 약하다.


그래서 선택해 본 것이 대치동 조교인데..

그 곳 안에서 내가 대했던 수학에서의 순수를

조금이나마 여러 사람과 나눌 수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지도 모르는데.


그것을 내가 잘 할 수 있을 지 고민이다.

나의 순수도 지키기 버거운 사람이,

누군가에게 순수를 심는다는 것 자체도

참 웃긴 일이니까.


그냥 무섭다고 얘기해야 맞는 말일 듯 하다.


무섭다.

세상이 많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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