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경계, 크리스마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9845005
요즘 들어, 계속 글을 쓰고 있는 듯 하다.
이제는, 국영수탐의 지식들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미래와 내 자신 그 자체를 생각해야 하므로.
10대를 마무리 하기 까지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그를 잘 생각해야, 20대를 시작하는 삶이 조금 풍요로워
지리라 믿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산타 클로스’의 거짓을 알게 된 나이는 약7세 였다.
그 전 까지는, 정말 두근거리는 크리스 마스 이브 밤이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양말을 걸어놓고, 그 안에 할아버지가
나의 선물을 두고가시기를 기원하며 잤던 걸로 기억한다.
헌데, 매우 기묘하게도, 그 ‘거짓’을 알게 된 이후로부터는,
크리스마스란, 집이 아닌 학원에서 계속 있어야 하는
집중특강 개강까지 얼마 안 남은 특별한 날로써 기억되었다.
무서웠고, 따가웠다.
어렸던 나는 놀기를 좋아했고, 또
공부보다는 게임을 좋아했는데, 그 기제를 막기 위해서
당치도 않은 영어 학원에 나를 가둔 셈이니까.
나는 어른들이, 나 자신 자체를 순수히 대해주길 바랐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얘기할 때,
-그럴 수 있구나.
이 대답을 해주기를 바랐다.
그것이 어린 나에 대한 사실이고, 순수이고, 진심이니까.
헌데, 이상하게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얘기하면,
어른들은 그 이유를 듣기 보다는, 나를 막아서려 했다.
‘산타 할아버지의 환상을 알기 전 까지는 내가 놀이터에서
모래장난을 해도 그냥 내버려 두셨으면서.’
그것이 내가 가지게 된 첫 증오의 감정이었다.
그 증오를 표할 수 없어, 가면을 썼다.
‘원래 사람은 자라나면서 그런 거니깐.’
나의 기제와는 정반대인 사상을 주입하며.
일종의 통과의례 프레임이라고 할까.
/
순수한 기제를 인정받지 못한, 나 자신은
그렇게 순수와는 멀어진 채 삶을 살아온 것이고,
그를 깨달은 것이 재수 생활 때인 것이다.
그 전 까지는 크리스 마스를, 그렇게 인식해왔다.
공부를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어른들에게 칭찬받을 수 있고,
거짓으로 꾸미어진 상업적 전략이니, 쉬는 것 보다는,
어른들에게 잘 보여지기 위해서 독서실을 가야 하는 날.
재수 생활 때, 내가 상정한 이 정의들을, 깨버린 사연.
역시나, 존경스럽게도, 한 편으론 안타깝게도 또
심찬우와 관련이 되어있다.
-무한 긍정 공주! 요즘 어떻게 지내?
-저야 뭐..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겨울 때는 좀 힘들었는데, 요즘 들어서 확실한 길이
보이는 것 같아서 매우 괜찮아진 상태지요....
‘?’
이상하다. 나는 최근 누군가에게
긍정적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내 자신의 본 모습은 무한 긍정, 그리고 비타민과
가까울 정도로 치유력이 뛰어나지만, 가면을 쓴 이후로는,
현실적인 말들과 보편적인 말들만을 얘기했으니까.
그에게 괜찮아졌다는 얘기도, 긍정적 감정보다는
현실적이고 계산적인 말 중 하나 였다.
누군가에게, 숨겨 온 내 자신을 간파당한 느낌이었다.
당황스러웠고, 말도 잘 하지 못하여, 그와 이후에 나누었던
대화는 잘 기억나지 않는 상황이다.
그 날 이후로, 계속 솔직한 나를 생각해 버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로 인해 오르비에 글을 남기게 된 횟수가
올라가 버린 것이다.
다시 잃어버리고 숨겨온 나 자신을 찾아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나는 순수를 지키고자 하는 인간인 듯 하다.
크리스 마스에는,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려야 한다.
그 사람이 오든 말든 상관없이 기다려야 한다.
왜냐하면, 어린 나 자신에게 존중과 사랑을 표해야 하니까.
어린 나는, 그 사람을 진심의 존재로서 바라봤고, 또 그런 과정에서 더욱 따뜻해질 수 있었으니까.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 때의 밤을 기리기 위해서, 나는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려야 한다.
누군가가 물었다.
-올해 크리스 마스는 어디에서 보내려고?
아끼는 사람들이랑, 삶과 관련된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홍대역 근처에 게스트 하우스를 잡았다.
그리고, 내 순수를 그 곳에 가져가,
진심의 마음으로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릴 생각이다.
흰 눈이 오는 밤,
그대는 학원 또는 독서실에 가지 않아도 되며,
따뜻한 이불 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도 된다는 얘기를
어린 내게 얘기하며.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엔빵 질문 1
룸메랑 뭐 사러 갔을때 공동용품은 n빵하는데 오늘 보니까 은근슬쩍 자기 개인용품인...
-
타학교 추합 기다리다가 영어 시험 놓쳤는데 문제 생기나요?? 20일날 마감이더라구요ㅜㅜ
-
고수) 말투만 보고 궁예해서 팔로우함
-
흠…
-
저는 사실 4
여르비였습니다
-
난 설의 장학금 받을듯 전적1) 밖에서 눈팅하다가 타 커뮤니티에 '오타쿠 같은 존못...
-
눈 ㅇㅈ 15
부산에선 이게 폭설임 ㅇㅇ
-
(서울대 합격 / 합격자인증)(스누라이프) 서울대 25학번을 찾습니다. 0
안녕하세요. 서울대 커뮤니티 SNULife 오픈챗 준비팀입니다. 서울대 25학번...
-
03년생 군필 이번에 동국 자전 들어감 9모 집에서 쳣을때 45355 였고...
-
집간다 3
피곤하고지침
-
ㅈㄱㄴ
-
아니씨발 컬러링 걸려있는것도없는데 왜 좆같은소리나지 2
뭐냐고씨발아
-
추천바람
-
하..
-
강대본관 어느 강사가 이원화수업 하나요?
-
이걸로도 안되냐 시발 서럽다 ㅠㅠㅠㅠㅠㅠ
-
사2 하는게 맞겠죠? 생윤이 말장난이나 실모볼때마다 새로운 개념 등장한다는것땜에...
-
작수미적 백분위87 장재원 공통,미적 다 듣는거 어케 생각? 글고 공통,미적 많이 겹침?
-
여기 위험한 사람 많으니 저한테 쪽지로 먼저 해주세요
-
사전들어보니 에볼루션,이볼루션 다 되는거 같던데 흠.. Evolve 이건 이발브 어벌브인가..
-
이걸왤캐 즐기는지 모르겠음..
-
나만 못생겼어 5
시발
-
오르비 팩폭러 팜크나이트 하겠습니다.
-
솔직히 ㅇㅈ은 1
못생긴사람이 제일 재밌음 ㅋㅋㅋ 댓글이 ㄹㅇ 개웃김 그래서 안하는중임 하는순간 비갤...
-
찐막 ㅇㅈ 36
ㅈㅅㅎㄴㄷ ㅈㅅㅎㄴㄷ…
-
여캐일러 투척 17
-
??
-
본 사람 후기 적고 가자...... 욕만 하지 말아다오....
-
ㅇㅈ 5
ㅎㅎㅎㅎㅎㅎㅎㅎㅎ
-
인증 했다가 24
캡처하는 나쁜 옵붕이 잇을까봐 안해야지
-
난 롤만 안하면 0
말을 예쁘게하는데..
-
아 진짜 내 돈 9
왜 손절친건 오르고 물탄건 떨어지는건데 내 돈 내놔ㅏㅏㅏㅏ
-
밤샘피방같은 낭만이 사라졌어.. 친구가 가자해도 뭔가 귀찮고 굳이싶음
-
가장 친한 오르비언 이름 두세명만 말해보세요 했을때 한명이라도 순대렐라를 말해준다면...
-
공부나 해야지
-
오르비하고 싶어 미칠듯 ㅋㅋ
-
오르비 재밌네 4
덕분에 재종다니면서도 멘탈을 잡을수 있을듯
-
근데 사실 남이 인증한거 한번밖에 못봄
-
개재밌다 연구로 학문을 접근하니까 진짜 재밌네 공부하는데 돈을 주네 신기하다 +...
-
음음,
-
지듣노. 0
-
국어 100점을 향해
-
어디로 가야하오 나도 인싸가 될 수 잇는 시공간 없는가
-
외회유출함
-
마지막 사진은 중딩 시절 킅
-
확실히 살빼고 피부관리만 해도 자존감 많이 올라가는듯 6
흠 확실히 좋음 진짜
-
이제공부하러갈게요...
-
나 왜 4티어냐 9
높게사서 8티어면 될듯 ㅇㅇ
-
공부 계획 짜면서 아 이거 언제하지 어떻게하지 거의 한달 가까이 고민하다가 그냥...
-
나 정도면 평타 아닌가? 163 75면 평타아님? 솔직히 잘생긴건 아닌데 못생긴긴...
옯춘문예... 감동입니다
결론 : 크리스마스때 친한 애들이랑 모여서 파티한다
인 싸 기 만

아 싸 에 요 ㅜㅜㅜ프사 짱귀엽네 ㅋㅋㅋ

껔
스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