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서울대 합격인증+1년간의 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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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수능을 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끝이 다가왔네요. "1년동안 내가 한게 뭐지?"라는 동기의 말에 저 역시 스스로의 1년을 되돌아보게 되었는데, 뻘 생각의 끝이 (잉여로운 종강대학생의 일상과 맞물려) 이런 뻘글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막연히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서고 싶다는 생각에 서울대를 지망해왔습니다. 그래서 작년 고려대학교에 입학하며 기뻐하기보다 스스로를 자책했습니다. "왜 낮은 내신으로 굳이 지균을 썼는지", "그보다 앞서 왜 1학년 내신을 잘 받지 못했는지", 더 앞서 "수능성적은 왜 그렇게 낮은건지"... 재수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어영부영하다 간 새터에서 고뽕을 과다주입당하고 무마되긴했지만). 어쨌건 그 때의 저는 고려대학교에 감으로 인해 소위 엘리트코스에서 멀어졌다 생각했고, 제 가치를 그나마 인정받기 위해서는 높은 학점을 받고 빨리 시험(CPA)에 합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학을 다녀보니 학점과 공부는 대학생활의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동아리활동, 학생회활동 등 공부외적으로 사람들과 만나며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하다못해 반실에서 밤새도록 동기들과 떠드는 것이 더욱 저를 성숙하게 해 주었습니다. 뒤쳐지는 것이라고 생각한 고려대학교에서의 생활은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빠르게만 달려가려는 저를 잠시 멈춰세우고 '주변을 보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런 시간들의 귀중함을 알게된 것은 학기말이었습니다. 장난반 진심반으로 낸 자소서로 서울대에 1차합격했기 떄문입니다. 그 이후로 종종 서울대에 입학하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서울대학교에 가고 싶다'는 생각보다 더 많이 든 생각은 '지금 고대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주어진 기회에 겁먹어 도망가기는 싫었기에 진심을 다해 임했고 다행스럽게도 학교생활과 서울대로의 도전 모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서울대합격발표도, 고려대에서의 2학기도 끝난 지금시점에서 1년을 되돌아보니 참으로 많은 걸 해낸, 대견한 한 해였습니다. 학점을 챙긴것도, 서울대에 합격한 것도 너무나 기쁜 일이지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동기, 선배들 몇 분을 알게 된 것, 소위 엘리트 코스만 따라가는 인생이 얼마나 덧없는지 알게 된 것이 최고의 과업이라 해낼 수 있겠습니다. 고려대학교에서의 생활이 뒤쳐지는 것이라 생각한 것은 저의 오만이었고, 지금은 이 1년을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은만큼 힘도 많이 들었고 그 때 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그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절대 잊지 않겠지만 이번에는 짧은 똥글을 빌어 제 자신에게 “짜식, 수고했다, 대단해” 한 마디 해주려 합니다. 술 한잔 마시고 글을 쓰다보니 전개도 이상하고 어쩌면 자랑으로 점철된 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신 오르비언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한 해의 끝이지만 곧 다음 해의 시작입니다. 다음 한 해는 올해보다도 더 보람찬 시간이 되기를 조심스럽게 소망해봅니다. 오르비언 님들도 올해 잘 마무리하시고 내년에 하시는 모든 일이 잘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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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에 대해서 제가 옆부분에 써놓은 (상황이라고 써놓은) 필기가 맞게 설명한건지...
진짜 시x goat!!!!!!!!!!! 님그냥 신이세요?
앗ㅋㅋㅋ그냥 평범한 재수생이죠머...
진심 담긴글 잘읽었습니당
감사합니다...!!!
헐 저랑 똑같은 상황이셧네 ㅋㅋㅋ
맞아요ㅋㅋㅋ그래서 님 글 보고 많이 신기했었습니다 ㅋㅋㅋㅋ
학점 인증 사라졌네용 ㅇㅅㅇ..
아무튼 머단머단!
앗 사진 올리고하는게 안익숙해서...ㅋㅋㅋ
서울대합격도 대단하지만 학점..갓
이제 샤대에서 썰리러갑니다ㅜㅜ
실 화 냐 ???????
엌ㅋㅋㅋ그래도 민족의아리아는 절대 못잊을것같아요..
학점 의미였어용ㅜㅜ 진짜 goat...
고대 무슨과셨나요??
자전이었습니다ㅋㅋ
우와 ㅂ럽다 고대 설대 ㅠㅠ 저도 내년에 설대 ㄱㄱ...
ㄱㄱㅆ!! 가즈아아아아아
쌌다..
저랑 같은 케이스시네요(고대 -> 서울대).
입학 축하드립니다. 환영해요^^
앗 선배님이신가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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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전 또 오세요~ 수시로 가실 분이면 대단하셨네요앗 내년엔 고연전 이기겠죠...?!
고대가는게 엘리트코스에서 멀어지는거라니....ㅠ
내신 1.4 지균으로 설경영 무리인가요?? 학생부 자신있으면 지방고인데 일반전형으로 가도 될런지 ㅜㅜ
앗 1.4면 충분히 가능성있어요! 저는 내신이 2점대라 지균안된것일뿐.. 1점대는 지균이 낫지않을까요?
와..학점관리비법좀요..ㅠㅠ
경제학과입학하셨나요??
자세한건 곤란하지만 그냥 경제 경영 자전 중 한 곳입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머—단
앗 감사합니다ㅋㅋㅋ
잡대생은 찌그러질게요...
에이...서강대가 잡대라뇨ㅜ 서하예프!!
학점십오진닼ㅋㅋ
마지막 F한개가 살짝 아싑네요ㅋㅋㅋ
축하드려요.
지난 일년동안 부단히도 많은 고뇌와 싸우셨을 텐데, 새해에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보내시길 ㅎㅎ
오...감사합니다ㅎㅎ 맞아요 조금은 가벼운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맞이해볼까합니다
반수 정말 알차게 하셨네요ㅎㅎ 저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내가 여길와서 인생이 망했다는 황당한 생각도 했고... 지나고 보면 다 추억인데 학교생활을 더 열심히 하지 못한게 후회되네요. 서울대 가셔도 고대에서의 좋은인연 잘 유지하시길 ~ 수고많으셨어요!
앗 막상 마지막이되서야 소중한 순간이었다는걸 깨달게 되는것같아요! 덕담감사합니다ㅎㅎ
후회는 없으시겠네영 부릅다
후회..돌이켜보면 분명 더 나은 선택도 있었겠지만, 올 한해는 스스로 수고했다는 이야기 한 마디 해주려구요! 노베이스님도 후회없는 한 해 보내세요!ㅎㅎ
허허 이미 후회해영 삶의 갈림길에 있다보니깐..
김현철 교수님 눙물...
흑....하필 마감기한이 설대발표후여서ㅜㅜ
저는 이제 항의하러 가야 합니다. 학교에서 200명 들어가는 강의실을 마련해 줬거든요. 제가 수업 잘 하긴 하는데 200명이 다 찰 리는 없잖아요.
앗 교수님이신가요....?ㄷㄷ
아 잠깐 이거설마 동철입...?ㄷㄷ
탈안암 축하드립니다! 설경 목표로 반수했는데 건강 때문에 여러모로 잘 안 돼서 속상하던 참이었어요 다른 사람이 비슷한 목표 이룬 걸 보니 좋네요
앗..비록 대입에서는 아니지만 앞으로 훨~씬 좋은 결과 거두실거에요...!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ㅜ
앗 그러면 어떤 요소가 작용했을까요? 저도 의아하긴하네요...!
앗...감사합니다!! 지방자사고에 내신이 2점대였어서 ㅜ 아, 작년 윤사 19번문제는 정말 당황스러웠던 기억이나네요..그때 해설 친절히 해주셔서 많이 배웠습니다ㅎㅎ
존경합니다
글에서 배우고 갑니다!
와 학점ㄷㄷ
와우......할 말을 잃게 만드네요.......
ggggggggggggggggggooooat님...
대학 1학년 학점은 학생의 성실성과 노력을 보여주네요.
자신이 원하는 곳을 향해 노력하는 훌륭한 학생이네요.
축하드립니다. 내년에도 멋진 대학생활 응원합니다.~
이 분 최소 공자...
서울대 일반쓸때 졸업생인데 추천서는 어떻게하셨나요?
엌 저랑 동양의지혜 같은 수업 들으셨네요.. 전 씨쁠이었는데 ㅠㅠ 축하드려요!! 안녕히 가세요...
자전이셨네여 에피 오프 들어오시져
앗 에피오프 작년에 가입하고 거의 활동을 안했었네요ㅜ
근데 학점 비법이 뭐예요? ㅠㅠ 어떻게 대학에서 A+ 받음..?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