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라면♨ [75969] · MS 2004 · 쪽지

2009-09-04 18:04:01
조회수 11,259

독학재수기 #5. [합격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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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건 제가 그냥 느낀 거 쓸 데 없이 적어놓은 거니까 안 읽으셔도 됨-_-;;



#1.

작년 5월, 내 생일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다함께 즐겁게 마시고 떠드는 그런 웃기는 상황이 되었다. 난 그 날 상처를 받았다고 했는데....

올해 5월, 나는 과에서 1번, 그리고 친구들이 1번, 집에서 1번. 이렇게 3번의 생일축하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작년 4월에 나는 꽃을 볼 시간도 없었지만

올해 4월에는 꽃을 보기 싫어도 억지로 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캠퍼스에서 꽃을 많이 보았다.
겨울의 서울대는 삭막하고 추-_-하지만 봄의 서울대는 참 이쁘더라. 입학 안 했으면 몰랐을거다.


#2.

KGB 좀 마셨다고 작년 10월에는 혼이 많이 났지만, 이제는 과행사로 밤을 새고 와서 부모님이 모르실 정도가 되었다-_-.......




#3.

작년 9월 모의고사 날에는 달달달 떨었지만 올해 9월 모의고사 날은 TV보고 "아, 모의고사날이구나!!!!!!" 이렇게 깨닫게 되었다.
올해 9월 평가원 모의고사날의 내 일상은 이랬다.[쉽게 말해서 이 글 쓰기 전날이네요.]


새벽 6시에 일어나고 나갈 준비를 한 다음
아침 7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학교로 향했다.
항상 2호선은 지옥이다. 마을버스를 타고 서초역으로 가는데 서초역에서 다시 지하철을 타려고 보면 칸칸이 꽉 차있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렇게 서울대입구역에 내리면
5511,5513 할 거 없이 줄이 빽빽하다. 셔틀줄은 더 하다. 족히 100m는 서있다.

재빨리 5511의 줄을 '찾아서' 선 다음에, 또 버스 한 가운데 꽂혀서 약 10분을 간 다음, 경영대 정류장에서 내린다.
그리고 83동까지 걸어올라간다. 8시 반쯤 동원관 와플 먹을까 하는 고민에 잠시 빠지다가 그냥 매점에서 우유 하나를 산 다음 언덕길을 올라간다.

4층에서 강의를 듣는다.

재빨리 83동에서 10동으로 가야한다. [빨리 걸어 10분 걸린다.]
열심히 등반을 한 이후 전공탐색과목을 들으며 지루함에 잠시 딴 생각을 하다가....

농대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농대 식당은 서울대 식당에서 최고 좋다고들 하는 곳이다.

처음에 학관에서 먹지 못할 메뉴를 선택하고 웩-ㅠ-..... 하며 서울대 식당에 큰 실망을 했던 나는
한 한학기를 다닌 이후 큰 깨달음을 얻고 그냥 사깡[사범대 컨테이너식당] 아니면 농식을 간다.

그리고 500동에서 과학쪽 핵교를 듣는다. 하지만 4년전 과탐 18점의 포스가 어디로 없어지지 않고,
나는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를 귀로 흘려들으며 핸드폰에 있는 주주클럽을 한다.
이 날 주주클럽 신기록을 세우고...

난 지금 이 핵심교양의 드랍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그리고 집으로 가서,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강의 자료들을 프린트하다가.... 복습하다가.... 낮잠 자다가....
그러다가 과외를 갔다.

3월부터 맡고있는 초딩과외인데, 아직도 약분과 통분을 헷갈리니 미칠 지경이다...... ㅠㅠ

과외 갔다오니 9시다.


요즘 안 하던 아침형생활을 하니 피곤해서 9시 30분에 쓰러져서 잔다.




이건 학기초라서 이렇게 편해보이는 거지,

난 1학기 중간에 정말 살다가 고3때도 안 새봤던 밤을 학교에서 "과제하느라" 밤을 새봤다.




대학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힘들고 ㅠㅠ 공부할 것도 많은 그런 곳이었다.





#4.

어쨌던, 나는 내가 할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 했고,
1월 30일에 그 결과를 보았다.

작년에 서울대를 가끔 오가면서 멍하니 창 밖으로 보이는 ㅅF와 그 캠퍼스를 동경하고, 서울대 버스정류장에 보이는 서울대 학생들을 재수없어하던 나는
1년만에 바로 그 곳을 정신없이 횡단하고 종단하며 한 학기를 보내게 되었다.

시간은 참 빠르다.



만약 내가 점수에 찔러서 이 곳을 왔다면 나는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보내지 못했을 것이다.
사범대의 축제는 매우 고딩스러우며 [혹시 팩차기 대회라고 들어보셨나.......]
심지어 사범대는 건물조차 고딩스럽다.

그리고 이런 것에 대해 불평을 하며 반수를 고민했을지도 모르지만,

난 어릴때부터 생각했던 내 목표를 드디어 이뤘고, 매우 만족하고 학교를 다니고 있다.

설상가상, 나는 나의 드러운 성격도 감내해주는 착한 동기들을 만났다.
서울대 학생들이 이기적이라 누가 말했나.

수업도 꽤 괜찮다. 재미있는 수업도 있고, 지루한 수업도 있고, 시키는 거 많은 수업도 있지만 다들 얻어갈 것은 많은 수업이었다.


놀고 싶으면 놀 수야 있다.
수업 빠지고 싶으면 적절히 D 뜰 정도로만 듣고, F만 안 듣게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놀고 싶은 것 보다, 내게 주어진 학업들에 아직 충실하고 싶다.
어렵게 들어온 내 목표인 만큼 나는 이 곳에 좀 더 충실해지고 싶다.

내가 여길 어떻게 들어왔는데!


서울대는 좋은 곳이다.


들어오기 전에도 느끼고 들어오고 나서도 느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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