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재수기 #1. [3월~6월 모의고사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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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독학동에 올해 2월에 올려놓았던 글입니다. 살짝 정리해서 옮겨놓는 수준으로 올리겠습니다.
고1때 내 첫 모의고사 점수는 420점이었다.
아마 전국 4%쯤 되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내 모의고사는 날이 갈 수록 떨어졌고, 고1 11월 모의고사에는 과탐 18점-_-;이라는 점수를 받고
380점이라는 말도 안 되는 총점이 나오게 되었다.
나는 원래 이과가 목표였다.
하지만 수리 68점에 과탐 18점이 이과를 간다는 것은 내가 보아도 말도 안 되는 일이었으므로,
적절히 문과를 가기로 했다.
이과를 가면 공대를 가려고 했고[지금 생각하면 이건 미친 생각이었다.]
문과를 가면 역사교육과나 국사학과쪽으로 진로를 이미 생각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점수에 맞춰서 골라가도, 진로에 딱히 큰 고민은 없는 상태였다.
그렇게 고2 문과에 진학하고, 나는 모의고사 420~430을 유지하면서 문과1등-_-;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고2 여름방학때 전전남친을 만나면서, 갑자기 공부에 대한 불이 붙었다.
이 분께서는 나와 달리 모의고사가 470~80을 넘나드는 그런 분이셨기 때문에 공부얘기를 하면 은근히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 이유였다.
그렇게 3개월을 버닝한 끝에, 11월에 접어들어 470점, 전국 0.11%를 하는 기염을 토하게 되었다.
그렇게 470점을 1년간 유지한 끝에, 나는 고3 수능에도 470점을 받게 되었다.
내 재작년(고3) 수능점수는 나쁜 편이 아니다.
그러나 등급은 초안습.
등급을 보면 470점이 받을 수 있는 최대의 ㅄ같은 등급을 받았다.
(122 1122 -_-;)
470점이라는 원점수를 들고 재수할 것이라고는 주변에서도, 나도 상상조차 못 했다.
하지만 언수외 등급 1,2,2는 강남대성에서도 거부할 정도였다.
나름 학교에서 1,2등한다고 하던 나였는데 강대도 합격 못 했다는 건 자존심의 깊이의 1mm정도 작은 스크래치로 남았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내가 재수를 확정지은 1월에 헤어진 전전남친은 서울대에 붙게 되었고,
그때가 되어서야 나는 이제 혼자서 1년을 더 해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지만 약 3개월을 놀다가 공부를 하니, 잘 될리가 있을까.
부모님 설득하느라 한 1개월이 흘렀고, 3월부터 독서실을 다니기로 협의를 봤다.
그리고 2월에는.... 공부를 안 했다!
어차피 초반에 똘공하다가 떡실신하고 삼수하느니, 그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2월에는 엄마 일 나가시면 설거지하고...빨래 널고... 밥하고... 중간에 TV보니까 천국같았다. 이런게 행복이구나 싶었다[;]
수능 공부보다 집안일이 더 좋을 때였다.;;;;;
2월 중순쯤 되니까 동네서점에 수능특강이 쫙 깔렸다. (원래 그 전에 깔렸겠지만, 집안일 하느라 잘 신경을 못 썼다.)
독서실 가기 전에 미리 볼 목적으로 수능특강을 과목별로 일단 다 샀다.
그리고 작년에 2등급을 하사하신 경제지리 대신, 윤리로 갈아탈 계획을 세우고
사탐 수능특강은 5과목을[;] 샀다. 정 윤리를 못해먹겠다 싶으면 다시 경제지리를 할 생각이었다.
재수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직전에 나머지 문제집을 다 살 작정을 하고 수능특강 외에도 문제집 10만원 어치를 샀다.
난 언수외가 굉장히 부족한 편이었다. 언수외는 합쳐서 270을 넘긴 기억이 없으며, 항상 사탐이 190~200에 가까운 점수가 나왔다.
수능을 치고보니, 언수외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이 생각은 잘못 된 생각이었음이 2009 입시에서 드러난다.]
일단 언수외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서 문제집도 언수외를 중심으로 구입하고....
그리고 10만원 어치의 문제집 중 언수외 1권씩을 뽑아서
발동거는 용으로 풀었다.
막 하루에 8시간씩 공부한 게 아니라,
언어 하루에 4페이지,
수리 하루에 30문제,
외국어 하루에 4페이지
이런 식으로 서서히 1년 발동 걸 준비.
왜 운동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는 게 보통 순서 아닌가?
그래서 "나는 지금 재수 하기 직전에 나름 스트레칭을 하는 중임ㅇㅇ" 이라면서 주변에 박박 우겼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유는 그저 공부하기 싫어서였다;;;;;
그렇게 스트레칭-_-을 하는 와중에 3월이 다가왔다.
엄마랑 약속한대로 나는 독서실에 등록했다. 모교 앞에 있는 독서실이었는데, 집에서 걸어서 한 20분 걸리는 곳이었다.
집에서 가까운 독서실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익숙한 곳에 다니자는 심정이었다.
접수하는 데 아저씨가 "재수해요?"라고 물어봤다.
쪽팔렸다-_-;;
그리고 독서실에 등록하고,
하루에 8시간씩 자습하기 시작했다.
2월에는 서서히 스트레칭을 하면서 공부량을 늘려가는 중이라서,
2월 말에는 하루에 5시간정도 자습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8시간이 그렇게 부담되지는 않았다.
인강을 들을까 했지만, 아무래도 인강에 파묻히다보면 내가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 거 같아서 인강은 듣지 않았다.
주변에서 인강=공부, 이렇게 생각하다가 망하는 애들을 좀 봐왔고, 나 자신이 자습에 대한 신뢰가 강하기도 했다.
3월에는 1등급 3년 고정이었던 언어랑 나름 안정적인 궤도를 그리던 수리(이 것도 착각이었음이 앞으로 드러난다)보다
고3 내내 모의고사에서 7번이나 93점이 나온 외국어를 중심으로 했다.
[3월 93점 4월 93점 6월 93점 7월 93점 9월 93점 10월 93점 수능 93점]
외국어를 할 때면 하기 싫어서 손발리 오그라 들었다.
지문을 읽으면 아는 단어도 없고... 발이 저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래도 자습 8시간을 하면 언:수:외:탐 = 1.5 : 2 : 3.5 : 1
이 비중을 지킬 정도로 외국어에 매진했다.
언어는 왠지 모르게 자신이 있었고;;;; 탐구도 자신이 있었지만
수리는 안 하면 떨어질 거 같아서 어느정도 시간을 투자했다.
이렇게 공부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교육청 3월 모의를 치게 되었다.
치다보니까, 난이도가 좀 낮은 거 같았다.
성적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나중에 보니까 488정도가 나왔다.
3월 모의가 존내 물모의였기는 했지만,
살다가 저런 점수는 처음 받아봐서 ㅋㅋㅋㅋ거리고 혼자 미친년처럼 쳐웃으면서 혼자 만족했다.
외국어도 98점? 96점?이 떴다.
처음으로 받아보는 점수였다.
다만 저때 처음 번외로 쳐본 윤리의 점수는 매우 처참하여...
다시 경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윤리를 계속 붙들고 있으면 삼수를 할 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ㅋ
그래서 괜히 어설프게 붙잡느니, 차라리 응용이나 하자는 심정으로 세계사와 국사의 사상부분을 보충하는 용도로 사용하게 되었다[!]
3월은 거의 겨울이나 다름이 없어서, 독서실 복도만 나가도 매우 추웠다.
그래서 독서실 안에서만 공부했다.
졸리면 엎드려 잤는데, 불편해서 30분을 넘기지 않았으므로 그냥 냅뒀다.
일어나면 항상 책상에 침...이 흥건해서, 침받이용 수건을 따로 가지고 와서 엎드려 잤다.
밥은 독서실 근처 분식집에서 엄마가 후불계약을 맺어서 그 곳에서 먹었다.
한 3분거리였는데, 뭐가 급했는지 뛰어가서 먹고 뛰어오고....
3월은 초기라 의욕이 높았는지, 쉬는 시간도 적었고 공부도 잘 되고, 효율도 높았다.
3월 말쯤 들어서는 평균 8~10시간 자습.
이때 접어들어서 언수외 수특 완료[!] : 나는 수특은 3번 이상 본다. 저때는 1번 다 돌린 거.
2월에 사온 문제집 10만원 어치 중 약 40%를 다 푸는 기염을 토했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했다. 고3때 공부를 이정도만 했어도 재수는 안 했을 거 같은데...ㅋ...ㅋㅋ
이렇게 공부를 하다보니, 4월이 되었다.
밖이 약간 따스해졌다.
내 모교는 언남고등학교인데, 바로 옆에 제법 큰 공원이 붙어있다.
4월쯤 되면 그 공원에서 잔디밭 주변에 진달래,개나리,벚꽃등이 막 피어서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고3때는 점심 먹고 친구들이랑 공원으로 탈출해서, 꽃구경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해 4월에는 그 공원에서 꽃을 본 기억이 없다;
지나가면서 본게 전부였다. 매일 아침에 =_= 이 표정으로 집에서 나와서 자정이 다 되어서 다시 =_= 이 표정으로 귀가했으니,
꽃을 보고 싶어도 볼 리가 없었다.
가끔 독서실에 가고, 집에 오고 이러면서 하늘을 쳐다보면 약간 어두운 파란색이거나, 아니면 아예 밤하늘...
2008년 4월에는 총선이 있었다.
총선투표날이 6월 모의고사 접수를 시작하는 날이어서, 나는 대치동 대한국민학원에 모의고사를 접수하고
오는 길에 친구들을 양재역에서 갑자기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그날, 저녁.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재수하고 처음 먹는 술이었다.
꼴깍꼴깍
호프집에서 총선 결과를 프로젝터로 본 기억이 생생하다.
이렇게 술을 먹고나니 나는 다시 죄책감이 생겼다. 재수생 주제에 술을 마시다니!
그리고 또 4월모의고사가 다가오자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4월모의고사도 480점대 후반이 나왔다.
외국어가 다시 98점이 나왔는데, 뿌듯했다. 실력이 오른거 같지는 않은데, 점수가 오르니 참 신기했다.
4월 모의도 치고, 6월 모의를 등록하고 나니 마음이 급해졌다.
비록 3,4월 모의고사에서 외국어 성적이 잘 나왔다고 하지만 외국어가 도로 93점으로 떨어질까봐 두려웠다.
그리고 평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고있기 때문에 다시 평가원에서도 98점을 받자는 생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6월 망하면 개망신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이쯤 들어서 EBS에서 나온 언수외분권을 풀었다. [보통 인터넷수능이라고 하는 책들]
고3때와 마찬가지로 뭐...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난이도였다.
언어 분권 2권이랑 외국어 영어독해연습을 풀기 시작했고, 수리분권은 감상용으로 사놓았다.[손 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영어독해연습에 있는 단어들이 꽤 어려워서 마음고생을 했다.
4월까지 만난 사람들이라고는 아까 만난 그 친구들 밖에 없었다.
4월이 되니까 처음으로 심한 외로움에 부딪혔다.
내가 미쳤는지 전전남친한테 문자도 하고 별 소리를 다 했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짓이었다.
갑자기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시기였다.
5월쯤 들어서니까 날씨가 확 더워졌다.
5월 10일은 내 생일이다.
그 날이 89동정모라서 나갔는데, 애들이 아무도 내 생일인 줄 몰랐다.
겉으로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로 매우 속상했고 짜증-_-이 났다. 어디 내년에는 두고보자!
내 생일 안 챙겨주는 것도 다 내가 재수해서 그런 거 같은 피해의식도 들기 시작했다.
5월 중순쯤 되니 거의 여름 날씨가 되었다.
하지만, 독서실은 에어콘의 엄청난 가동으로 매우 추웠으므로, 항상 면후드점퍼와 면가디건을 독서실에 비치하고 다녔다.
5월부터는 4월까지만큼 열심히 하지 못했다.
보통 날씨가 풀리면 공부가 안 된다고들 하지들 않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고3 5월에는 지독한 슬럼프가 왔었다.
공부는 해야겠는데,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으니 당황해서 매일 엉엉 통곡하면서 집에 왔다.
평소에 우리 엄마는, 공부해라 소리 안 하시고 모든 일을 내 의사에 맡기시는 편인데,
저때 내가 통곡하는 걸 보고 많이 놀라셨었다. 그래서 팔자에 없는 한약을 쳐마시고;
괜히 남친한테 짜증도 내고, 그러면서 힘든 5월을 보냈다.
하지만 재수하면서는 5월에 별 일 없었다. 정말 아무런 마음의 변동도 없었다.
그렇지만 왠지 공부하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자습시간이 6시간 정도로 줄어들었다.
하기 싫으면 안 한다는 게 내 방식이다.
억지로 해봤자 머리에도 안 들어오는거, 아예 들어올 만큼만 공부하고 놀아버리자, 이런 생각.
그래서 다시 공부를 하기 보다 옛날 걸 다시 보는 공부방법으로 바꾸고
새로 나가는 문제집을 줄이는 대신
수특을 다시 풀기로 했다.
[나는 문제집에 연필로 답을 연하게 표시하고 채점한 후 답을 지운다. 다시 풀기 위해서. 이렇게 해놓으면 3번 다시 풀어도 문제집이 깨끗하다]
5월 중후반쯤은, 6월 모의고사에 대비해서
언어는 듄 교재에 나온 문학작품을 '훑어봤으며' [분석해봤자 교재에 나온 거 그대로 나오는 게 아니라 소용 없다]
외국어는 듄 교재에 나온 지문을 죽어라고 '분석했다' [지문만 봐도 어디서 나온건지 기억이 날 정도였다.]
아, 그리고 듄에서 나온 수능영어듣기 교재를 사서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리는 분권삼형제를 풀기 시작했는데...
시밤 지옥이 있다면 여길까.
올킬올킬올킬
원형대신 직선만이 가득한 문제집을 마주하며 ㅋ...ㅋㅋ 거리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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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대단하세요..
ㅋㅋ
인우주 공부를 이만큼만 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