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brain ... 공부에 자존심은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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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겨울 방학... 내 생각엔 이 때야말로 수능 공부를 파야할 시기이다.
외고에 와서 단지 외고란 사실에 만족했던 나는 여기서 더 떨어지면 내가
원하는 서울대나 카이스트를 갈 수 없게 될거라 생각했다. 원래 목표를 정갈하게
세우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대단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고서 무작정 공부를
시작했다. 그 당시엔 오르비와 같은 좋은 수험싸이트가 없어서 언어에 대한
공부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 했다. 그저 문제집을 3일에 한 권정도 끝내는 수준으로
풀어나갔다. 수학은 내가 가장 자신있는 영역이었고 유일하게 1,2학년 때 공부를
제대로 했다고 생각했다. 정석을 3번 돌리니 딱히 다른 유형의 문제를 풀어보지
않아도 수리에 대한 감각이 생겼다. 그래서 내가 고등학교 때 푼 수학 문제집은
정석을 제외하곤 A+솔리드 밖에 없었다. 난 이 문제집을 7번 이상 반복해서
풀었다. 공부시간이외에 심심하면 푼 그런 문제집이다. 수학에 대해선 여러 의견들
이 있지만 내 생각엔 많은 잡다한 문제들을 풀기 보다는 기본이 충실하게
되어 있다면 양질의 문제집을 여러 번 푸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과학은 완벽이라고 하긴 모하지만 다시 돌아온 과외선생님께서 과학 전체에 대한
내용을 모두 지도해주시고 혼자서 공부도 많이 했기 때문에 걱정은 되지 않았다.
(내가 2학년 초일 때 공익근무요원으로 가신 과외선생님은 6개월만에 제대를
하게 되셨다. 그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 그리고 충격적인건 그 때 과외
선생님은 학부 2학년이셨지만 겨울방학 때 같은 학교 미대를 다니시는 분과
결혼을 하셨다. --; 23살에 결혼을 하신것이다. 한창 공부할 나이에...
나도 이제 23살인데 결혼이나 해볼까?)
사탐영역은 완전히 포기 상태였다. 인간 자체가 이 영역을 너무 싫어했다.
공부는 해보지도 않고 포기했다. 지금이야 반영영역을 적용하기 때문에 사탐이
필요없지만 내가 첫 수능을 보는 해까지는 수능 총점 반영이었기 때문에
이과도 모든 영역을 다 공부해야했다. 성적이 가장 안 좋은 영역이었기에
열심히 해야했지만 공부에 대한 능률이 전혀 오르지 않았다. 그저 교과서나
열심히 읽어보는 수준이었다. 외국어는 우리학교 아이들에 비해선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학교 영어 선생님들이 워낙 출중하신 분들이 많아서 큰 도움을 받고
78점 정도의 점수에 수렴하게 되었다.
겨울방학 때 죽도록 했다. 하루에 10시간 정도 했다. (이 정도는 나한텐 많이
한거다. )
그렇게 뜨거운 겨울은 지나고 3학년을 맞이했다. 다행히 담임은 수학담당이었다.
2학년 때 담임과 사이가 안 좋았던 이유는 그 선생이 문학담당이었기 때문이었다.
항상 내 언어와 문학 점수를 가지고 태클을 걸어 왔다. 물론 무시했지만...
아무튼 담임이 수학이라 어느 정도 얘기가 잘 통했다. 내 성적은 물결 파동을
그렸지만 그래도 385점이라는 점수까지 왔다갔다 했다. 물론 320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던 중 우리 학교에서는 잘 하지 않는 과학 경시대회에 출전
하게 되었다. 연세대에서 주최한 화학경시대회에서 과학고생을 제치고 금상을
받았다. 정말 의외의 결과였다. 물론 화학 선택이었지만 따로 경시대회 준비는
하지 않았다. 내가 그 동안 읽어왔던 과학서적의 힘이 큰 작용을 한거 같았다.
3학년 1학기 동안 아주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내가 내 자존심을 버리고
나를 밑바닥부터 끌어올리는 기분으로 공부를 했다. 그 전까지는 내 거만함과 자존
심때문에 공부에 열중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남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다. 그런 생각들을 버리고 난 나를 버렸다.
그 결과는 어느정도 모의고사 성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공부 이외의
다른 것은 완전히 잊었다. 누구나 이 때즘이면 다 그러니깐...
여름이 지날 무렵 드디어 수능 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이 때만해도 부모님과
나 사이엔 아직도 문과냐 이과냐라는 다툼이 남아있었다. 난 철저한 이과생이었지
만 부모님은 점점 법대 쪽을 생각하기 시작하셨다. 이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난 부모님께 졌다. 그 동안 이과공부를 한건 완전히 물거품이 된 채 수능 원서에
문과로 지원하게 되었고 선택은 경제로 하였다. 앞으로 수능은 100일 여 밖에
남지 않는 상황에서 한 선택이었다. 지금이랑은 수능체제가 다른 총점반영체제여서
문이과 전환으로 그다지 큰 피해는 없었지만 선택영역이었던 경제를 공부해야했다.
하지만 난 이학이나 공학에 미련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 난 원자폭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물리학, 화학, 핵공학 서적을 엄청나게 읽었다.
수능공부를 해야할 시기에 책을 읽기 시작하는 미친 짓을 감행했다.
부모님이 나를 억지로 문과로 보내셨다는 생각에 부모님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세상에 대해 불만이 많아졌다. 이 세상을 핵폭탄으로 쓸어버리고 싶다는 생각,
나도 히틀러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 나의 가치관은 뒤틀렸다. (하지만 아직도
핵폭탄은 만들고 싶고 히틀러를 존경한다.) 때마침 한 적성검사는 나의 신념을
다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적성검사결과는 내가 박사나 연구원 쪽이 적합하다고
나왔고 미래에 할 수 있는 직업으로 남들에게선 볼 수 없었던 핵연구관리자 란
이상한 직업이 나와서 내가 해야할 일이 이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문과이지만 2학기에 카이스트 수시를 쓸 생각을 했다. 과학고에서는
2학년이 가지만 타학교에서는 주로 3학년 때 지원을 한다. 비록 우리학교는
외고지만 카이스트로의 진학도 매년 1,2명 정도는 되었다. 담임과 상담을 하여
수시원서를 내보려 했지만 두려움이 더 컸다. 내 내신 성적으로는 거의 불가능
이었고 괜히 수능공부할 시간만 빼앗길 것 같았다. 그렇게 카이스트에 대한
꿈은 흐지부지되었고 2학기엔 수능공부에만 충실했다. 남보다 특별히 대단한
전략으로 공부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남하는 만큼 평범하게 공부를 했다.
그리고 내 꿈을 접고 부모님 희망대로 해보기로 했다. 꿈을 완전히 접은 건
아니지만 우선 대학은 법대나 경영대로 가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였다.
무작정했다. 공부는 곰처럼 해야한다라는 그 누구의 말처럼...
11월 15일(맞는지 모르겟다;;)...
2001학년도 대 학 수 학 능 력 시 험 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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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빠른 진행+ㅁ+
히틀러를 존경...;;; 쿨럭 \'ㅁ\'
히틀러를 존경하시다니; 파문예상;; ㅋㅋ
저는 괄호부분이 특히나 마음에 드는데요~ ㅋㅋ
정말..; 히틀러를 존경하시다니 +ㅁ+;;;
난감..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