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brain [6702] · MS 2002 · 쪽지

2004-08-28 15: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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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 brain ...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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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아니 국민학교..

난 과학자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그 당시 국민학생들에게 미래의 직업을

무엇으로 삼고 싶으냐 물어보면 대다수의 남학생은 과학자라 답했다.

나 역시 그 중의 한 명이었고...

아무 것도 모르는 나였지만 막연히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나의 국민학교 시절은 그저 평범했다. 공부는 그저 시험때만 반짝하고

언제나 아침마다 친구들과 축구나 피구, 짬뽕(?) 놀이를 하였다.

난 짬뽕과 피구을 무척 잘하는 소년일 뿐이었다.

내가 다닌 국민학교는 명문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좋은 사립학교였다.

과고와 외고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았고 명문대 진학도 많이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부모님은 나의 공부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으셨지만

왠지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도 좋은 학교에 진학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적은 그저 남들 다 한다는 반에서 1, 2등을 다투는 정도였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면 이상하게 다 초등학교 때에는
반에서 1등을 하는 애들이 많다)

그렇지만 난 어느 한 분야에 특출나지는 않았다. 단지 어떤 한 과목이 뛰어나기

보다는 사회과목을 상당히 못 하는 학생이었다.

그리고 졸업...

난 집 주변이 아닌 다른 중학교로 진학했다. 부모님께서 갑자기 내 학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시더니 좋은 중학교로 진학하라고 한 것이었다.

그래서 가게 된 학교가 서울사대부중...

여기서 3년 다녔지만 결론은 엄청 후지다는 느낌뿐이었다.

솔직히 난 중학교를 다니면서 두려웠다. 은근히 중학교에 대한 무서운

감정이 많았다. 선생들이 매일 방망이를 들고 패는 곳이 중학교 인 줄 알았다.

물론 실제로도 그런 선생은 있었다. 운동장에서 바지를 벗으라고 하고

팬티만 입은 채 운동장을 돌게 하는 이상한 선생... 실컷 돌게 하더니

갑자기 당구 큐대 같은 것으로 허벅지를 퍽...

그리고는 연고를 발라주는... 그 당시에 그 선생은 우리의 적이었다.

중2. 1학기 때.. 사건이 터졌다.

그 당시 난 반장이었다. 그 때 담임은 여선생이었는데 진정한 적이었다.

노처녀 히스테리를 학생들에게 푸는 그런 스타일이었다.

반 아이들 모두 합심하여 그 선생을 괴롭혔고 학교에도 건의해서

결국 2학기엔 담임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또 두려움이 있었다면 동기들이었다. 난 중학교에 가면 떼거리 지어다니며

깡패짓을 하는 인간들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물론 이건 착각이었다.

그 아이들은 공부는 좀 못 했지만 꽤 괜찮은 친구들이었다.

방과후 농구, 탁구를 하면서 그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평소에는

공부를 좀 한다는 애들과 같이 공부를 했다.

공부이외의 활동은 딱히 하지 않았지만 학교 특별활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이올린을 몇 번 했다. 부모님이 어릴때부터 억지로 시켰던 그

재미없는 물건... 그 물건이 내 인생에선 도움을 준 적은 딱 한번

인거 같다. 중학교 시절 옆에 있는 여중에 가서 독주로 바이올린을

연주한 적이 있다. 이 때 박수를 많이 받았고 온 여자들에게

관심을 받은 이 때 바이올린의 소중함을 느꼈다.

중학교 때 성적은 전교에서 좀 논다하는 정도였다.

중3 가을...

난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과학고, 외고, 일반고, 실업고...

그 때 이미 다른 친구들은 각각 진로를 정했다. 전교 12등 안에 드는

학생들은 특목고에 진학을 목표로 했고 하위 30%인 학생들은

실업고 진학을 희망했다. 난 전교순위권이긴 했다.

수학, 과학에도 흥미가 있었고 전국 중학생 수학경시대회 은상경력도

있었기 때문에 담임은 과학고에 쓰라고 독촉했다.

하지만 난 외고가 좋았다. 그 이유는 집에서 통학거리가 10분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단지 그 뿐이었다. 버스 타기가 귀찮았다.

부모님은 미쳤냐며 그게 이유냐고 나를 꾸짖으셨다. 하지만 이미 난

머리에 피가 마른 상태라 부모님 말을 잘 듣는 착한 학생은 아니었기에

내 멋대로 행동하였다. 부모님께서는 내가 변호사나 외교관을 할거면

외고로 보내주시기로 약속하셨다. 물론 난 그것에 응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과학자 뿐이었다.

그래서 대일외고에 지원을 하게 되었고 외고입학 시험을 치루었다.

시험내용은 영어 독해, 청해, 그리고 수학이었다.

시험결과 발표당일...

난 담임으로부터 합격이란 통보를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난 외고에

수학특기자로 입학하게 되었다. 친구들은 나에게 환호를 보내주었고

나도 기분이 조금은 좋았다.

초중학교를 거치면서 난 내가 원하는 걸 모두 이루어냈다. 경시대회, 고등학교

입시, 학교 성적, 인간관계...내가 뜻하는 대로 모두 되었다.

나에겐 실패란 없었다.

난 거만했다.

이건 내 인생에 정말 커다란 실수라는 걸 난 생각지도 못 했다.





// 쓸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한 번 써보게 되었네요
그냥 생각나는 내용을 바로바로 쓰는 거라 문맥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해해주시고, 제 수기에선 배울점이 없을거라고
미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저 남과는 좀 다른 생활을 피력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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