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aring toward the future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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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고사 결과로부터 자신감을 얻은 나는, 당근을 먹인 말처럼 더욱더 열심히 공부했다. 당시 수능에 대해 전혀 감각이 없었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만 충실했고, 그 결과는 첫 시험 전교 3등으로 나타났다. 반에서는 2등이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중학교 시절에는 상상도 못해본 등수니까! 그 때의 심정은 ‘쿠하핳 _-_)~’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첫 모의고사는 35x점이 나왔다. 중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는 37x라는 점수를 받았다. 그 점수면 전국 100위권이었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욕심이 없었기 때문에 ‘대단하다’라는 생각뿐이었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자극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내 생활은 잠시간의 달콤한 열매에 취해 점차 예전의 일상으로 회귀하고 있었다.
그렇게 점점 시간이 흘렀다. 당시 나는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았고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했다. 하지만 입학 초기와는 달리 나는 적어도 학업적 측면에서는 전혀 주목받지 못하는 학생이 되어있었다. 4월 이후 계속된 불성실함에 대한 대가였다. 내신 성적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10등 밖으로 밀려난 지는 오래였고, 모의고사 성적은 점점 떨어져 2등급으로 내려앉았다. 놀면서 막연한 위기의식을 느끼기도 하고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아들고 ‘요즘 내가 너무 놀고 있나?’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애써 그런 걱정들을 외면했다. 결과적으로 후회 없이 놀지도, 공부하지도 못했던 수개월이었다. 나는 욕심도, 목표도, 의욕도 없었다.
이런 답답한 상태에서 빠져나오게 된 계기는 계열 결정이었다. 내가 다니던 학교는 1학기 초에 설문조사를 한 후 2학기 중반 즈음에 계열을 확정할 것을 요구했다. 예전부터 꿈꿔오던 과학자의 길을 가기에는 나의 수학․과학적 자질이 부족했다. 이미 중학생 시절부터 느껴오던 것이다. 차라리 인문계열을 택하면 무수한 선택권이 주어지는 셈이라 천천히 내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인문계열을 선택했고, 한 때 과학고 지망생은 일반고 인문계열에 가게 되었다.
이 때 계열 결정뿐만 아니라 대학진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따지고 보면 나라는 놈은 특별히 잘하는 어떤 것도 없었다. 예-체능은 물론이고 글재주-말솜씨, 혹은 특정 분야 경시대회까지. 결국 나같은 평범한 사람이 이른바 명문대를 가려면 수능과 내신을 잘 받는 길밖에는 없다. 그리고 천재가 아닌 이상 그것은 노력으로만 가능했다. 이런 단순한 진리를 고등학교 1학년이 끝나갈 무렵에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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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만 정말 중요한 진리이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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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을 먹인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