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능을 통해 세상에 대해 배운다. <1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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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광화문의 교보문고를 찾았다.
수기를 쓰는 데 있어서 탄력을 받아야 한다. 오로지 감정적이 되어 옛이야기를 솔직하게 늘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입시 사이트 오르비스 옵티무스 운영자 \'이광복\'씨의 수기를 매 페이지마다 꼼꼼히 읽었다. 지난 12월에도 읽었는데, 또 교보문고를 찾은 것은 그 수기를 통해 내가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어떤 무언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서였다.
다시 정독해 보니 내가 말한 것과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맞서야 하는 운명과 버릴 수 없는 자존심, 그리고 확률 부분이였다. 이 것이 운명이라면 바꾸어야 한다는 것과 공부를 하는 이유는 대학을 가기 위한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것.....이 것들을 언급한 그 수기는 영웅으로서 겪어야 하는 운명과 외모를 포함한 능력을 통한 확률 높이기 싸움에 나 역시 동참하기로 결정했다는 것과 비슷했다.
오늘 알게 된 그런 이유에서 일까......2003년 어느 날, 난 오르비 칼럼게시판에 이광복씨가 남긴 공지사항 중 마지막에 있는 글귀인... \'와룡선생식의 은거는 소설 속에서 끝나야 합니다\'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은둔 생활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토론에 참석하고 실제 운영에 임할 것을 당부한 그 말은 나에게는 \'출장입상을 통한 사회발전의 도모\'라는 더욱 더 확대된 의미로 다가왔고, 급기야 좌우명까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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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소설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범인들과 다른 환경에서 비범한 능력을 보이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사회생활로 삼았다. 고3을 졸업한 후 이사해서 잘 구해지지도 않는 일자리를 정말 어렵사리 구했다. 평범해 보이는 한 로바다야끼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장이 매우 젊다고 할까.......
수능대비에 관해 다시 한 번 언급하자면, 03수능점수에서 내가 더 이상 올릴 점수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만큼 있는 실력 그대로를 발휘하고 온 것이다. 따라서 04수능 역시 비슷한 점수를 받기를 원했으며, 여태 하던 것처럼 영역당 대비책을 세웠다. 물론 이 대비책은 오로지 내 자신한테만 적용되는 것이였다.
사회생활에 주로 삼아서 시간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이상, 수능 문제집 몇 개 더 푸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무리가 따랐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할 하등의 이유조차 없었다.
언어영역의 참신성이라는 특성을 잘 알기에 오로지 지식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문제집이 아닌 사회 전반 지식을 말이다. 언어영역의 본질이 대중에게 요하는 지식을 지닌 사람을 우대하는 것이라면 내가 그 부분을 쌓으면 되지 않겠는가. 대충 문제집 하나만 풀고 가고, 앞으로 체득하게 될 사회지식을 통해 간접적인 언어 공부를 하여 점수를 높일까 한다. 전공과 연결되는 수학은 흥미롭고, 무엇인가 탐구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므로 더 공부하기로 한다. 사회, 과학과 영어는 일단 접고 본격적인 수능 시즌이 오면 들어가기로 했다. 몇 년동안 암기와 이해를 반복한 결과 고2, 고3때도 고득점을 하던 사회와 과학이 지금 내가 손을 놓는다고 무엇이 문제며, 영어 역시 작년 점수만 맞으려 한다면 수능 몇 달전에 감각만 살려 놓으면 될 것 아닌가..
일자리를 어렵게 구하는 것에서 또 의지가 다시 섰음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찾아간 식당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시간이 내가 생각한 것과 안 맞아서 한 번 고려해보겠다고 하자, 그 곳의 사장은 보는 앞에서 내 연락처가 적혀진 종이를 찢어버렸다. 좋은 경험을 해보자고 해서 몇 일간 정성들여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회사에 제출하자, 몇 시간을 소요해서 마침내 만난 이사장은 거만한 표정으로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은 채 \'자네는 왜 이렇게 이사를 많이 했나? 사람이란 한 곳에 정착하는 것이 좋다.\' 따위의 어이없는 말을 툭 던졌다. 무수히 많이 써 냈던 이력서는 내가 나온 직후 사무실의 쓰레기통에 들어가 소각장에서 어느 형체를 알아 볼 수도 없게 될 노릇이였다. 이력서에 붙은 내 사진이 그 소각장에서 한낱 잿가루로 변하며 울부짖을 것을 생각한다면.......
자신감과 자존심으로 중무장한 내 자신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동시에 이력서에 혹시나 고려대 수학교육과 휴학중이라고 써있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궁금했다. 이 것이 명문대학을 가지 못한 학생의 자격지심이라고 느껴지는가? 이래도 좋은 대학 졸업한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라고 하는 흔해 빠진 사탕발림성 말에 안식하고 말텐가?
그렇다 ,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나중에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갔을 때 받는 대접을, 나는 더 작은 규모로 지금 먼저 받을 뿐이다.
아르바이트 장소로 술집을 선택한 건 내가 겪어보지 못한 삶과 접해보기 힘든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알고 싶어서였다. 실제로 사장과 종업원의 대부분이 고졸 이하의 학력을 가졌으며 대학생 직원들도 내가 느끼기엔 아직 덜 성숙된, 유흥에만 몰입하며, 부모님 돈이나 쓸 줄 아는 형편없는 학생들이였다.
만인의 관심이라 할 수 있는 연애를 논하고, 수준 이하의 야담등을 나누는 것을 보며 나는 바보로 위장해야 했다. 이 것이 지나쳐 어느 새 어리버리한 이미지로 낙인되고, 나는 생각이 특이한, 다르게 표현하자면 한편으론 멍청한 사람이 되어야 했다. 이런 내가 고려대 지망자였다는 것을.....그리고 아깝게 떨어져서 이 생활을 한다는 것을...그들은 알까???....
3월은 대학교의 각종 행사가 있는 달이다. 신입생 환영회다 동아리 모임이다 해서 술집은 만원을 이루었고 가끔 찾아오는 대학생들을 보며 그 원만한 분위기에 나도 끼었으면 하는 간절한 생각이 들었다. 명랑한 성격으로 인해 손님들을 잘 이끌게 되었고, 간단한 얘기를 주고받으며 약간의 정감을 쌓아갔다. 아는 손님이 오면 반가워서 \'시험기간인가요?\' , \'항상 남자분이랑 오시네요\', \'옷에서 봄 향기가 물씬 풍기네요\' 등의 말을 던졌으며, 상대방들도 친절하고 말 잘하는 직원으로 받아들였다.
술집에서 일하면서 손님들이 몸을 꾸미는 것을 보고, 나 역시 점점 패션어블해졌으며, 축적한 돈은 거의 새 옷을 구입하고 몸을 치장하는 데 소비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외모 또한 상당히 중요한 능력이므로 나는 그 능력을 역시 쌓기로 했다.
서비스직 계통의 특징은 손님을 붙잡는 데에 있다. 어느새 나도 그런 것에 능숙해졌다. 3일전에 만들어져 가게에 그대로 방치했던 안주들을 바로 1시간 전에 만든 것이라며 권장했고 , 아직 내가 먹기는커녕 보지도 못한 비싼 안주를 손님들에게 추천하며 너무나 그럴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한 때 정직과 정통법, 정형성으로 일컬어지는 정(正)적인 생활 태도를 추구한 내가 서서히 바뀌고 있었다..
가끔 비번인 날에 온 손님들은 나중에 저번 쉬는 날에 무엇하셨냐고 물어봤다. 그들이 내 존재를 인식한다는 게 한편으로는 고맙기까지 했다. 나중에 직원 중 가장 고참이 되자 예약 좌석 배치와 이벤트 행사 장소 대여 등 가게 경영에 관한 걸 도맡았으며 무엇인가를 내가 운영한다는 생각에 자신감을 되찾아갔다.
나이 많은 주방장들과 술자리를 같이하며 술이란 것을 마시지 않으면 사람들 모임에 끼기 어렵구나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취하기 위해 그들간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주침야활을 토대로 한 폐인생활을 하면서도 나는 항상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아르바이트가 새벽 3시에 끝나면 택시비 1만원을 내고 집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근처 PC방을 갔다. 같이 퇴근하는 직원들은 나를 보고 그냥 게임 좋아하는 애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 곳에서 일단 msn에 접속했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는 친구들이 \'너무나도\' 그리웠기 때문이다. 혹시나 접속해있나 생각하고 열어보면 역시.. 대학 재학중이던 친구들은 아무도 접속명단에 없었다....외로움을 달래고자 어떤 3수생들의 카페에 가입했다.. 단지 조금이나마 기댈 곳을 찾고 싶었다....
담배연기가 자욱한 새벽의 어두컴컴한 PC방에서 익스플로러 주소 창에 적는 것은 게임사이트가 아닌 인터넷 강의 서비스 사이트였다. 이어폰을 꽂고 수학 선생님의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도중에 교재에 필기도 하고 문제도 풀다가, 아침 7시가 되면 졸고 있는 알바생한테 PC 이용료를 내고 나왔다.
그리고 아직 쌀쌀한 날씨에 간혹 새벽을 여는 청소부와 버스 기사 분들을 보면 뭔가 생동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아직 덜 깬 모습으로 하얀 상의에 남색 하의를 입고 등교하는 중고생들....그들이 부러웠다....당찬 희망이 남아있기에.... 저 교복을 입고 나중에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지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될꺼야라고 다짐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되돌아가서도 안되고 후회를 해서도 안 된다. 오로지 나는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발전을 해나가야 할 뿐이다.
더 이상 일하는 곳에서 배울게 없었다. 시간 낭비였다. 발전하지 않고 시간을 때운다면 그것은 나에게 커다란 죄악이였다. 그래서 나오기로 했다. 정확히 두 달 만이였다. 그 곳 사람들 은 역시 수고했다, 놀러오너라 등의 못내 아쉬운 말을 했다. 얼마 후 그들로 인해 내가 사회의 냉엄함을 바로 깨닫고 지금의 현실적인 가치관을 정립하게 될 줄은...미처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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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 뜬 뜬 3 0
뜬 뜬
재밌게 잘 보고 있어요~^-^;; 감동감동 ㅋㄷ
~^-^
앞 이야기들은 주의 깊게 안봤는데
이번 글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음 앞으로 의 수기 기대할께요
마음에 와 닿는 글 ..^-^
정말, 이번 글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정말, 이번 글은.. 좋아요
\"그들로 인해 사회의 냉엄함을 바로 깨닫다??\"
심오하고 의미심장합니다..
다음편이 빨리 기다려지는 데 어서 올려주세여@
출장입상을 통한 사회발전의 도모..♡\"